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플러스>, 공익성 추구하던 초심 되찾아야

등록 2007.09.21 18:31수정 2007.09.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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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러스 ⓒ KBS

상상플러스 ⓒ KBS

케이블 등장 이후 방송이 다원화되면서 시청률 경쟁이 더욱 치열해 졌다. 이런 시청률 지상주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 가학적인 예능프로그램의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웃다가도 나중엔 눈살을 찌푸리거나 민망해지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이런 방송 환경에서 KBS의 예능 프로의 선전은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다. KBS는 공영방송의 이미지 때문인지 예능과 공익성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 힘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스펀지>의 경우 MBC <무한도전>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동시간대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이 외에도 <비타민> <미녀들의 수다> <전국 노래자랑> 등이 있다.


이런 KBS의 공익적 예능 프로그램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상상플러스>이다. 이 프로그램은 10대와 50대의 말을 퀴즈로 풀어보면서 세대 간의 격차를 줄여 보는 좋은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이 방송이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공익성을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웃음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우려되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상상플러스>가 단순한 토크쇼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세대의 말을 퀴즈로 배워보는 '올드 앤 뉴' 코너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스타에 대한 댓글을 소개하는 코너의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세대 간 격차를 서로의 언어를 배움으로 줄여보자는 기획의도는 사라지고, 영화를 촬영한 스타들이 영화 홍보를 하는 곳, 스타들의 궁금증을 푸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주객전도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노현정, 백승주 아나운서가 <상상플러스>를 진행했을 때는 '올드 앤 뉴'가 프로그램의 메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나운서들이 중심이 되어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댓글을 이용한 스타들에 대한 질문 등은 양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상플러스>는 다르다. 백승주 아나운서에게 바통을 넘겨 받은 최송현 아나운서는, '올드 앤 뉴'를 시작하기 전 40여분 동안 자리에 앉아 게스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이다. 이는 최송현 아나운서의 자질의 문제가 아니다. <과학 카페>에서의 그녀의 진행은 무리가 없이 깔끔하다. 단지 지금의 상상플러스는 스타를 탐구하는 토크쇼로 변했고, '올드 앤 뉴'가 토크쇼형식이 되어버린 게 문제다. 초창기 <상상플러스>처럼 토크 부분과 '올드 앤 뉴' 코너를 분리했다면 말 없이 앉아 있는 그녀가 안타까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상상플러스>는 세대 간 격차를 줄여보겠다는 공익성을 전면에 두고 시작한 방송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재미와 공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좋은 방송을 해왔다. 그렇기에 최근의 변화가 이해가 안 된다.  

 

여전히 상상플러스는 동시간대의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초심을 버리고 시청률을 위해 스타를 이용하고 <상상플러스>의 진행자인 아나운서를 버리는 악수를 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MBC의 <무한도전>은 웃기기 위한 예능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출연진들이 웃기기만 한다면 어떤 짓을 하든지 재미있게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상상플러스>는 공익을 지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렇기에 지금 <상상플러스>의 모습은 변심한 애인과도 같다.

2007.09.21 18:31 ⓒ 2007 OhmyNews
#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 #최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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