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타임스>, 태풍 피해로 '쩔쩔'

[지역언론 별곡-214] <한라일보>, 윤전기 침수로 외주제작... <제주타임스>, 인터넷 서비스 중단

등록 2007.09.17 21:08수정 2007.09.19 10:30
0
원고료로 응원
a 윤전실 삼킨 태풍  태풍 '나리'가 <한라일보> 윤전실을 마비시켰다.

윤전실 삼킨 태풍 태풍 '나리'가 <한라일보> 윤전실을 마비시켰다. ⓒ 한라일보

▲ 윤전실 삼킨 태풍 태풍 '나리'가 <한라일보> 윤전실을 마비시켰다. ⓒ 한라일보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악재가 찾아 들었다. 전국 지역신문들이 다 모인 가운데 열린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최초로 영예의 대상을 받고도 기쁨을 나누기는커녕 태풍으로 윤전시설이 침수돼 정상적인 신문제작을 하지 못하는 <한라일보> 처지가 딱하게 됐다.
    
<한라일보>는 17일 "제11호 태풍 '나리'로 인한 제주시 병문천 범람으로 윤전시설이 침수피해를 입음에 따라 당분간 외주 인쇄제작 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한라일보>는 태풍 피해로 17일자 신문도 4면으로 축소해 긴급 외주 제작해 내보낸데 이어 <제주일보>와 외주제작 계약을 맺어 12면으로 축소 발행할 예정이다.

 

침수시설이 복구되는 대로 점차 지면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한라일보>는 태풍피해로 수십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게 됐다. <한라일보>는 17일 인터넷 신문을 통해 "전 임직원은 복구에 최선을 다해 제주지역 대표신문으로서 정상적인 신문 발간을 위해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태풍 나리로 윤전실 침수피해 당한 <한라일보>

 

a 이틀전만 해도 <한라일보>는 14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틀전만 해도 <한라일보>는 14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 박주현

▲ 이틀전만 해도 <한라일보>는 14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 박주현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한라일보>는 24개 전국 지역신문들이 모인 가운데 대전에서 열린 '2007 전국 지역신문 컨퍼런스'에 참가해 펼친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세계 자연 유산' 콘텐츠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한라일보>는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24일까지 63개 신문사의 우수사례 가운데 1차 서류심사에서 통과된  24개 신문사들 가운데 영예의 대상을 차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매주 수요일 '특별 자치마을 만들기'를 기획보도하고 있는 <한라일보>는 이날 '세계자연 유산 기획보도'라는 주제로 사례를 발표했다.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지역밀착 연중기획보도가 호평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한라일보는>는 바로 다음날 불어 닥친 태풍 '나리'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전 직원들이 수해 복구 작업에 비지땀을 흘리는 신세가 됐다. 태풍 '나리' 때문에 피해를 입은 곳은 비단 <한라일보>뿐만 아니다. <제주타임스>도 내부시설이 완전 또는 부분 침수되는 피해를 입어 신문이 부분 발행되고 있다.   

 

16일 하루 500mm가 넘는 비가 내려 제주시내 병문천이 범람하면서 윤전기가 있는 지하가 완전히 침수된 <한라일보>는 17일 새벽에야 겨우 물을 완전히 빼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기예보를 매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언론사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다. 

 

<한라일보>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최소 10일 정도는 지나야 정상적인 가동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타임스>도 강한 비바람에 유리창이 파손되고 빗물이 사옥 안으로 들어오면서 전선이 끊겨 16일 오후부터 전력이 완전히 차단됐다. 다행히 편집기 등 신문제작 시스템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신문제작이 전면 중단됐다. 17일 오후까지도 <제주타임스> 인터넷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제주타임스> 전선 끊겨 인터넷 서비스 중단

 

a 인터넷 서비스 중단 <제주타임스>도 태풍 '나리'피해로 17일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인터넷 서비스 중단 <제주타임스>도 태풍 '나리'피해로 17일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 제주타임스

▲ 인터넷 서비스 중단 <제주타임스>도 태풍 '나리'피해로 17일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 제주타임스

<제주타임스>는 빗물이 완전히 마른 후에야 전력 복구공사가 가능해 빠르면 19일자부터 부분적으로 신문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라일보>는 17일 인터넷 신문을 통해 ''소형급' 보다 '강한'에 주의 했어야!'란 제목의 기사에서 일기예보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이번에 '나리'에 대해 '소형급인데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입은 이유가 뭐냐'고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며 "'소형급 강한' 태풍인 '나리'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작은' 태풍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나리'는 중심기압 960hpa, 순간 최대풍속이 46m/s으로 종전 명칭으로는 'b급'인 '강한' 태풍으로 결코 작은 피해를 입힐 만한 태풍이 아니었다는 것.

그러면서 <한라일보>는 다시 북상하고 있는 제12호 태풍 '위파'는 더욱 강한 '중형급 태풍'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제주지역 언론사들은 "엄청난 생채기를 남기고 간 11호 태풍 '나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12호 태풍 '위파'가 북상중이어서 내심 걱정이 크다.

 

지면과 화면을 통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피해를 더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제주지역 언론사들로서는 <한라일보>와 <제주타임스> 사례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태풍 나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3. 3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