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테크의 최고수는 점심시간이 바쁘다

점심족의 눈부신 진화...점심 시간 활용해 자기계발·취미 활동

등록 2007.09.13 17:14수정 2007.09.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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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의 진화 ⓒ 우먼타임스

점심시간의 진화 ⓒ 우먼타임스
[이재은/노민규 기자] 점심족의 진화가 눈부시다.
 
점심시간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기 계발은 물론, 취미·여가 활동, 비즈니스를 위한 네트워크 확대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어 학원 수강이나 백화점 문화센터 요리반 수강은 초보적인 수준. 점심시간이 사업 파트너를 만나고 문화적인 소양을 키우는 투자 시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잖아요. 점심시간을 활용해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 일 때문에 자주 만나야 하는 사람, 도움 받고 싶은 사람, 알아두면 좋을 사람 등을 만나죠. 점심시간만 잘 이용해도 1년이면 100명 이상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인터넷 쇼핑몰 대표로 일하는 이지현(33)씨의 말이다.

그에게 점심 메뉴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친분을 쌓는 데 편한 스파게티, 샌드위치, 피자, 스테이크 등이 그의 단골 메뉴다.
 
일과 연관된 이야기를 하느라 사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분간이 안 될 때도 많지만, 하루 한 끼쯤은 대충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사람들을 만나 업무에 도움을 받는 건 체감 점수로 환산하면 70점 이상이다.

여성 관련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 모(50)씨의 다이어리엔 항상 점심 약속이 빽빽하게 적혀 있다. 일주일 단위로 점심 약속을 미리 짜기 때문에 아무리 가까운 지인이라 하더라도 선약을 하지 않으면 점심시간에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는 점심시간에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중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로 수첩을 꺼내 적는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새로운 사업 구상이 나오기도 하고, 현재 진행하는 일에 조언이나 도움도 쉽게 얻을 수 있다”면서 “밥을 같이 먹어야 정이 든다고 했다. 점심시간은 밥을 같이 먹으며 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친분을 쌓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신용정보회사에 다니는 김현진(28)씨는 점심시간마다 새로운 고객이 될 만한 사람들을 만난다. '영업을 위한 영업'을 하려면 어쩐지 말도 잘 안 떨어지고 부담스러운데 점심을 같이한 뒤에는 새로운 상품을 권하고 설명하기가 한결 자연스럽고 편안하기 때문. 돈벌이와 바로 연관되는 건 아니지만 문화적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투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점심시간마다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정오의 뮤지컬' 강의를 신청해 뮤지컬 베테랑이 됐다는 직장인 박 모씨는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모든 수업에 참여했다.
 
"제 점심시간의 모토는 행복한 오후예요. 샌드위치로 간단히 요기를 한 뒤 발성 연습도 하고, 회원들과 무대에서 직접 연기를 하면서 제 일상이 세 배는 즐거워졌죠."
 
수능이 코앞인 고등학생들은 이미 상당수가 점심형 인간이다. 선유도고등학교 이재경(19)양은 "점심은 10분 만에 먹고, 영어 테이프를 듣거나 오전 시간에 배운 주요 과목을 복습한다"며 "점심시간만 잘 활용해도 대학이 달라진다는 말을 익히 들었다"고 전했다.

1시간 남짓한 짧은 점심시간을 쪼개 자기 계발에 몰두하는 이른바 ‘점심형’ 인간에 대한 열망은 온라인 취업 사이트 ‘사람인’의 최근 조사에도 나타난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2명 중 1명꼴(53.4%)로 “점심형 인간이 되고 싶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는 △자기만족(33.3%)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22.7%)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18.6%) △건강을 위해(12.1%)의 순으로 조사됐다.
2007.09.13 17:14 ⓒ 2007 OhmyNews
#점심 #우먼 #여성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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