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바리에서 어촌과 농촌을 체험하다

[이서방네 고모 3대가 함께 하는 일본여행 19]

등록 2007.09.04 15:23수정 2007.09.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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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토내해 구루시마해협 전망대에 선 가족들

세토내해 구루시마해협 전망대에 선 가족들 ⓒ 이상기


점심을 먹고 우리 일행은 다시 구루시마 해협으로 달려간다. 세토내해의 모습을 시간을 가지고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바다 쪽으로 길을 택해 일본의 어촌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5호 태풍 우사기가 지금 큐슈 남쪽 해상을 지나고 있어 일본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비의 양이 많아지고 바람의 강도가 점점 높아져 걱정이다.


약 1시간 10분쯤 지나 우리 일행은 구루시마 해협 전망대에 선다. 이곳에서는 구루시마 해협 대교뿐 아니라 조류의 흐름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다. 대교는 바람을 맞아 핑핑 소리를 낸다. 대교 아래 바다에서는 물의 소용돌이가 대단하다. 다리 건너 섬의 해안가에는 마을이 펼쳐져 있다. 태풍을 피해 어디로 갔는지 배는 보이질 않는다.

a  태풍 속에서도 운행을 하는 어선

태풍 속에서도 운행을 하는 어선 ⓒ 이상기



그런데 이처럼 나쁜 상황에서도 조금 큰 어선과 화물선은 운행을 한다. 태풍이 큐슈 지역을 지나가는 것이 오늘밤쯤이라고 하니 아직 배가 운행할 정도는 되는가 보다. 날씨만 좋으면 이 지역 풍경이 기가 막힐 텐데 아쉽다. 구루시마 해협 대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는 다시 차에 탄다.

차는 이제 이마바리(今治)와 유노우라(湯ノ浦)를 지나 타월박물관 아사쿠라로 간다. 아사쿠라 타월박물관은 산속에 있어 마치 수도원 같은 느낌이 든다. 벽 쪽의 창문은 3층 높이로 긴데다 고딕 양식을 하고 있어 그런 것 같다. 박물관은 5층으로 되어 있으며, 식료품점과 타월 전시판매장, 공방, 미술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a  타월박물관에서 전시 판매되는 수건, 가방 등 일상용품

타월박물관에서 전시 판매되는 수건, 가방 등 일상용품 ⓒ 이상기


1층과 2층에서 우리는 타월과 타월 기지를 활용해 만든 여러 가지 수건과 의류, 가방과 인형 등을 보면서 그 색깔과 디자인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일본이 온천 문화가 발달해서인지 타월의 활용도가 우리보다 훨씬 높은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우리는 시코쿠 지방에서 나는 해산물을 구경하면서 멸치, 다시마 등 필요한 물건을 몇 가지 샀다.


이곳에서 4층으로 해서 밖으로 나가니 정원이 펼쳐져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의외의 물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역사가 800년쯤 된 돌로 된 의자와 항아리다. 의자는 우리가 어릴 때 보아온 돌절구를 반으로 잘라 만든 것처럼 보인다. 항아리는 기름독으로 쓰였던 것으로 겉에도 기름에 찌든 검은 얼룩이 보인다.


a  1200-1400년대 기름독으로 쓰인 항아리

1200-1400년대 기름독으로 쓰인 항아리 ⓒ 이상기



타월박물관을 보고 나서 우리는 다시 이마바리 시내로 들어간다. 지나가면서라도 이마바리 성을 보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이마바리로 가면서 밭에 잎을 다 딴 담배 대공을 보더니 대고모와 숙부들이 옛날 담배농사 짓던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 집에서는 한 때 담배농사가 주요 수입원이던 때가 있었다. 여름만 되면 담배를 따다가 건조실에 말리느라고 굉장히 바빴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숙부들은 담배 파종부터 벌레 잡던 일, 담뱃잎 따던 일, 새끼에 잎을 꿰어 건조실에 매달던 일, 건조실에서 불 때던 일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할아버지가 담배농사 지으시면서 자식들에게 엄하게 했던 이야기에 이르자 다들 웃음을 짓는다. 그때만 해도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만, 돌이켜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공감의 표시로 보면 좋겠다.

a  일본의 농촌 모습: 벼가 심겨진 논과 잎을 다 딴 담배 줄기가 보인다.

일본의 농촌 모습: 벼가 심겨진 논과 잎을 다 딴 담배 줄기가 보인다. ⓒ 이상기



이곳에서 보니 일본의 농촌은 우리와 다를 것이 거의 없다. 밭에는 담배가 보이지만 논에는 모두 벼가 심어져 있다. 경지 정리된 모습이나 벼가 심겨져 있는 모습이 우리와 똑같다. 그리고 아직 벼가 패지 않은 걸 보니 절기나 농사일이 우리와 거의 같은 페이스로 진행되는 것 같다.

논과 밭과 연해서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집들은 대개 목조 기와집이다. 가끔 2층집이 보이기도 한다. 집이나 마을이 우리보다 조금 더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마을을 지나 조금 후 이마바리 시내를 지나면서 이마바리 성을 본다. 이마바리 성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해자를 만든 특이한 성으로 세토내해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5층으로 지어져 있다. 천수각을 배경으로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구루시마 해협을 따라 이마바리 시에서 이루어진 오후 관광이 이렇게 끝나간다.

a  바닷가에 세워진 이마바리성

바닷가에 세워진 이마바리성 ⓒ 이상기

덧붙이는 글 | 이날 관광의 초점은 구루시마해협 전망, 타월박물관 구경, 이마바리 시내 구경 등이었다. 여기에 구루시마 해협에서 본 어촌과 이마바리시 교외에서 본 농촌이 우리와 다르지 않아 농촌의 모습을 다루었다.


덧붙이는 글 이날 관광의 초점은 구루시마해협 전망, 타월박물관 구경, 이마바리 시내 구경 등이었다. 여기에 구루시마 해협에서 본 어촌과 이마바리시 교외에서 본 농촌이 우리와 다르지 않아 농촌의 모습을 다루었다.
#이마바리 #구루시마해협 전망대 #아사쿠라 타월박물관 #목조기와집 #이마바리성 천수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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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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