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명품상품은 국내 매장AS가 힘들다.해외쇼핑이나 면세점을 이용할 때 보증서를 확실히 살펴보고 AS처를 확실히 알아봐야 한다.우먼타임스
직장인 A씨는 인천공항에 입점한 L면세점에서 선글라스를 구입했다. 선글라스 액세서리가 떨어져 면세점 계열사인 L백화점의 매장에서 AS를 의뢰했다. 그러나 'AS가 불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업체 쪽은 "같은 회사 제품이라 해도 면세점 상품은 AS가 안 되니 인천공항 면세점으로 택배로 보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 AS가 힘들어 소비자의 불만이 높다. 면세점 매출은 2004년 17억 달러에서 2005년 20억 달러, 2006년 26억 달러(약 2조2000억원)로 급성장하지만 사후 서비스는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것은 대부분 고가의 명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세심한 AS를 기대하고 구입한다. 그러나 면세점의 일부 제품은 오로지 구입 매장에서만 AS가 된다.
명품 브랜드 '코치'는 면세점에서 구입하면, 국내 매장에서 AS가 안 된다. 면세점에 입점해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와 국내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면세점에서 코치 가방을 구입한 한 소비자는 "지퍼가 고장 나 백화점 매장에 가 AS를 의뢰했더니, 사설 수리 업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면서 그쪽으로 가보라고 안내하더라"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사설 업체에 수리를 맡기면서 6만원의 수리비를 내야 했다.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면세점에서 구입한 것이 고장이 나면 오히려 지출 부담만 느는 것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알마니 시계도 면세점에서 구입한 것은 국내 매장에서 AS를 받기가 곤란하다. 알마니 시계를 포함한 명품 시계, 주얼리 등은 다양한 업체에서 병행 수입하기 때문에 구입 매장이나 전문적인 수리 센터에 맡겨야 한다.
명품 브랜드 '에트로'도 면세점 제품은 하자가 발생해도 국내 매장에 수리를 요구할 수 없다. 에트로를 수입하는 면세점 회사와 매장 회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면세점의 모든 제품이 AS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루이비통은 면세점에서 구입해도 모든 매장에서 AS가 가능하다. 까르띠에, 에르메스, 구찌 등도 동일하게 AS해준다. 이런 브랜드는 다양한 업체에서 수입하지만 전 세계 모든 매장에서 AS가 가능하다. 하지만 버버리, 크리스챤 디올, 페라가모 등은 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은 일반 매장에서 AS가 안 된다.
AS가 어렵다는 점을 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문제다. 품질보증서에는 "해당 매장에서 AS가 가능하다"고 명기되어 있지만 표현이 모호해 소비자가 가늠하기가 힘들다.
이런 지적에 업체도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명품 수입 업체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이나 해외,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AS 체계에 혼란이 오고 있다"면서 "같은 제품이라 해도 다른 회사에서 수입한 것은 타사 제품이나 다를 게 없다. 우리도 AS는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월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명품을 구입하는 곳은 백화점(40.3%)과 면세점(33%), 독립 매장이나 멀티숍(10.9%), 유명 인터넷 쇼핑몰(9.9%)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이 면세점을 이용하는 만큼 AS 체계의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최근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면세점 구입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불편을 파악해 AS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소비자 불만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자칫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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