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드라마를 만나는 법

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록 2007.08.27 10:38수정 2007.08.2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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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드라마 한 편이 있었다. 로맨스 드라마의 혁명이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내 이름은 김삼순'. 그 이후로 삼순의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색깔만 조금 다르게 입혀놓고 시청자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나오는 드라마들은 진화하지 않았다. 언제나 중심은 두 남녀. 재벌집 아들에 상처를 지닌 남자와 캔디 같고 푼수 같은 여자의 뜨거운 사랑이었다. 흥행성이나 작품성에서도 참패였다.

2007, 찌는 듯한 더위에 청량제 같은 드라마 한 편이 나왔다. 대대적인 홍보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톱스타도 없다. 드라마 제목 자체도 밋밋하게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SBS 수목 드라마)이다. 기획 의도 역시나 우리에게 과연 완벽한 이웃이란 누군지, 안부를 궁금해 하지 않고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고 싶은 이웃은 어떤 사람들인지 이 드라마는 그 해답을 찾아보고 싶다는 도덕 교과서 같이 야심차다.

등장인물 또한 평범하지만 흔하지는 않다. 한 회사 사택에 모여 사는 이웃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의처증 남편, 강남엄마를 방불케 하는 아이들 교육에 극성인 아주머니, 삼순이를 떠올리게 하는, 30살이 다 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처녀, 이혼을 3번이나 한 과부, 전직 제비 교수였다 회사 신입사원이 된 노총각, 남편 출세시키겠다고 사장댁의 잔치에 팔 걷어붙이는 부인들 등. 저마다 애환이 있고, 우리네 옆집 사람 같은 이웃들이 펼쳐주는 이야기다.

허나, 주인공들의 역할은 명확하다. 사실, 결말이 보이기도 한다. 전직 제비인 수찬(김승우)은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처녀(배두나)를 만나 티격태격하다가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겠거니와 그 옆에 회사 실장(박시후)과 그의 정략 약혼녀(민지혜)는 그들 사랑을 돋보이게 해주겠거니,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삼순이를 비켜나가 있다. 푼수끼 있는 노처녀에게 사랑을 느끼는 회사 실장의 모습은 짝사랑에 그쳤다. 지금까지의 트랜디드라마에선 그랬다. 하지만 여긴 현실적이다. 근사한 젊은 회사 실장이 자신에게 마음이 뺏기자 그녀 역시 흔들린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의 옛 여인 앞에서 푼수끼를 발동하는 그녀를 놔두고 간다. 다른 트랜디드라마였다면 마냥 귀엽다는 표정으로 둘의 사랑은 깊어졌을 텐데 말이다. 그리 차갑고 인간미 없던 회사 실장들은 그 여자 앞에서만은 순한 양이 돼서 시청자들에게 어색함을 지울 수 없게 했는데 이번엔 확실히 달랐다. 차갑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실장의 성격이라면 당연히 그럴 것인데 말이다.

지금까지의 트랜디드라마의 정석을 깨면서도 절대 과하지 않다. 또, 젊은 남녀 배우들의 사랑놀음이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은 이웃들에게 벌어지는 수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의 에피소드로만 다뤄진다. 그래서 남녀노소가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제는 기다려진다는 시청자들의 댓글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오는 수요일, 잔잔하지만 신선한 드라마의 완벽한 진화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단 응모합니다.

덧붙이는 글 TV리뷰단 응모합니다.
#완벽한이웃을만나는법 #드라마 #SBS #배두나 #김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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