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런 나주배가 주렁주렁

특유의 맛 살아있는 배 생산하는 전남 나주 이매화씨

등록 2007.09.10 14:30수정 2007.09.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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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본고장' 나주에서 15년째 배농사를 짓고 있는 이매화씨가 추석을 맞아 출하할 나주배를 따고 있다. ⓒ 이돈삼



대개 ‘키 큰 사람치고 속 꽉 찬 사람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달랐다. 키 170㎝가 넘어 여성으로서 훤칠한 편이지만 속이 꽉 차고 성격도 섬세했다. 그녀가 가꾼 배도 달랐다. 과실의 속이 토실토실 야무지게 찼다. 당도도 높았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가꾼 듯 모양도 둥글둥글. 한 눈에 봐도 탐스런 최고 품질이다.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에서 15년째 배농사를 짓고 있는 이매화(53)씨. 그녀의 과원은 덥수룩하게 자란 잡초 밑으로 퇴비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땅이 기름지고 흙은 푸석푸석했다. 갑작스런 외지인의 발길에 땅강아지와 거미, 지렁이들이 몸을 감추느라 부산을 떠는 모습이 금세 눈에 띤다.

여기서 딴 배는 토양 및 수질검사를 거쳐 저농약 품질인증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인증이 어려운 과수농사에서 저농약 인증은 상당한 노력의 결실이다. 토양과 잎, 뿌리 등을 분석하면서 토양관리에 모든 정성을 쏟은 덕분이다. 쌀겨와 배즙 등 친환경 퇴비도 듬뿍듬뿍 뿌려 주었다.

배나무 또한 수령 15년 안팎으로 ‘한창’때다. 사람으로 치면 젊은이 중 젊은이다. 과일이 튼실하고 맛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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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럽게 익은 나주배. ⓒ 이돈삼



수확은 땀을 쏟은 만큼 했다. 재배면적 1만9830㎡에서 연간 15㎏짜리 4000상자 정도를 딴다. 그러나 공판장에 가본 지 오래. 공판장까지 가져 갈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추석 등 명절을 전후해 생산량의 3분의 1이 직거래되고, 3분의 1은 배원예농협을 통해 수출길에 오른다. 나머지도 배꽃정보화마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평상시 직거래로 동이 나고 만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공판장엘 가지 않으니 수수료를 빼지 않아도 돼 그녀한테 이익이 그만큼 더 남는다. 소비자도 싱싱하면서도 맛 좋은 과일을 싸게 살 수 있어 좋아한다. 한번 맛을 본 소비자들은 나주배 특유의 맛이 살아있다며 단골을 자청하고 나선다. 성실하게 재배해서 최고 품질의 배만 골라서 보낸 덕분이다.

“만약 질이 조금 떨어진 배를 보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희 농장을 욕할 것 아닙니까? 그것은 곧 제가 저 자신한테 침을 뱉는 꼴이죠.”


최고 품질의 배를 생산하기 위해 나주배연구회에도 가입, 항상 배우고 연구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이씨는 “올바른 가정에서 자란 어린이가 나중에 사회에 도움 되는 인물이 되듯이, 건강한 땅에서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엄마의 건강이 중요한 것처럼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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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익은 나주배가 이매화씨 과수원에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 배는 대부분 직판과 수출로 동이 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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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화씨가 방금 과원에서 딴 배를 운반용 기계에 싣고 나오고 있다. 이 배는 선별을 거쳐 바로 소비자를 찾아간다. ⓒ 이돈삼


#나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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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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