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오수․분뇨․축산폐수를 처리하는 업체들이 행정지침을 어기거나, 환경시설사업소의 투기량과 마산시 청소과에 보고하는 청소량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발부하는 '청소필증'(영수증)의 총량이 일치하지 않아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이옥선 마산시의원은 6일 시의회 시정질문을 통해 '마산시 정화조 청소 위탁업체 운영실태'를 검토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마산시 담당부서는 "확인해서 행정처분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진행과정에 관심을 끈다.
마산시는 2003년 하반기부터 정화조 청소업무를 3개(경남·마산·시민) 위탁업체에 맡겼다. 이들 업체들은 개별적으로 마산시와 대행계약서를 체결해 놓고 있는데, 운행차량은 구역을 지정해 놓고 있다.
이 시의원은 "업무 효율성 등을 위해 구역을 지정해 놓았는데, 업체에서 발부한 여러 서류들을 보면 지정된 구역을 어기고 있다"면서 "사전에 마산시와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행정처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화조 업체가 주고받은 업무량 관련 서류를 보면 청소량이 일치하지 않는다. 업체는 차량에 싣고 가 환경시설사업소에 넘기면서 '투기량'이 적힌 용지를 발부받고, 마산시 청소과에 매달 청소량을 보고하며, 해당 주민들에게 '청소필증'을 발부한다. 이들 3개 서류를 종합해 총량을 파악해 보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2006년 A업체의 경우 사업소 투기량은 3만1459톤인데 청소필증 총량은 2만693톤이었고, B업체는 각각 1만8750톤과 2만2961톤, C업체는 각각 2만74톤과 3만1906톤이다.
업체에서 주민들에게 발부한 청소필증의 총량보다 사업소의 투기량이 1000톤 이상 많거나 1100~4200톤 가량 적었다. 이옥선 시의원은 “이들 자료들에 대해 신뢰할 수 없고, 조작된 자료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체는 정화조 청소를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톤당 1만7000원을 받고 있다. 사업소 투기량과 청소필증 총량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실제는 청소를 하지 않으면서 청소한 것처럼 속였거나 정화조 속 내용물이 아닌 다른 물질을 차량에 싣고 가 사업소에 투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
청소필증 발부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필증에는 고유번호가 인쇄되어 있는데, 일부 업체에서는 볼펜으로 기재하기도 했고 번호가 누락된 경우고 있으며, 일련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또 청소필증을 발부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기입하지 않고 백지로 된 사례도 있었다.
또 작업일지도 의문 투성이다. 한 업체는 지난 해 7월 29일 마산시 합성동 ○○병원의 정화조 청소를 했는데, 4.2톤을 작업해 환경시설사업소에는 5톤을 투기의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날 작업한 차량은 사업소에서 출발한 시간이 아침 7시20분로 되어 있고 작업을 마친 뒤 사업소에 돌아와 양을 측정한 시간은 28분 뒤인 7시48분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투기의뢰서에는 '합성동 ○○병원'이 아닌 '신마산 ○○병원'으로 되어 있다. ○○병원은 신마산에는 없다. 사업소는 마산 덕동에 있는데, 사업소에서 출발한 차량이 정화조 청소를 하고 다시 사업소까지 돌아오려면 평균 1시간은 걸린다. 28분 안에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이는 ○○병원에서 실제 정화조 작업을 하지 않았거나 다른 물질을 실어다 투기의뢰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과거 한 업체는 하천의 물을 분뇨차량에 담아 사업소에 투기의뢰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 이옥선 시의원은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시의원은 "청소필증에 누락된 부분과 볼펜으로 기재한 부분, 일련번호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마산시는 해당 업체에 해명을 요구해야 하고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을 경우 차액부분에 대한 환수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청소 수수료를 영수증으로 발부하고, 마산시 창구로 직접 수납하게 한 뒤 이를 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마산시청 도시미화과 관계자는 "청소필증은 시에 제출하지 않아 확인이 안된다. 업체에서 그런 사실이 있는지는 몰랐다. 점검을 해서 그런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07.09.06 14:31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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