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아무리 구워도 타지 않고 고소하게 익어가는 불고기의 참맛 '고기가 타지 않는 구이판'을 개발한 박강수 회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주인이 오리고기와 삼겹살을 비롯한 상추, 깻잎, 마늘, 파저리, 양념게장, 단호박, 참기름 소금장 등을 식탁 위에 주섬주섬 놓는다. 밑반찬은 여느 숯불고기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천천히 맛나게 드세요"라는 주인의 살가운 말 한마디다.
손을 바싹 갖다대도 미지근한 열기만 느껴지는 '희한한' 불판 위에 삼겹살을 올린다. 치지직~ 소리와 함께 삼겹살이 맛갈스럽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삼겹살 한 점 참기름장에 찍어 상추에 싸서 입에 넣는다. 쫄깃쫄깃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다른 숯불구이 삼겹살과는 다르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아무리 고기를 구워도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물로 구워낸 삼겹살이어서 그런지 깊은 감칠맛도 색다르다. 게다가 숯불구이처럼 고기가 시커멓게 타지 않고 오래 불판 위에 올려놓아도 기름기가 쫘르르 흐르는 게 희한하다. 그래, 대낮이면 또 어떠랴. 이렇게 기막힌 불고기를 앞에 두고 소주 한 잔 어찌 참을 수 있으랴.
소주 한 잔 입에 홀짝 털어넣고 싱싱한 깻잎에 싸먹는 오리불고기의 맛도 그만이다. 먹어도 먹어도 자꾸만 입에 당기는 쫄깃한 불고기의 맛. 거 참! 별난 구이판도 다 있다. 삼겹살을 조금 더 시키자 이 집 주인 왈 "맛이 끝내주지요. 저희 집에 와서 연기 안 나고 타지 않는 불고기구이를 먹어본 손님은 그날부터 단골이 되지요"한다. 그만큼 불고기구이에는 자신 있다는 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