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연구소, 보고서로 계열사 지원?

등록 2007.09.24 17:06수정 2007.09.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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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삼성 현대 LG 등 재벌 계열 경제연구소들이 그룹 계열사에 유리한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계열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계열사가 포함된 산업의 어려움을 강조하거나 정부에 해당 산업지원 정책을 주문하는 보고서로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이후 국내 투자은행(IB)의 당면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대형IB의 출현이 쉽지 않아 시장에서 글로벌IB의 지배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금융업, 특히 투자은행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데 국내IB의 경쟁력이 글로벌IB에 비해 낙후돼있어 규모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정부에 인수합병(M&A) 활성화 지원을 주문했다.

 

예컨대 증권사 간 M&A시 예비인허가를 생략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고 합병차익에 대한 과세이연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헤지펀드 설립 허용 등 규제 완화에다 심지어 국내IB가 다양한 사업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정부관련 사업의 참여 기회를 늘리라는 요구까지 담았다.


이는 자통법 이후를 대비해 대형화 전문화에 나서고 있는 증권사들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업계 선두권인 삼성증권이 그룹 계열사라는 점. 몸집불리기가 시급한 삼성증권을 그룹계열 연구소가 보이지 않게 뒷받침해주는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삼성전자, 삼성SDI 등 삼성그룹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른 그룹계열 경제연구소도 그룹 도우미 역할은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대건설을 계열사로 둔 현대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건설경기 급랭을 막자'라는 보고서에서 "하반기 건설경기가 과도하게 냉각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급속한 침체 상황"라는 강한 문구까지 보였다.

 

이는 모그룹인 현대그룹이 추진하는 현대건설 인수를 돕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현대건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인수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현대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LG의 100% 자회사인 LG경제연구원은 그룹 계열사인 LG화학과 LG석유화학의 합병에 맞춰 '석유화학 M&A 열풍, 산업 경쟁구도 바꾼다'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유화업체들이 합병 등을 통해 몸집불리기에 나서는 동안 국내 기업들의 위상은 오히려 퇴보한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2007.09.24 17:06 ⓒ 2007 OhmyNews
#재벌연구소 #자통법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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