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학생 많은 학교는 대학 진학률도 낮다

4년제 대학 진학률도 '빈익빈 부익부'

등록 2007.08.29 10:09수정 2007.08.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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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 66개 일반계 공·사립 고교 중 설립 목적이 특수하거나 규모가 아주 작아 통계의 의미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 10개 고교(과학고·외국어고·체육고·경북예고·달구벌고·다사고·포산고·현풍고·달서고·경북사대부고)를 제외한 56개 고교의 재학생은 100,134명이다(2006년 4월 1일 기준).

이 중 경제적 형편 때문에 보건복지부나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학비를 지원받은 학생은 15,352명이다. 전체 재학생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및 차상위 저소득층 자녀의 비율이 15.3%에 이른다.

이를 공립과 사립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학비 지원 학생 비율 평균이 공립 22개 일반계 고교는 8.9%(2,535명/ 28,485명), 사립 34개 일반계 고교는 10.6%(4,674명/ 43,973명)이다. 사립이 공립에 비해 1.7% 더 높다. 이는 신설 공립 고교들이 아파트 단지에 계속 세워진 결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비율은 세칭 ‘대구의 강남’인 수성구로 가면 확연히 달라진다. 수성구는 8개 사립 일반계 고교의 평균이 4.6%(540명/ 11,796명)인 데 반해 5개 공립 일반계 고교는 5.7%(350명/ 6.105명)로 공립이 오히려 1.1% 높다. 수성구의 중산층 이상 학부모들이 비수성구 학부모들에 비해 유난히 사립을 더 선호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를 증명하는 통계는 또 있다. 수성구의 8개 사립 고교는 모두(100%) 학비 지원 대상 학생 비율이 10% 이하이지만, 비수성구의 26개 사립 고교 중에는 불과 5개 학교만(19.2%) 10% 이하일 뿐이다(21개교는 초과). 특히 동·서·남·중구·달성군의 10개 사립 고교 중에는 10% 이하인 학교가 한 곳도 없다(0%)

대구 시내 전체를 살펴보면, 수성구 13개 일반계 고교의 평균은 5.0%(890명/ 17,901명)이지만, 비수성구 43개 일반계 고교의 평균은 11.6%(6,319명/ 54,557명)나 되어 무려 2배가 넘는 비율을 보여준다(11.6% 대 5.0%, 6.6% 차이).

이상의 통계를 보면, 수성구 소재 고교의 학생들이 비수성구 소재 학생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훨씬 조건이 좋은 상태에서 공부하고 있음이 두루 확인된다. 그렇다면, 과연 4년제 대학 진학률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4년제 대학 진학률을 살펴보면, 수성구 소재 일반계 12개 고교는(졸업생 없는 수성고 제외) 10개교가 80% 이상의 진학률을 보여주지만(83.3%), 동·서·남·중·달성군 18개 고교 중에는 단 2개교만 80% 이상의 진학률을 보여준다(11.1%). 달서구와 북구의 25개 고교 중에는 80% 이상 진학률을 보여주는 학교가 11개교로(44%) 수성구와 (달서구, 북구를 제외한) 다른 구의 중간 정도에 해당되는 성적을 보여준다.

이는 학비 지원 학생 수와 비교할 때와 내용상 대동소이한데, 달서구 성서와 상인동 일대, 그리고 북구 칠곡 일대에 신흥 아파트 단지가 대거 신설된 결과가 아닐까 판단된다.

이 점은 사립 고교만 살펴보는 경우에도 내용은 마찬가지이다. 수성구 사립 고교는 8개 고교 중 7개교가 80% 이상의 진학률을 보여주지만(87.5%), 비수성구 사립 고교는 26개교 중 7개교만 80% 이상의 진학률을 보여준다.(26.9%)

대구 시내 55개 일반계 고교 전체의 평균 진학률은 76.1%인데(17,624명/ 23,152명), 수성구 12개 고교의 평균 진학률은 84.5%이고(4,789명/ 5,665명), 비수성구 43개 고교의 평균 진학률은 73.4%이다(12,835명/ 17,491명). 수성구 대 비수성구의 차이는 11.1%이다.

수성구 8개 사립 고교의 진학률 평균은 86.6%이고(진학자 3,321명/ 졸업자 3,862명), 비수성구 26개 사립 고교의 진학률 평균은 79.9%이다(11,409명/ 14,284명). 약 6.7%의 차이가 난다.

이는 학비 지원 학생의 비율 차이가 그대로 진학률에 다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앞에서 거론한 학비 지원 학생 비율을 다시 살펴보면, 수성구 13개 일반계 고교의 학비 지원 학생 비율 평균이 5.0%(890명/ 17,901명)이지만, 비수성구 43개 일반계 고교의 학비 지원 학생 비율 평균은 11.6%(6,319명/ 54,557명)나 되어 6.6% 차이가 났다(11.6% 대 5.0%).

학비 지원 학생의 비율 차이와, 4년제 대학 진학률의 차이가 대동소이한 것은 결과적으로 가난한 학생이 많이 재학하는 학교의 대학 진학률이 낮을 것이라는 상식적 판단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는 자료로 읽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학생들이 결과적으로 대학 진학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정 경제의 궁핍에 대한 책임이 없는 자녀(어린 학생)가 중학교 3학년 때 일반계 고교와 실업계 고교를 선택하면서 ‘기회’의 균등을 제공받지 못하는 점이 사회불안과 공동체발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고교 졸업시 ‘결과’의 균등에 해당되는 대학 진학에서 다시 불리를 겪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

교육청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학교에 열성적이고 유능한 교직원의 배치, 학교 노후 시설 우선 개선, 학교운영비 특별 지원 등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최선의 진로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대학 #가난 #학생 #고등학교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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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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