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의 성공에서 문국현의 미스테리를 읽는다

이 시대의 '숨겨진 코드'에 시대정신이 반영

등록 2007.09.04 09:03수정 2007.09.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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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문국현 후보의 광주 방문에 동행했던 나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촬영했던 세트장을 방문하였다. 당시의 전남도청 건물과 그 앞의 무덕관, 그리고 로터리 등이 실물 크기로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었다.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어 멀리 이집트에서 역수입했다는 포니 택시와 당시 진압군이 사용했던 트럭, 장갑차 등이 빗속에 역사가 되어 서 있었다.

 

우리 일행을 맞기 위해 일부러 서울에서 내려온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는 자신이 만든 영화가 이토록 대박을 치고 있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했다. “화려한 휴가”는 관객 700만을 넘어 이제 800만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가 말했다. 아무도 이 영화가 이렇게 흥행에 성공하리라고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무로의 제작자나 영화 평론가, 심지어는 일반 시민들도 그랬다는 것이다. 이렇게 무거운 영화에 관객이 들겠냐고. 더구나 광주 5·18을 다룬 영화라면 늦어도 5월에는 개봉했어야 했는데 한참이 지난 7월 말에야 개봉했는데 되겠냐고….


그러나 결과는 이른바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던 것이다. 유인택 대표는 이 점을 정치인들이 잘 보아야 할 것이라는 충고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 사회를 지배하는 주류들의 여론이 반드시 이 사회 밑바닥을 흐르는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유인택 대표가 강조했던 이 시대의 “숨겨진 코드”가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나는 문국현 후보를 지지한다. 이제는 3%대의 지지율로 올라 왔지만 그를 지지한다고 밝혔던 당시 그의 지지율은 미미한 것이었다. 어느 보수 언론은 이것을 미스터리라고 하였다. 왜 가망 없어 보이는 그를 사람들은 지지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가 이 시대의 밑바닥을 흐르는 시대정신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주류 언론으로부터는 철저히, 의도적으로 외면당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들이 이 시대를 대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불편한 것이다.

 

“화려한 휴가” 뿐 아니라 심형래 감독의 “디 워”도 예상을 뛰어 넘는 선전을 했다. 영화 평론가들로부터는 엄청난 혹평을 받았지만 이제 관객들은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영향받지 않는다.


 

“화려한 휴가”의 대박에 얽힌 숨겨진 코드를 읽어 낸다면 문국현 돌풍의 미스터리도 읽어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2007.09.04 09:03 ⓒ 2007 OhmyNews
#화려한휴가 #정범구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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