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송뽀송한 가을날에는

가을 성큼 ,햇볕 좋은날

등록 2007.09.12 16:10수정 2007.09.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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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아침에는엷은 연무가 끼었다. 차츰차츰 햇살이 나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온다. 유난히 늦은 장마에 지루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밖에 나가니 햇살이 따갑다. 아파트 정자에서는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김장고추를 다듬고 있었다.


"고추 참 좋으네요. 태양초같아요."
"태양초 맞아요. 친정에서 말려서 보냈어요."
"그럼 그거 지금도 살  수 있나요?"
"글쎄요. 사시려면 조금 기다려보세요."

난 그에게 연락처를 남겨놓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봤다. 동네 구석구석에는 어느새 가을이 성큼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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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따는 아낙들의 손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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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이 빨랫줄에 널려 있다. ⓒ 정현순


이불홑청과 뽀얗게 삶은 세수 수건을 널어놓았다. 햇볕도 그냥 보내기가 아깝다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뽀쏭 뽀송 마르르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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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말로 태양초 ⓒ 정현순


어느 주부의 정성이 느껴지는 고추말리기다.이거야말로 진짜 태양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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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 말리기 ⓒ 정현순


미용실 앞에 널려있는 수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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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도 수건을 말리고 있다. ⓒ 정현순


학교 안에서도 햇살이 잘 드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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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대와 고구마순 ⓒ 정현순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면 주부들의 손길은 정말 바빠진다. 김장준비와 겨우 내내 먹을 마른반찬 준비에 한눈 팔 사이가 없는 것이다. 햇살이 드는 작은 자리에 돗자리를 펴놓고 말리는 부지런한 저 주부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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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햇살을 받으며 활짝 핀 과꽃 ⓒ 정현순


가을햇살과 가을 바람에 활짝 웃고 있는 과꽃이 정겹다. 정다운 이웃을 만나는 그런 기분이 든다. 뽀송뽀송한 날에는 기분도 뽀송뽀송해지는 것같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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