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이런 행동에는 어떤 심리가 있을까?

[아가와 책 82] 아동가족상담센터 이보연 원장의 <부모의 심리학>

등록 2007.08.28 15:28수정 2007.08.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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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부모의 심리학>

책 <부모의 심리학> ⓒ 21세기북스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일까? 아이를 키우면서 늘 스스로 질문해 보지만 정확한 답은 찾기가 어렵다. 이런 고민은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게다가 시시각각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은 제각기 시기에 맞게 부모가 해주어야 할 역할과 몫이 다르다.

책 <부모의 심리학>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좋은 부모란 한두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으며 특히 아이가 성장하고 발달하면서 부모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예를 들자면 영아기 때는 보육자의 역할을 잘 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이고 청소년기에 이르면 보육자로서의 역할 외에 다른 일들을 더 해주어야 한다는 것.


"취학 전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장 잘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상황에 따라 수많은 역할이 있겠지만, 크게 나누어 첫 번째는 민감할 것, 두 번째는 자극을 많이 제공할 것, 세 번째로는 이용 가능성이 높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민감해야 한다는 것은 아이의 생각이나 기분, 욕구 등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아이는 어릴수록 자신을 표현하는 데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가 민감하지 않으면 아이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자극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적 자극과 환경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여러 세계의 모습을 접하면서 지적인 성장을 이루고 사회성 발달을 형성한다. 아이가 별다른 놀이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부모가 내버려 두면 다른 아이보다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나치게 허용적인 부모는 너무 아이에게 오냐 오냐 하면서 버릇없는 태도를 키운다. 특히 엄마가 맞벌이를 하여 할아버지, 할머니나 다른 양육자에게 아이를 맡기는 경우 안쓰러운 마음에 무슨 짓이든 받아주는 것이 아이의 태도를 망치게 한다. 따라서 부모가 일관된 태도를 가지고 혼내야 할 일에는 엄격히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하여 아이에게 무조건 희생하는 부모도 좋지 못하다. 희생적인 부모는 말로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은근히 자식으로부터의 인정과 대가를 기대한다. 특히 이런 유형의 부모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식에게 매달림으로써 독립하여 한 가정을 꾸려나가야 할 자식의 발목을 잡는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부모들은 아이에게 최고가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노력이나 과정보다 결과를 놓고 아이를 판단하는 부모는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기 쉽다. 아이는 제 나름대로 노력을 했는데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상심하는데, 부모가 결과만 가지고 아이를 비난한다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

이렇게 부모 되기가 어렵다. 너무 완벽주의여도 안 되고 지나치게 허용적인 것도 안 되며 아이에게 희생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그럼 구체적으로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에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책의 중간부터는 각각의 사례를 들어가며 아이의 행동을 바르게 잡아주기 위한 부모의 태도와 교육 방식을 이야기한다. 마트 같은 데에서 무언가를 사달라고 징징 우는 아이는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떼쓰는 아이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저자의 말에 다르면 어른의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은 대부분 어른들이 아이에게 일관성 있게 대하지 못하고 떼를 쓰면 들어준 경험이 많다고 한다. 같은 상황인데 어떤 때는 '안 돼'라고 하다가 또 어떤 때는 '안 돼'라고 하면서 들어주면 아이는 당연히 혼란을 느낀다.

특히 집에서보다 공공장소에서 더 심하게 떼를 쓴다면 아이가 이미 부모의 약점을 알아버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부모가 다른 사람이 있으면 자신을 심하게 혼내지 못한다는 걸 알고 더욱 심하게 떼를 쓰며 자신이 원하는 걸 얻는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부모는 창피함을 무릅쓰고라도 일관성 있는 훈육을 해야 한다.

어떤 아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주눅이 들어 자기표현이 부족하기도 하다. 집에서는 재잘거리며 얘기도 잘하다가 밖에만 나가면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는 등 엄마 치마 뒤로 숨기에 바쁘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너무 제재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자기를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편 흉을 열심히 보다가도 때 되면 밥 주려고 열심히 집으로 달려가는 주부들처럼, 아이들도 가끔은 투정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땐 그냥 부드럽게 이해해주고 받아주면 아이는 자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낸다. 물론 가끔은 단순한 투정이 심각한 문제를 호소할 때도 있다. 그럴 때도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면 부모는 아이의 문제의 근원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은 때때로 두 가지 큰 보너스를 준다.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그리고 부모와 가까워지는 것. 이것은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 따라오는 귀중한 보너스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부모와 아이는 끊임없는 소통의 과정을 통해 관계를 맺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민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부모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 아닌가 싶다.

우리 아이가 바르고 착하고 현명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는 자기들이 스스로 돌아봐야 할 문제다. 진정으로 아이를 사랑한다면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늘 공부하는 자세로 육아에 임하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부모의 심리학 -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통'하게 하는

이보연 지음,
21세기북스, 2006


#부모 #아이 #투정 #일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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