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심장마비'는 없습니다

갑작이란 표현은 이해관계자들의 책임회피적인 용어일 뿐

등록 2007.08.27 14:40수정 2007.08.27 14:59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는 분의 친구 따님이 20대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세상을 달리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친구의 사촌 여동생이 양의사인데 동업자들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남아 있는 식구들에게 불행을 안겨준 소식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으면 대중매체를 통해 모르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는 것보다도 마음에 깊은 자국이 남게 됩니다.


흔히 심장마비는 갑작스럽게 오기 때문에 어찌 할 수 없는 사고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로서는 이러한 인식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왜냐하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갑자기'란 것이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갑자기'란 표현에는 이해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책임회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은근한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심장은 우리들의 생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살아 있는 생명체는 자신의 생명력을 영구히 지속시키려는 의지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심장은 몸의 다른 어느 기관보다도 생명력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하다는 것은 몸의 상태에 따라 민활하게 잘 적응한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뛰어다니면 팔 다리에 빨리 피를 내보내고 노폐물을 처리시키기 위해서 심장은 박동 수를 늘리고 또한 혈압을 올립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흥분하면 내 몸의 기운을 금방이라도 밖으로 뿜어내기 위해 혈압을 높이게 됩니다. 이때는 소화기관에서 피를 빼내어 머리나 사지에 보낼 준비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심장을 지속적으로 일을 시키다 보면 심장이 아무리 적응력이 좋다고 해도 나중에는 피로가 쌓일 것입니다. 이 피로를 풀어주지 않고 무리하게 일을 시키면 결국은 심장도 무너질 것입니다. 심장마비란 이러한 피로를 중간에 풀어주지 않고 심장에 부담을 주었을 때 마치 다리에 쥐가 나듯이 심장근육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심장마비란 결코 갑자기 나타나는 증상이 아닙니다. 심장이 피로에 쌓이려면 우선 내 몸도 피로에 쌓이게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심장과 혈관이 피로한데 영양을 제대로 공급할 리도 없고 노폐물을 제때에 빼내지고 못하기 때문입니다.


몸의 국부적인 피로호소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거나 양 젖꼭지 사이를 누르면 마치 대못으로 박는 듯하게 아프거나 왼쪽 겨드랑이가 아프거나 가슴을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이 자주 있거나 합니다. 또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혹은 조그만 정신적인 충격에도 쉽게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외에 심장에서 먼 부위에서도 나타납니다.

우선 혀끝이 새빨갛게 되면서 혀 가운데가 깊이 파이거나 혀 전체가 보라 빛으로 얼룩져 있거나 혀가 커져 있거나 합니다. 저녁에 손발이 붓는 것도 그렇고 아침에 잠을 깨고 나서도 한참 동안 다리에 부기가 안 빠지는 것도 그렇습니다. 유난히 가슴이나 등 가운데에서 땀이나 여드름이 많이 나는 것도 그렇습니다. 손바닥이 자주 빛으로 바뀌는 것도 그렇고요.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부정맥이 있는지 늘 자신의 맥을 짚어보는 것입니다. 맥은 늘 변합니다만 서서히 변하는 것이 몸의 생리에 맞는 것인데 갑자기 맥이 쉬거나 혹은 맥이 빨라지거나 혹은 맥이 힘이 빠지거나 하는 현상은 이미 심장의 피로가 많이 쌓여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진 것입니다. 물론 가벼운 경우에는 쉬면 심장의 일을 덜어주면 곧 회복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항시 그런 사람이라면 심장마비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심장마비를 피하려면 바로 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을 없애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근본원인에 대한 치료는 한방에서 일찍부터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것의 병리는 장부로 보면 심장이고 연관장부는 간과 신장 그리고 폐 비위 순입니다. 전체적인 병리로 보면 습담, 어혈, 기허 혹은 혈허입니다. 타고난 체질로 보면 심장이 다른 오장에 비해 작거나 약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이치는 제 경험을 통한 관찰의 집합적인 의견이니 다른 한의학도와는 견해가 다를 수가 있습니다.

위의 병의 원인 들어 서로 어떻게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처방은 단순히 집에서 쉬는 것에서부터 장기간의 탕약복용과 심리치료까지 다양합니다.

문제는 저의 입장에서는 병증이 보이는데 많은 사람들은 병증이 안 보인다는 것이고 저는 심장마비 같은 보다 더 큰 병이 예방되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사람들한테는 괜히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로만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비록 심장마비를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신기(神氣)가 흐려지고 정기(精氣)가 약해지면, 즉 회복능력이 일정 수준이하로 떨어지면, 비록 병증이 가볍게 보이는 것이라도 불행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덧붙이는 글 | 할아버지 한의원 사이트( www.harabiclinic.com)와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할아버지 한의원 사이트( www.harabiclinic.com)와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심장마비 #두근 #가슴 #예방 #갑작스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3. 3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