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는 실체가 모호한 유령 프로젝트"

좁혀지지 않는 쟁점들 ... 불신 받는 근거들

등록 2007.10.06 10:41수정 2007.10.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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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뉴라이트 바른정책포럼은 5일 오후 여의도 국민일보 코스모스홀에서 대선후보 정책공약검증 첫번째 대토론회인 '한반도 대운하' 정책 토론회을 열었다

뉴라이트 바른정책포럼은 5일 오후 여의도 국민일보 코스모스홀에서 대선후보 정책공약검증 첫번째 대토론회인 '한반도 대운하' 정책 토론회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뉴라이트 바른정책포럼은 5일 오후 여의도 국민일보 코스모스홀에서 대선후보 정책공약검증 첫번째 대토론회인 '한반도 대운하' 정책 토론회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경부운하 반대측은 우리가 충분히 설명했던 이야기도 읽지 않고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다. 또 우리가 말을 바꾼다고 하는데 우리는 반대측이 제시하는 말을 공식적으로 한 적이 없다." -추부길 한나라당 대선준비단 전략자문위원

 

"경부운하 설계도면이 있다면 갑문 위치만이라도 아니면 갑문의 높이만이라도 공개해달라. 오늘 또 9m였던 수심이 6.1m로 바뀌지 않았냐." -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5일 오후 여의도 국민은행 코스모스홀. 뉴라이트바른정책포럼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정책공약검증 첫번째 대토론회인 '한반도 대운하 정책' 토론회장 분위기는 찬바람이 몰아쳤다. 찬성론자와 반성론자는 날선 발언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억측을 가지고 사실 호도 말라" VS "근거 출처는 왜 안 밝히나"

 

a  박석순 교수는 발제를 통해 "반대 측이 주장하는 경부운하의 문제점은 억측이다"고 주장했다.

박석순 교수는 발제를 통해 "반대 측이 주장하는 경부운하의 문제점은 억측이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박석순 교수는 발제를 통해 "반대 측이 주장하는 경부운하의 문제점은 억측이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경태

경부운하의 산업파급효과, 건설비용, 환경 등 쟁점에 대한 견해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양측의 발제자로 나선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서로가 제시한 근거를 문제삼으며 서로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교수는 "준설이 오히려 하천을 살리는 길"이라며 전문가들 역시 우리나라 4대 하천의 문제점을 하상퇴적과 수량부족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또 "준설을 통해 석산과 바다에서 이뤄지는 준설을 중단하는 대신 낙동강에 9억톤, 한강에 1억톤의 맑은 물을 투입해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사무총장은 "수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최고 방법이 희석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경부운하를 추진하는 이들은 근거 자료 출처가 어디인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며 "실체가 모호한 유령 프로젝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제자들이 제기한 근거 자료 출처와 신빙성 문제에 대해 토론자들도 서로 각을 세우며 맞섰다.

 

정동양 한국교원대 기술교육과 교수는 "라인강에서 발암가능물질인 MTBE(가솔린 첨가제) 농도가 증가하는 것이 독일 경찰의 발언을 인용해 라인강 운행 선박을 오염원으로 주장하는데 제가 독일정부에 확인한 바로는 도로 위의 오염물질이 비에 씻겨 강으로 유입된 것이라 했다."며 "억측을 가지고 사실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추 위원도 "안병옥 총장은 EU의 마르코폴로, NAIDES 정책이 운하 장려정책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 나는 그 정책 전문을 읽었다"며 경부운하 찬성의 근거가 허구가 아님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반대 측도 "운하의 산업파급효과나 운행 속도 등 경부운하 찬성 쪽에서 내놓은 근거들이 모두 거짓 아니냐"며 응수했다.

 

"마치 허수아비를 앞에 세워놓고 토론하는 것 같다"

 

a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에 따르면 맑고 수심이 얕은 이런 달천에도 배를 띄워야 한다.(자료사진)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에 따르면 맑고 수심이 얕은 이런 달천에도 배를 띄워야 한다.(자료사진) ⓒ 박상규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에 따르면 맑고 수심이 얕은 이런 달천에도 배를 띄워야 한다.(자료사진) ⓒ 박상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부산의 한진해운이 작년 5월 10일자로 부산-인천 간 3천톤급 연안수송 항로를 폐쇄했다"며 "35시간 걸리는 이 항로가 만연된 적자로 폐쇄됐다는 점은 비슷한 시간대로 운행될 경부운하의 경제성 역시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교량 가까이에서 안전상의 문제로 준설이 금지되어있는데 준설을 강행할 수 있는가"며 "적어도 80개 이상의 교량을 교체해야 하고 하상으로부터 5m에서 15m 밑에 존재하고 있는 암반층 굴착에 대한 비용산출이 반영되지 않은 경부운하의 경제성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또 박 교수는 "경부운하를 추진하는 쪽에서 연결노선이 어떤지 운하 수심은 어떤지, 컨테이너 하나당 얼마씩 받을 것인지 정확하게 밝힌다면 경제성 분석을 이렇게 어렵게 할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경부운하에 대한 실질적인 자료를 요구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 "경부운하 사업은 어느 국책사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며 "찬반 양측이 상당히 구체적인 근거를 제기했지만 부분적으로 흡수한 해외 사례를 근거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방식의 논쟁은 타당성 검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박 교수의 요구에 동감을 표했다. 

 

그러나 추 위원은 "불확실성이 아닌 상대적 타당성을 살펴야 한다"며 "돌을 놓을 때도 목적이 있듯이 운하의 목적 역시 달성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말해 찬성 측의 근거가 확실함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 뉴라이트 바른정책포럼 지정토론자로 나선 최만기 계명대 경영학 교수는 "경부운하의 실체가 뭔지 모르겠다"며 "마치 허수아비를 앞에 놓고 토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 확실한 안을 놓고 전제를 상정한 상태에서 토론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2007.10.06 10:41ⓒ 2007 OhmyNews
#경부운하 #이명박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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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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