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사람만 살 빼세요

많이 걷고 식사량 조절해야 몸 건강

등록 2007.08.28 08:59수정 2007.08.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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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58.5cm,68kg(고도비만) 이던 체중을 백일만에 10kg빼고 10여년 넘게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처럼 남녀노소 이유불문 치열하게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열풍 훨씬 이전에 성인병에 걸리려던 찰나에 나는 극적으로 살을 빼게 되었다.


처녀시절 보통 정도의 몸무게(48~49kg)를 갖고있던 난 결혼 후 두 아이 낳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음식남은 것 다먹기(음식남기면 벌 받는다는 어른들의 오랜교육 덕분),기호품으로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단것 즐기기,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무섭게 먹기를 예사로 한 결과 무려 20kg이 늘어 온 몸이 젖은 솜처럼 늘 피곤했다.

몸을 제대로 관리못한 결과는 너무 참담했다. 3년간의 열애 끝에 힘겹게 결혼한 남편은 나를 소 닭보듯 했고 직장일에 정신없이 바쁜 남편 대신 집안의 대소사 등 많은 자질구레한 일들은 오롯이 내 차지가 되었다.

첫째인 아들은 병약해서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 했고 둘째인 딸 또한 언제나 같이 앓아 무거운 몸으로 두 아이를 업고 병원 문턱을 자주 넘나 들어야 했다. 어떤 날은 너무 지치고 힘들어 방바닥에 누우면 마치 강력접착제로 붙인듯 도무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

비만은 극도의 생리불순을 불러와 3개월에 한번 정도 생리하고 몸은 늘 찌부드드 했고 먹어도 먹어도 마음속이 텅빈 것처럼 허전하고(배를 채워야 할 게 아니라 마음속을 채워야 했는데 )우울하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종사촌동생(A종합병원의사)이 진심으로 걱정하며 내게 충고해왔다.


"누나! 주부들은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아요. 정밀종합검사 꼭 받으셔야 해요."

난 "좀 피곤할 뿐 특별히 불편하지도 않고 주부가 할 일이 얼마나 많고 바쁜데"하며 꼬리를 뺐다. 그러나 동생은 물러서지 않고 나와 남편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나중에 가족들 크게 고생시키지 말고." 그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병원에 가니 남녀노소 아픈 사람 천지였다. 사는 동안 어쩔 수 없는 일도 있겠으나 적어도 노력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해서 건강관리를 하고 병 예방에 힘써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검사결과는 놀라웠다. 고혈압, 당뇨가 위험군(정상과 비정상 중간단계), 고지혈증, 지방간 등 모든 성인병 종합세트가 바로 폭발 직전에 있었던 것이다.

곧 스포츠의학과로 넘겨져 소장님을 만났더니 비만으로 인한 질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재차 설명해 주셨다. 운동부하검사 결과 건강나이가 내나이에 10세는 더 된다는 것이다. 더는 미룰 수가 없었다.

매일 걷기,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에서 근력운동, 스트레칭에 식사량을 대폭 줄이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식단으로 끝없는 살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요즘처럼 찌는듯한 폭염이 계속되는데도 자전거 타느라 엉덩이살이 벗겨져 샤워할 때 따끔거리며 아팠다. 갑자기 식사량을 줄이니 무엇보다 힘들었다. 먹는 즐거움을 고스란히 박탈당한 괴로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해할수 없다.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아 물로 배를 채우며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본능을 억제해 가며 힘들게 살을 빼야하나?"하는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마다 동생의 "가족들 크게 고생시키지 말라"던 말을 채찍질 삼았다.

"그저 매일 열심히 우직하게 운동하고 식사량 조절하는 것밖에 다른 왕도는 없어. 단식이다, 다이어트 식품이다 다 소용없어(일시적으로 수분이 빠지는거지 근본 치료법은 아니라며). 또 제때 시간 지켜 밥도 챙겨먹어야 폭식 습관이 줄게돼."

소장님이 하신 이 말씀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았다. 한달이 지났는데도 몸무게는 꼼짝도 안했다. 다만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같은 상쾌함은 있었지만. 몸속에 또 하나의 "나"가 있어 끝까지 몸이 버티다 결국 포기하고 지방이 빠지게 되는데 그 한계점이 한달이라고 했다. 그 고비를 못 넘기고 많은 사람이 실패를 한다고.

외국에서도 비만은 심각한 성인병을 유발하는 질병이며 다이어트 시작한 100명 중 2명이 성공하는 성공률이 아주 적은 편에 속하는 어려운 과정이라고 한다.

몸무게가 변화를 보이자 나는 크게 고무되어 꾸준히 열심히 운동하고 배고픔을 견뎠다(어느 순간에 위가 줄었는지 더 많이 들어가지 않았음). 난 정신력이 상당히 좌우함을 깨달았다.

머리카락이 수북이 빠져 기분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점차 몸이 가벼워지더니 드디어 100일만에 10kg이 빠졌다. 모든 몸기능이 정상 수치로 돌아왔고 호르몬 이상이던 생리불순이 제 기능을 되찾았다.

허리가 11.4cm(4인치반)나 줄어 옷이 하나도 안 맞아 새로 사 입어야 하는 즐거움이란! 남편과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고 주위 가족들과 지인들이 경이로운 찬사를 보냈다.

이때 소장님이 일침을 놓았다.

"빼기는 쉬우나 요요현상으로 다시 살이 찌기 십상이니 이때 본인의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

결코 살빼기도 쉽지 않지만 지금부터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내 안의 "나"가 나의 체중을 인식하는 데는 통상 5년이 걸린다나. 그걸 극복해서 잘 유지하면 거의 평생 건강하게 살게 된다고.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공자의 <논어> 선진편 말씀)이라 지나친 운동도 부작용이 커서 노화현상만 가중된다고.

실제로 30대 중반의 미모의 노처녀가 162cm,100kg의 거구로 그곳을 몇년째 드나들고 있었다. 철저한 관리로 70kg까지 빼서 축하파티까지 열어줬는데 몇달 지나지 않아 90kg으로 나타나 우리를 깜짝 이내 실망시켰다.

나는 동생의 충고, 소장님의 격려, 남편의 무언의 지원(어떨 땐 운동하러 가기 싫을때도 있었으나 바쁜 와중에도 말없이 데려다 주기도 하고) 등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살을 빼자 삶의 질이 확 달라졌다.

무기력하고 자신감 없던 나는 예전의 생기와 활력을 되찾아 인생을 긍정적, 적극적으로 살게 되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성취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지금 난 건강하게 살고 있다.

대한민국은 얼마 전부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웰빙(참살이)이다, 다이어트 열풍이다해서 가히 광풍이 불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혀 살을 뺄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다이어트에 동참하지 않으면 마치 큰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같은 강박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젊은 처녀들은 깡마르고 날씬한 몸무게만을 고집하다 지방만 잔뜩 낀 위험한 몸을 갖게 되어 건강을 망치고 심지어는 죽기도 한다. 잘 살기위해, 건강하기 위해, 잉여의 살은 반드시 빼야 하고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상술의 노예가 되어 이유 모를 불안감으로 목숨 걸고 다이어트하는 어리석음은 저지르지 말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이어트로 새 삶을 찾은 내가 건강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했기에.

언제나 하루 30~50분 정도 걷기운동을 하고(요즘은 가까운 곳에 공원 등 산책로가 많다) 적절하고 균형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스트레칭(체조등)을 생활화한다면 반드시 체중조절에 성공할 것이다.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여 자신이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한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으랴!

덧붙이는 글 | <'비만=질병'이라고? >응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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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다이어트 #운동 #과식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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