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점은 이야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손기영
당초 대선후보 문국현의 정책비전 제시를 기대했기 때문인지, 학생들은 특강 내용에는 정작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강연이 오랫동안 지속되자 슬슬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고 조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특강 속에서 언뜻 비치는 대선후보로서의 비전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었다.
기영 "(문국현씨가) 강연 내내 옳은 말을 계속했지. '중소기업을 살리자, 대기업 편중 문화를 개선하자.' 이명박 후보에 비해 또 다른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각이 서 있는 발언이라서 인상 깊었어. 하지만 너무 원론적인 말에 치우치지 않았나 생각해."
상익 "총평하자면 '특강'에 충실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 후보라기보다 오피니언 리더의 수준에서 최적의 강연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강연 내용에서 아쉬운 점은 없지만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념이나 사상 측면의 발언이 많지 않아 아쉬웠어요."
한내 "저는 강연을 듣기 전에 문국현씨와 관련한 자료를 살펴보고 호감을 가졌어요. 하지만 강연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요. 중소기업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문제들을 이야기한 것은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상익 "강연 초반에 '대기업과 재벌의 환상에 빠지지 마라, 재벌이 고용창출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 자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지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거기에 '혼이 있는 경영' '정직과 윤리' '사회 공헌의 마인드'를 국가에 적용하겠다는 점이 색달랐어요. 유한킴벌리 대한민국 버전이라고 해야하나(웃음)? 이것이 자신의 도덕성은 말로만 주장한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실천해온 길이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죠."
기영 "21세기에는 부드러운 힘이 통할 거야. 신기남씨가 했던 말과 비슷한데, 21세기에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거지. 유한킴벌리는 IMF 때 사람을 자르는 대신 광고비나 설비투자비 같은 고정비를 줄이면서 오히려 인건비를 올렸다고 해. 그래서 IMF 때도 성장이 가능했던 거지. 21세기에는 토목이 아니라 사람에 집중하는 경제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공감했어."
한내 "저는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 '일자리를 자르는 데 집중하는 사람은 더 이상 국민의 지도자가 아니다, 이제는 일자리 창출에 미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그 부분이 자리에 있었던 대학생들에게 강하게 어필했을 것 같아요."
상익 "문국현씨가 500만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와 관련이 있을 듯 하네."
한내 "맞아요. 그 자리에 있던 대학생들은 한결같이 취업을 바라고 있는데,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경제가 풀리고 성장해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생각에 대해 명쾌하게 지적한 것 같아요. 특히 청년실업과 그 문제의 직접적인 대상인 내가 호응할 수 있었어요."
"대선 뛰어든 문국현은 나르시스트?"
범여권 후보 20명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명박 후보 지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현실. 여기에 오차범위 안의 지지율, 사실상 현재로서는 의미 없는 수준의 지지율을 가진 대선후보 문국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젊은 사람들의 의견에도 문국현 회의론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