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태풍으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각 지자체장, 주요 기업 CEO와 각 기관장들의 모임인 '인화회'(회장 안상수 인천시장)가 지난 17일 인천지검장 주최로 만찬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날 만찬은 인화회 9조 조장인 이훈규 인천지검장이 주최했으며, 모임에는 인천의 기초단체장, 주요 기업 CEO, 지역 언론사 대표 등 1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사회지도층의 인사들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화회는 인천의 지자체장, 각 기관, 기업체 CEO, 사회단체 대표, 지역 언론사 대표 등의 참여하는 친목 모임으로 회원은 약 200여명 정도로 12개조로 나누어져 있으며, 매달 1번씩 정례 친목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일부 기관장들이 사적 모임인 '인화회' 회비를 업무추진비 등을 공금에서 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인천의 경우 1994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북구청(현 부평·계양·서구) 세무비리 사건도 인화회와 비슷한 모임인 '부화회', '일심회' 등 기관장 모임이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일부 시민단체들은 인화회 해체를 주장해 왔다.
특히 인화회 모인이 열린 17일 저녁은 제11호 태풍 ‘나리’가 남도를 강타해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12호 태풍 ‘위파’의 북상으로 해경 등 주요 기관이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등 전국이 비상이 걸린 상황이였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 이날 인화회 9조 조장인 인천지검장은 인천지청에서 바베규와 술을 곁들인 만찬을 개최했고, 이 자리에는 인천지법원장, 인천 주요 언론사 사장, 인천 기초단체장, 기업인 등 1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상임대표 신현수․인천연대)는 "높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인사들이 태풍 피해로 국민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대대적 만찬을 가진 것과 공식적 행사도 아닌 사적 모임에 불과한 친목모임을 인천지검 청사에서 개최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연대는 "인천의 힘 있는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생명으로 하는 인천지검의 수장이 지역 주요 인사들과 대대적 만찬을 갖는 것은 평소의 친목 모임에서 다져진 관계가 엄정한 법 집행에 걸림돌이 되지나 않을 지 걱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며 인천연대는 "친목모임인 인화회 회비를 업무추진비 등 공금에서 내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인천연대는 이들 기관장들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청구 물론, 공금유용 혐의 등으로 사법기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은 "일반적 시민들은 인화회 모임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지역발전보다 기관장들의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감싸고 비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 할 것"이라며, "인화회는 해체하는 것이 합당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다면 더 공개적이고, 생산적으로 다방면의 전문가 그룹 등이 참여하는 모임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처장은 "이번 인천지검에서의 모임과 관련해서는 이훈규 인천지검장의 대시민 사과를 요구하며,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화회 해체와 지검장 사과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인천지검 앞에서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인천지검 관계자는 19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오래 전부터 약속된 모임으로 인천에 태풍이 와서 참석할 수 없는 것도 아니었고, 인화회는 기관장을 비롯해 기업인 등도 참석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의사·정보 교환의 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화회는 지난 2004년 안상수 인천시장의 굴비상자 2억원 뇌물사건 당시 인천경찰청장이 피의자 신분의 안상수 시장과 검찰 송치 전 인화회 모임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눠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upyeongnews.com/new/)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9.20 12:22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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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기관장, 태풍 속 부적절한 '바비큐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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