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몸짱이다

[서평]<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

등록 2007.09.24 12:07수정 2007.09.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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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 珍島犬(진도견), Jindo Dog. 식육목 개과의 포유류. 한국 특산의 개 품종으로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 우리나라 진도에서 보호, 사육하고 있다. '중국 남송의 무역선에 의해 유입되는 설도 있으나 1270년 삼별초의 항쟁이 일어났을 때 몽골에서 제주도 목장의 군용 말을 지키고자 들여왔다'는 설이 유력하며 대륙과 격리된 채 비교적 순수한 형질이 그대로 보존되어 오늘의 진돗개가 되었다....-인터넷 검색 일부 정리

그런가하면, 어떤 사이트에서는 1938년 5월 3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적고 있으며, "남송(南宋)이나 몽골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뿐 정확한 연구가 진행되어 있지 않다."고 진돗개의 유래를 자신감 없이 얼버무리고 있다.


a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 ⓒ 꿈엔들

진도개가 맞을까, 진돗개가 맞을까? 검색을 해보면 진돗개와 진도개가 구분 없이 쓰이고 있다. 진돗개든, 진도개든 우리의 특산종인 '진도의 진도개(문화재청의 1962년 12월 3일 문화재 지정 정식 명칭)의 과거와 현재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진돗개'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만든 단체 이름에 붙여진 명칭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진도개라는 명칭에는 <한국진도개보존육성법>과 <문화재보호법>에 의하여 진도에서만 자라는 개가 포함될 뿐이지만, 진돗개라는 명칭에는 ‘세계에서 명견으로 인정하는 한국의 토종개인 진도의 개, 우리 모두의 관심과 애정으로 제대로 키워 미래를 밝혀 줄 우리 정서속의 진돗개가 들어 있다‘ 이 정도의 차이가 난다면 지나친 주장일까?

1938년 천연기념물 제53호 지정이 맞을까, 1962년 지정이 맞을까? 진돗개 관련 단체들은 둘 중 하나만 선택하여 주장하고 백과사전도 둘 중 하나만 적고 있는지라 혼란스럽다.

지금은 진돗개를 키우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한번만이라도 키워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진돗개 관련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1938년에 일본이 지정한 것을 1962년에 우리가 다시 지정한 것이 맞다).

명칭과 문화재지정 연도만 의견이 분분한 것이 아니다. 한반도 유입설도, 생김새도 백과사전마다 다르고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도 저마다 다르다. (표현이 아니라 정의 자체가) 이것이 세계 3대 애견협회에 등록되어 있으며, 세계가 명견이라고 인정한,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우리의 개 진돗개의 현실이다.


왜 진돗개에 대한 말이 많은가?-정체성이 미흡하다!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는 이처럼  우리가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는 진돗개의 진실을 바로 보고 우수한 특성을 살려 제대로 키워 진돗개다운 진돗개, 한국의 명견 진돗개의 미래를 밝혀주고자 하는 고민과 바람으로 시작한다.


"...이런 역사성을 교훈 삼아 진돗개의 정체성을 다룸에 있어서도 우리개의 발전과 함께 민족적 자존심을 생각해야만 한다. 유전자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나라 학자들이 최첨단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리 개는 중국 개와 혈통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일본 개에게 혈통적 영향을 미친 북방계의 개들임을 증명해 놓았다.

그런데 진돗개 애호가 중에서는 아직도 진돗개가 중국 개와 일본개의 한 지류인 남방계임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이는 일본 전역에 뿌려놓은 자랑스러운  우리 선조들의 고마이누(高麗犬) 문화를 스스로 부정하고 우리 토종개의 비전과 위상을 스스로 철거하는 일이다.

국제 애견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민족적 자존심에 상처를 내는 행위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진돗개의 정체성을 우리가 강하게 주장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서 자기들의 개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책속에서

저자가 염려하는 것은 중국의 동북 공정과, 국제적으로 다케시마로 더 많이 알려진 독도, 일본이 영남 지방을 지배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광개토대왕비의 왜곡된 해석과 같은 것들처럼 우리의 진돗개가 설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모두의 무지와 어리석음이 방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중국의 전 국토에 걸쳐 가장 많이 퍼져 있는 개들은 귀가 삼각형으로 서고 얼굴과 체형이 진돗개와 흡사한 것들이라고 한다. 이들과 진돗개를 섞어 놓으면 전문가들조차 분별해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외모가 닮았다고 한다.

아찔한 가정이지만, 중국이 이 개들을 자기 토종 국견이라 주장하고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지대한 단체에 등록하여 진돗개도 한 아류라고 떼를 쓴다면? 우리는 어떤 논리와 근거로 그들에게 대응할 수 있을까? 어설픈 논리로 잘못 대응하면 독도를 일본의 다케시마로 알고 있는 세계인들이 많은 것처럼 진돗개도 중국개, 혹은 일본개의 아류로 인식될 가능성도 없잖아 있을 것이기에 말이다.

저자의 이런 고민과 진돗개에 대한 애정으로 저자가 몇 년 동안 계속해오고 있는 진돗개 관련 일을 바탕으로 한 진돗개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진돗개는 몸짱이다-진돗개의 진실과 특성과 미래, 우리의 할일

▲왜 진돗개에 대한 말이 많은가? ▲진돗개, 아직 순종이란 말을 쓸 단계가 아니다. ▲진돗개의 역사가 주변국의 유사견종에 대한 경쟁력이다. ▲한국견은 어디서 왔으며 어떤 종류들이 있을까? ▲문화 속에서 힌국견을 찾다-고분, 그림, 문헌, 진묘수 ▲개를 사랑한 우리 민족과 식문화(보신탕?)의 그림자 ▲일본개에 영향을 준 한국견과 고마이누의 진실-고마이누는 우리 것 ▲개인의 욕망이 세계의 명견 진돗개를 망친다. ▲유전이 반이고 사육이 반이다-진돗개 제대로 기르기▲진돗개는 몸짱이다.(진돗개의 생김새와 특징)

건강한 진돗개 기르기 유용한 정보
진돗개의 코는 구멍이 잘 열려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원활한 호흡과 냄새 맡는 기능의 효율성을 위해 중요하다. 콧구멍이 작은 개는 냄새를 맡는 것에도 불리하지만 거친 운동으로 큰 호흡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아지 시절부터 콧구멍이 작은 개들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재래의 방식이 있다. 입에 식초를 머금고 강아지의 코에 푸욱 뿜어주면 된다. 물론 이때 식초가 눈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 때 개가 고통스러워 하지만 가장 예민한 냄새로 신경을 자극해 주는 효과가 있다.

사냥이나 냄새를 잘 맡아야 하는 일을 시킬 개는 생후 약 4개월 정도부터 이 방법을 한 달에 두 번 정도, 4~5회 시행해 주면 매우 효과적이다.- 진돗개는 몸짱이다 중에서
특히 재미있게 보았던 부분은 우리 문화속의 개들 이야기다. 우리 선조들이 일본에 선물하여 일본의 자부심인 일본개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우리의 개를 찾아 나선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일본인들이 제일 신성시하는 신사에건 산사에건 어김없이 서 있는 고마이누(高麗犬) 이야기는 언젠가 웹사이트에서 짧게 만났던 부분이기도 한데 이 책에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서 이해가 쉬웠다.

'진돗개는 몸짱이다?' 편에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진돗개의 순수 혈통을 따지면서 거론하는 외모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이 세세히 설명되어 있는데 진돗개를 한 번도 길러 본적이 없는 내게는 이해가 쉽진 않았다. 언젠가 진돗개를 키우게 되면 유용할 것 같다.

고향집에서 기르고 있는 (진돗개의 피가 조금 흐르는) 영리하고 정이 많아 한눈에 반해 버린 백구를 그리워하며 읽었다.

어린 시절, 시골 마당에 늘 개 한마리가 있어서 고향을 생각하면 꼬리를 흔들고 있는 누렁이 생각도 났다. 신기한 것은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음에도 한밤중에 고향집에 들어서도 제 식구인줄을 알고 짖기는커녕 도리어 꼬리치고 반긴다는 사실이다. 개들은 어떻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또 다른 주인을 쉽게 알아보는 것일까?

진돗개를 단 한 번도 키워본 적은 없다. 그래서 언젠가 꼭 한번 키워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오고 있던 참이었다. 뭐랄까? 막연히 우리의 소중한 정체성, 정서 같은 것이랄까? 왠지 믿음이 가도 다시 바라보아지는 그런 존재랄까? 비단 나뿐이랴. 우리 국민 대부분에게 진돗개는 이런 존재가 아닐까?

언젠가는 진돗개 한 마리 꼭 키워 보리라 마음먹고 있는 내게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는 진돗개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진도개가 아닌 진돗개로써 다시 바라보게 한다. 나처럼 개를 좋아하고 진돗개에 대해 막연한 믿음과 신비가 있어서 언젠가 꼭 한번 진돗개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무척 유용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는 꿈엔들 2007년 7월 신간이며 값은 1만2천원, 진돗개의 풍성한 화보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진도축협 전국진도견 품평회 심사위원, 한국 애견 연맹 전견종 심사위원 등을 하고 있으며 진돗개에 관한 글을 모 일간지에 연재하기도 하였다.


덧붙이는 글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는 꿈엔들 2007년 7월 신간이며 값은 1만2천원, 진돗개의 풍성한 화보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진도축협 전국진도견 품평회 심사위원, 한국 애견 연맹 전견종 심사위원 등을 하고 있으며 진돗개에 관한 글을 모 일간지에 연재하기도 하였다.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

윤희본 지음,
꿈엔들(꿈&들), 2007


#진돗개 #천연기념물 #책읽기 #서평 #책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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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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