▲올 초 정조 붐의 출발점인 <화성에서 꿈꾸다>경기도 문화의 전당
조선의 23대 임금인 정조가 21세를 맞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2007년의 사극 코드는 정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올해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에서 정조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그 출발은 지난 3월에 공연되었던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연출 극본 이윤택)이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정조가 자신이 가장 아꼈던 신하 중 하나인 다산 정약용에게 명령하여 지은 화성이 그 배경이다. 정조와 다산의 꿈이 서려있는 화성을 중심으로 정조의 리더십과 그가 미처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다룬 작품이었다.
이어 지난 7월 KBS <한성별곡-정(正)>(연출 곽정환 극본 박진우)이 방영되어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한성별곡-정(正)>은 조선시대의 역사적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것 중의 하나인 '정조 독살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였다. 특히 이 작품은 신인급 배우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작품성 면에서 호평을 받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 다음으로 바통을 넘겨받을 작품은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가 연출하는 것으로 화제를 낳고 있는 MBC <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 9월 17일 방영 예정)이다. 다른 작품이 정조 시대의 일부분에 주목하여 작품을 전개하는 데 반해 <이산>은 정조의 일대기를 다루어 폭넓은 스케일이 기대되고 있다. 또 <화성에서 꿈꾸다>와 <한성별곡-정(正)>이 흥행 면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한 상태여서 정조를 다룬 작품 중 올해 처음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외에도 <이산>보다 약 한 달 정도 늦게 방영이 예정되어 있는 채널CGV <8일>(연출 박종원)도 빼놓을 수 없다. 정조가 8일간 행했던 화성행차를 배경으로 수구파와 개혁파의 대립을 묘사할 이 작품은 소설 <원행>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이 아닌 케이블TV에서 방영될 드라마라는데 특징이 있다.
영화계에서도 정조가 조명되고 있다. 조만간 브라운관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정조를 만날 수 있게 할 작품은 바로 <방각본>(감독 김태균)이다. 소설 <방각본 살인사건>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정조시대의 연쇄살인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정조 관련 작품과는 또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이상으로 알아본 것처럼 올해는 무려 5편이나 되는 정조 관련 사극이 이미 방영되었거나 방영 예정이다. 그렇다면 왜 정조가 최근 들어 주목을 받는 것일까?
정조는 개혁을 꿈꾸던 임금이었다. 그는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적극적이었고 봉건제도를 타파하기 위한 구상까지 가지고 있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그런 정조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조선의 근대화가 자주적으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정조가 죽은 이후 조선은 정치가 어지러워졌고 이후 세계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채 급격히 쇠락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런 정조 같은 인물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점이나 한반도 주변 정세가 앞으로 긴박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현명한 위정자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소망이 200여년 전 정조를 부활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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