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 지원하면 사교육비 15조 줄어든다?

이명박 후보, 교육공약 발표... "특성화고교 300개 신설"

등록 2007.10.09 16:17수정 2007.10.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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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교육분야 공약 발표식을 갖고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사교육비 절반 5대 실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교육분야 공약 발표식을 갖고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사교육비 절반 5대 실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9일 "연간 3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차기 정부의 교육공약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당사 기자회견에서 ▲ 적성에 따라 골라갈 수 있는 고교 300개 신설 ▲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 3단계 대입자율화 ▲ 학력미달 학생에 대한 학습지원 강화 ▲ 지역과 학교의 협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사교육비 절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후보는 "5개 프로젝트가 제대로 정착될 때, 30조원 규모의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후보는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 자율형 사립고 100개, 전문인 육성을 위한 '마이스터 고교' 50개 등 300개의 특성화 고교를 신설하고 학생들의 납입금과 기숙사비 등은 장학금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현재의 사교육비 중 절반 정도가 영어 교육비로 들어가고 있는데, 초·중·고에서 사교육 없이도 영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하면 현재의 사교육비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이같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이 마련되어 있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제5정책조정위원장을 맡은 이주호 의원은 "매년 3000억~4000억원의 비용만으로도 사교육비 30조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연간 3000억~4000억원의 비용만으로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사교육비 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 의원은 "지금은 국가에서 한 학교당 상당히 많은 액수의 재정결손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자율형 사립고가 보편화되면 그걸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추산 내역을 밝히지는 못했다.

우수한 학생들이 저렴한 학비로 다닐 수 있는 '특수목적고'를 대폭 늘릴 경우 학생들의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지 그 효과도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이같은 특수목적고에 들여보내려고 하기위해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치열한 입시경쟁에 불붙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선호 학교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300개의 좋은 학교들이 생기면 학생들의 경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평생 가르치다보면 교사들 시대변화 뒤떨어져".... 교원퇴출제 암시?

a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교육정책비전을 발표하기 앞서 조해진 특보로부터 보고받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교육정책비전을 발표하기 앞서 조해진 특보로부터 보고받고 있다. ⓒ 남소연


이 후보의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금지라는 '대입 2불' 정책의 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기존의 3불 정책 중 기부금 입학제는 별개로 하고, 나머지 두 사항은 대학(입시)가 자율화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는 "평준화를 다 없애겠다는 뜻보다는 지금과 같이 완전한 평준화에 다양성·수월성을 함께 고려해서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후보가 집권할 경우 평준화를 뼈대로 한 지금의 교육정책이 송두리째 뒤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후보는 교원들의 재충전 필요성을 강조하며 5~10년 주기의 연구년제 도입을 시사했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것이 교원퇴출제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공교육에 불만이 많은 학부모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정책이지만, 교원들의 집단반발을 부를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한번 교사가 된 뒤 평생 학생들만 가르치면 자기도 모르게 시대 변화에 뒤떨어질 수 있다"며 "대학총장들과 마찬가지로 (교사들에게도) 1~2년 재충전하고 시대에 맞는 교육을 스스로 발전시킬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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