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 530억 더 받아가 놓고 저급자재 사용?"

창원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 저급자재 사용 등 지적 ... 주택공사 '그렇지 않다'

등록 2007.09.13 17:15수정 2007.09.1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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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창원 반송1동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는 1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주택공사가 품질보장을 하라"고 촉구했다.

창원 반송1동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는 1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주택공사가 품질보장을 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창원 반송1동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는 1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주택공사가 품질보장을 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국가 공기업으로써 '최고수준 고품격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공사 중간에 더 받아간 품질부담금 530억원에 대한 사용내역을 소상하게 밝혀라."

 

경남 창원 반송1단지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이 13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건축이 확정되어 2002년 말 이주한 뒤, 오는 11월 말 입주 예정인 '노블파크' 입주민들이다. 총 2699세대가 들어서는데, 지난 3월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현재 1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노블파크는 대한주택공사가 시행사다. 대책위는 "대한주택공사가 품질향상을 위해 분양과 별도로 공사 중간에 530억원을 받아가 놓고 저급자재를 사용하는 등 약속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a  대책위는 주택공사가 계단 마감재를 임의로 변경하면서 저급자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은 노블파크에 시공된 '색소질 타일'이며 오른쪽은 다른 아파트에 시공된 '테라조'.

대책위는 주택공사가 계단 마감재를 임의로 변경하면서 저급자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은 노블파크에 시공된 '색소질 타일'이며 오른쪽은 다른 아파트에 시공된 '테라조'. ⓒ 노블파크대책위

대책위는 주택공사가 계단 마감재를 임의로 변경하면서 저급자재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왼쪽은 노블파크에 시공된 '색소질 타일'이며 오른쪽은 다른 아파트에 시공된 '테라조'. ⓒ 노블파크대책위

대책위는 먼저 계단 마감재를 임의변경해 부실시공했다고 주장했다. 계단 마감자재를 기존에는 '테라조'로 하기로 했는데 '색조질 타일'로 바꾸었다는 것. 색조질 타일은 테라조보다 두께(8mm, 25mm)도 얇고 단가(㎡)도 싸다.

 

한 입주 예정자는 "며칠 전 아파트에 가 보니 아직 입주도 안했는데 계단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었다"면서 "아마 입주가 시작되면 파손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주택공사는 건축조합의 요구로 바꾸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공동시행자로써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주택공사가 다른 단지 시공사례에서도 '색조질 타일'을 사용했다고 했는데, 거론되었던 2개지구(청주․남양주)를 확인한 결과 모두 테라조로 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  대책위는 '중국산 가스밸브'(왼쪽)를 국산(오른쪽)으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중국산 가스밸브'(왼쪽)를 국산(오른쪽)으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 노블파크대책위

대책위는 '중국산 가스밸브'(왼쪽)를 국산(오른쪽)으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 노블파크대책위

가스밸브도 문제다. 대책위는 "저급 중국산 가스관을 사용해 놓고도 입주민의 눈을 속이고자 세대 내 잠금 밸브만 한국산으로 바꿔치기 했다"면서 "이는 당시 작업했던 사람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주택공사가 단종된 보일러를 시공했고, 바닥은 한지장판 대신에 비닐장판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각 동 출입구 구조가 제각기 달라 동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출입구 내부의 좁은 통로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조로 입주 후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 냉장고를 놓은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되 제기됐다. 입주민들은 "상당수 세대의 경우 김치냉장고는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표준형을 넣을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좁다"면서 "공간이 좁다보니 맞춤형으로 짜맞추어야할 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주택공사는 2005년 1월 관리처분총회를 통해 추가분담금 530억원을 분양자들로부터 받았다. 당시 주택공사는 '품질을 향상시켜 주겠다"고 약속했고 분양자들은 세대당 2000~3000만원씩을 더 냈다.

 

대책위는 건설원가와 추가분담금의 사용내역은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는 "주택공사가 사용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약속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하니 주택공사에서는 조합원 대의원대회를 통해 승인절차를 밟았다고 하지만 품질과 관련된 안건은 조합원 총회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며 "그동안 품질과 관련해서 한번도 입주자들의 의견을 물은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주택공사 "재건축조합의 요청도 있고 해서..."

 

a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 박해정 위원장이 사진을 보면서 계단 마감재를 설명하고 있다.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 박해정 위원장이 사진을 보면서 계단 마감재를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노블파크 입주자 대책위원회' 박해정 위원장이 사진을 보면서 계단 마감재를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이에 대해 주택공사 울산경남지역본부는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계단마감재에 대해 주택공사는 "재건축조합과 함께 당시 인근 지역 민간아파트 건설 현장을 견학하고, 조합측에서 미관이 나빠 보이지 않아 변경을 요청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지역 아파트 자료 사진에 대해, 주택공사는 "대책위는 다른 지역 아파트의 관리소에 전화해서 알아본 모양인데, 관리소장은 전문기술직이 아니며 자재 부분은 잘 모른다"며 "해당 지역 아파트의 경우 1~3층은 테라스지만 4층 이상은 색조지 타일을 시공했다"고 밝혔다.

 

또 주택공사는 보일러에 대해 "단종된 제품이 아니라 시리즈로 나오고 있다", 김치냉장고 공간에 대해서는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서 보여준 것이며 지금은 제품 사양이 많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스밸브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인데 중국 현지 법인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KS제품이다. 중국산을 국산으로 교체한 게 아니다"고 했고 530억원 사용내역 공개에 대해 "조합원 관리처분총회 자료에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창원 반송1단지 재건축사업은 1995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되었다. 2001년 5월 총회에서 시행사로 대한주택공사가 선정되었으며, 2002년 8월 계약총회가 열렸고, 2003년 6월 재건축사업계획이 승인되었다.

 

공사가 진행되던 2005년 4월 재건축조합장이 뇌물 수수로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조합은 새 조합장을 선출하지 않고 부조합장이 직무를 대행해 오고 있다.

#대한주택공사 #노블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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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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