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과 문국현 후보의 10시간 인터뷰를 한 면 전체에 보도한 27일자 <중앙일보> 8면.중앙일보PDF
문국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적어도 일부 언론에서는.
오늘 27일자 <중앙일보>에는 도올 김용옥이 만난 '문국현' 인터뷰가 실렸다. <한겨레>에는 '문국현의 승산'에 관한 분석기사(성한용 기자)가 실렸다.
김용옥과의 인터뷰에서 문국현은 "경제가 곧 정치"라고 말했다. "더 이상 불행하고 불운했던 20세기적 가치가 우리를 지배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선언했다.
그가 대통령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다. 그의 말에 따른다면. 더 이상 '가짜 경제'가 판치는 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고용대책이 없는 고도성장이라는 거짓말, 20세기 토건족을 비롯한 경제 마피아들이 판치는 세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더 이상 두고 보아서는 안된다는 '상식적 공분'이 그를 '전쟁판'에 나서게 했다.
그런데 그는 왜 지금까지 망설였던 것일까? 그는 정치판을 '전쟁판'이라고 했다. 이 가혹한 전쟁판에서 살아남자면 그는 더 일찍 '결단'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왜 지금, 이제야 막차 타듯이 나선 것일까? 어차피 3~4개월 단기 승부라고 판단했던 것일까?
문국현은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도올 김용옥이 그의 조직력과 인지도를 문제 삼은 것은. <한겨레>의 성한용 기자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 것인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 또한 마찬가지다.
문국현은 도올과의 인터뷰에서 완주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중간에 그만 두려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나를 민 것은 이 시대의 민심"이라고 했다. 또 "민심이 나의 좌표"라고도 했다. "12월 19일 최후의 순간까지 타협 없이 독자적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소망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소망은 "이 사회에 새로운 가치관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으로도 나의 사명은 다한다"고도 했다.
<한겨레> 성한용 기자가 "그에게 권력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는 정치부 기자의 '예감' 또한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만약 문국현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다면 그것은 가히 '혁명'이자 '신화'가 될 것이다. '바보 노무현'의 신화를 뛰어넘는 한국 정치의 '신기원'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문국현의 승리'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기존 정치권의 철저한 패배'이자 '해체'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경제 패러다임의 폐기를 뜻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만약 그가 중도 포기한다면 그것은 곧 그 자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도'의 철저한 패배가 될 것이다. 그가 대선 과정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의 말대로 '대통령'되는 데만 '집착'할 일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소망처럼 한국 사회에 새로운 가치관을 선포하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자면 그는 이번 대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 그것은 곧 그가 대통령 선거에서 '완주'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가 진정 이 사회를 위해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일할 각오가 돼 있으며, 그가 결코 '1회용 대선 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민심의 바다'에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피를 끓게 만드는 무엇' 대 '무모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