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는 어떤 균형을 만들까?

[정책선거를 위한 가이드] 다원주의를 위해 소신을 소중히 하라

등록 2007.08.30 16:41수정 2007.08.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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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12월이 되면 우리나라는 5년마다 돌아올 대선 열기로 가득 휩싸이게 됩니다. 매번 많은 유권자들은 정치인을 비난하면서도 선거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참정권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올바른 선거는 아직까지 정착되지 못 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정책 선거를 해야 한다고 믿지만 정작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그것을 잘 알지 못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정책선거를 위해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할 것인지 약간의 도움이 될만한 가이드를 독자 분들께 드릴까 합니다.

한 표는 어떤 균형을 만들까?

우리나라 정치인과 사람들은 유난히 이러한 사고 방식을 많이 취합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후진국형 정치풍토에서는 대부분 일어나는 일이지요. 판단에 있어서 세몰이의 영향이 매우 큰 것을 이야기하는데, 사람들은 자신들의 판단이 유효하길 바라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기는 자' 또는 '이길만한 자'에게 한 표를 던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집단 생활을 하는 동물로서 무리의 강자를 선호하는 본능이 내재된 것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민주주의에서는 딱히 그럴 필요는 없는데도 말이지요.

존 내쉬의 일대기를 그린 평전 <a Beautiful Mind>
존 내쉬의 일대기를 그린 평전 실비아 네이사

영화 <뷰티플 마인드. 2001> 를 보셨나요? 프린스턴 대학교의 천재 수학자 존 내쉬(John Forbes Nash Jr.)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물론 그가 정신분열증을 딛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받는 것이 주 내용이지만 영화의 한 부분에 있어서 그는 이후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된 이론을 만들게 됩니다. '비협조적 게임'이란 논문으로 발표한 그것은 아담 스미스의 '개개인이 집단에서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전체의 후생은 증대된다' 라는 경제학적 사고를 바꾼 것입니다. '개개인이 집단에서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도 전체 후생이 오히려 감소될 수 있다' 라는 단서를 남긴 이론이지요.

선거는 이런 게임 이론에 비추어 어떤 의미를 남길 수 있을까요? 비협조적이란 문자 그대로가 아닌 서로가 선택을 하기 이전에 사전 합의나 법칙 없이 선택에 이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거는 비록 선거법이 있지만 부분적으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사전 합의나 법칙 없이 후보자를 선택하는 비협조성이 있겠지요.

유권자들에게 최선의 만족이란 무엇일까요? 자신의 요구와 가장 부합하는 후보를 선택하고 당선 시키는 것이 바로 그것일 것 입니다. 그러나 만약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내면에 있는 사회 문제에 대한 해법과 가장 부합하는 후보가 당선에서 거리가 멀다면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요? 이 경우에는 그들은 선택에 대해서 최선의 만족을 하기 위해서 의미있는 한 표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유력 후보에게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을 선회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차후에도 자신의 표는 대통령을 만든 한 표가 되고, 정책 노선이 비슷하고를 떠나 어느 정도 만족을 하게 될 것 입니다. 정치적 후진국일 수록 당선되지 않은 패배자의 의견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여기는 풍토가 있기 때문에 그를 지지해봤자 별 쓸모 없을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사회 전체에 최선의 선택이 될까요? 물론 어떤 분들은 자신의 정책 노선과 다르더라도 지지함으로 인해 당선 후보의 국정 운영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승한 자라고 모두 옳은 것이 아닙니다. 시험 문제라면 1등의 답이 정답에 근접했겠지만 절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는 다만 조금 더 다수의 의견일 뿐이지요. 결과적으로 빗나간 정책이었을 때에는 그것을 견제할 세력이 약화됩니다. 사회 전체의 이득이 되었다고는 보기 어렵겠지요.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치우쳤을 경우 인류는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즘과 무솔리니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를 겪었지요. 공산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리학의 벡터와 스칼라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
물리학의 벡터와 스칼라를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임형찬

흔히 물리학에서 백터(vector)와 스칼라(scala)라는 개념은 자주 이용됩니다. 방향과 물리량에 대한 것인데, 권력과 정치노선도 이와 같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유권자들이 다수에 순응하여 자신의 소신을 잃어버린다면 본래의 노선과는 더 먼 현실을 만들 뿐이지요. 왜냐하면 물리학의 그것들처럼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고유한 정치적 이상은 이미 존재합니다. 다만 유권자들의 한 표는 스칼라를 만들어내지요. 우리나라의 진짜 방향은 서로 다른 두 이해 집단 사이의 권력의 합으로 이루어집니다. 서로의 타협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이제 진짜 균형이란 뭘까요? 그것은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떠나 자신이 원하는 사회 문제 해결과 가장 비슷한 후보를 뽑는 것 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책 선거를 위한 첫 번째 판단 기준입니다. 물론 한 때 지역주의란게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준이었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지역을 발전시켜주는 후보들에 의해 지역이 발전되면 그 부차적 혜택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논리였지요. 허나 분명히 아셔야 알 것은 그 후보가 어떤 이해 집단의 의견을 반영하느냐입니다. 자본가들의 큰 지지를 받는다면 자본가들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만듭니다. 서민들의 큰 지지를 받는다면 서민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겠지요. 같은 지역이라도 누구의 지지를 받는 정당의 소속인가는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먼저 여러분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1. 나의 사회적 계층의 현실은 어떠한가?
2. 나의 사회적 계층를 주요 정책 의제로 하는 정당과 후보들은 누구인가?
3. 후보들의 공약 중 내가 느끼는 문제의식과 동일한 관점의 정책은 무엇인가?
4. 그것이 나의 문제 해결 방법과 비슷한가?
5. 내가 지지하고자 하는 후보와 반대 방향의 사람의 지지는 어떠한가?
6. 내가 지지를 철회했을 때 사회 전체의 방향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 정도만 생각해보셔도 자신의 소신이 어떤 사회적 균형으로 출발할 것인가를 충분히 고려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악대차효과(bandwagon effect)라고 합니다. 유행을 따라가는 현상에 대한 경제학적 용어입니다. 정치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세몰이는 바로 이러한 악대차효과를 노리는 것이지요. 군중 심리를 이용한 선거 전략인데, 이때 자신의 한 표를 빼앗기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존 내쉬는 비록 오만한 천재였지만 서로 뺏고 승자가 독식하는 균형이 아닌 그룹 전체의 이득을 만드는 방법 만들었지요. 이것은 인류에게 매우 소중한 업적이었습니다. 허나 잠시 잊고 있던 방법 중 하나였지요. 12월의 선택이 앞으로 5년을 더 진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한 표를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정책 선거 #내쉬 균형 #정치 #대선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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