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이명박 방패막이·대변인 자처"

청와대 정면비판..."경선 끝났어도 박근혜 제기 의혹 사실여부 밝혀내야"

등록 2007.09.05 08:56수정 2007.09.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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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대해  "언론의 기본 사명, 국민의 알 권리는 관심 밖이고, 이명박 후보의 방패막이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정면비판해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는4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특정후보 방패 노릇, 되풀이되는 한국 언론의 수치'라는 글에서 이렇게 비판했으며, 이 글은 청와대가 '2007, 한국언론의 부끄러운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내보내는  5, 6회 시리즈의 첫 글이다.

 

청와대는 <조선>과 <동아>에 대해 "다른 언론들이 앞 다퉈 이 후보와 관련된 갖가지 비리의혹을 취재해 보도할 때도 거의 손을 놓고 별다른 취재를 하지 않았다"면서 오직 두 후보의 공방을 중계 보도하는데 그쳤고, 다른 언론이 취재한 기사를 받아쓸 때도 그 내용을 충실하게 전달하기는커녕 이 후보의 해명 위주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a 노무현 대통령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 김철관

▲ 노무현 대통령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 김철관

 

"이명박 의혹 사실인데 대통령 되면 대한민국 재앙"

 

이어 "박 후보가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하며 이명박 후보사퇴를 주장하고,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은 일상적 정치공방 차원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면서 "만일, 박 후보가 주장한 이 후보의 부도덕성과 불법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 후보도 주장했듯이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한나라당의 비극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재앙"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반대로, 박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박 후보는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경선이 끝났어도 박 후보가 제기한 의혹의 사실 여부는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두 신문이 대통합민주신당의 이 후보 검증 방침에 '결사저지'의 의지를 밝혔고, 경선이후 이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화해를 종용했으며, 이 후보의 경선승리 이후 이 후보의 출사표를 방불케 하는 사설을 싣는 등 "노골적으로 편파성을 과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들이 "대통령에 대해선 영부인 20촌까지 끌어들여 게이트 의혹을 제기했었다"면서 이 후보의 정치적 의혹에는 관대했다고 말했다.

 

"<조선>, 영부인 20촌까지 끌어들여 게이트 의혹 제기"

 

청와대는 "조선·동아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지난 5년 내내 대통령과 그 주변 인사에 대해서는 실낱같은 꺼리라도 있으면 의혹을 부풀리며 엄청난 분량의 기사를 집요하게 쏟아냈다"면서 "한때 조선일보는 국민의 알권리라는 미명 하에 '영부인의 20촌'이라는 촌수까지 따지는 '해프닝'까지 벌인 바 있다"고 꼬집었다.

 

2006년 8월 바다이야기 사건과 관련해서 청와대 행정관 출신 국세청 직원의 이름이 거론되자 영부인과 성씨가 같은 이 직원이 영부인의 20촌이라는 근거를 들어가며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몰아갔으나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조선일보는 지금까지 어떤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일 (이 후보의) 도곡동 땅이나 BBK 관련 의혹이 대통령의 형이나 그 주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면 이들 언론은 특별 취재팀을 구성했을 것"이라면서  "과거에 독재세력에게 꿀 먹은 벙어리였듯이 자신들이 선호하고 있는 특정 후보에 대해선 다시 꿀 먹은 벙어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이들에겐 사실도, 가치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자신들이 유착하고 있는 세력의 정치적 유불리가 신문편집의 기준"이라면서 "특정 후보의 방패막이와 대변인을 자처하는 자신의 행태가 수치스럽지 않은가"라고도 했다.

 

"시민사회는 왜 가만있나"

 

이와 함께 "언론 안과 밖에서 이런 비행과 탈선을 질타하고 견제하는 목소리는 왜 들리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시민사회가 두 신문의 행태를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청와대의 이같은 <조선>, <동아> 비판은, 우선은 최근 '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한 언론계의 비판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변양균 정책실장가 정윤재 전 비서관에 대한 의혹제기 보도에 대해 "저와 언론의 갈등관계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면서 "의혹 깜이 아니다", "꼭 소설 같다'고 말했었다.

 

이와 함께 두 신문이 참여정부쪽 인사들에 대해서는 가혹한 기준을 들이대면서,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는 뿌리깊은 불만이 깔려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음주 운전 하나만 있어도, 옛날에 부동산 상가 하나만 있어도,  무슨 위장 전입 한 건만 있어도 도저히 장관이 안 된다"면서,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무슨 무슨 의혹이 있다 그러는데 카더라는 중계만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었다.

 

노 대통령 2002년 경선때는 "<조선>, <동아>는 경선에서 손떼라"

 

노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경선때, 자신을 공격하는 <조선>과 <동아>에 대해 공식 경선연설중에 "경선에서 손 떼라"고 비판해, 두 신문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혔었다. 이번에도 대선주자는 아니지만,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두 신문에 대해 다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2007.09.05 08:56ⓒ 2007 OhmyNews
#노무현 #조선일보 #동아일보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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