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뭍어둔 고향 끝동네 백령도

서해 해금강, 두무진의 아름다움에 취해보자

등록 2007.10.16 14:27수정 2007.10.16 14:37
0
원고료로 응원
서해안의 최북단 신비의 섬, 대한민국 안보의 최일선에서 영토를 지켜온 서해5도의 맏형격인 백령도. 백령도 주민들은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논의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북한 황해도 장산곶을 지척에 두고 50여년간 고향을 지켜온 백령도 주민의 삶의 애환은 남다르다. 효녀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와 가까운 북방한계선에서는 중국어선이 꽃게를 남획하지만 이곳 어민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서해의 해금강 백령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섬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담아 보았다.

백령주민의 삶의 터전과 애환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깊이 뭍어둔 고향 끝동네, 백령도의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깊이 뭍어둔 고향 끝동네, 백령도의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 윤병두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 인천에서 228km나 떨어진 섬이다. 그러나 황해도 용연군과 불과 10km 정도밖에 안 떨어진,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이다. 인천에서 쾌속정을 타고 4시간 반이나 걸리는 먼 거리이며 풍랑이라도 일면 발이 묵이고 만다.

a 신비의 섬,백령도를 가다 백령도 두무진의 장군바위와 촛대바위의 모습

신비의 섬,백령도를 가다 백령도 두무진의 장군바위와 촛대바위의 모습 ⓒ 윤병두


주민 8000여명 중 34%가 농업에 종사하고 젊은이가 떠난 농촌에는 노인들이 조상대대로 내려온 땅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평균 경지면적은 2ha정도로 타 지역보다 많은 편이며 경제적 문제보다 교육과 의료문제가 더 크다. 고등학교까지는 이곳에서 다닐 수 있지만 대학은 유학을 할 수밖에 없다. 병원이 한 곳밖에 없으며 큰 병이라도 나면 인천까지 가야만 한다. 생활의 여유가 있는 사람은 인천에 생활권을 두고 두 집 살림이라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집은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서해 해금강, 두무진의 선대암 전경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서해 해금강, 두무진의 선대암 전경 ⓒ 윤병두


백령도는 생산물을 내다 팔기도 싶지 않아 대부분 자급자족을 한다. 섬주민이 소비하고 남는 것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팔고 벼농사는 정부가 전량 수매를 해주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밭농사는 6년근 인삼, 백색고구마, 고추가 품질이 우수하고 가공품으로 백령약쑥이 유명하다.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전체 15% 수준이며 이곳 해산물은 모두 자연산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우럭을 비롯하여 전복, 굴, 다시마, 꽃게, 까나리액젓이 유명하고 많은 낚시꾼들이 이곳을 찾는다.
  
짠지떡 등 백령도 향토음식 인기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자연산 굴을 듬뿍넣은 굴 순두부는 이곳의 자랑이다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자연산 굴을 듬뿍넣은 굴 순두부는 이곳의 자랑이다 ⓒ 윤병두

북한과 인접하다보니 백령도에는 아직도 북한문화가 일부 남아있다. 섬이다 보니 문화공간도 없고 외출 나온 군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다방과 노래방이 한집 건너 있을 정도로 많다.

우럭, 광어, 놀래미 등 낚시로 잡아 올린 것이라 모두 자연산이며 가격도 육지보다 싼 편이다. 이곳의 향토음식으로 전래되어 내려온 것이 바로 생소한 이름의 짠지 떡이다. 짠지는 김치의 사투리로 쉰 김치를 잘게 쓸어 홍합 등 조개 살을 버무려 속을 만들고 메밀가루로 반죽하여 만든 왕 김치만두로 시큼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백령도는 자연산 굴이 많이 생산되는 고장이다. 토종 굴은 가을과 겨울이 제철이며 굴을 듬뿍 넣어 끓인 굴 순두부와 굴 칼국수는 어느 음식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맛이 좋다. 또한 옥수수가루로 만든 찐빵은 이곳만이 자랑하는 특산품으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단골 상품 중 하나다.

심청이의 효심이 배어있는 전설의 고장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심청이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인당수가 보이는 언덕에 세워진 심청각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심청이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인당수가 보이는 언덕에 세워진 심청각 ⓒ 윤병두


백령도는 고전소설과 전설이 많이 남아있는 문화의 고장이기도 하다. 백령도(白翎島)는
흰새가 사랑을 이어준 섬이란 뜻으로 황해도에 사는 두 연인이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이섬에 피신했다 꿈에 백학이 쪽지를 보여줘 감격적으로 재회했다는 전설이 담긴 섬이다.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 像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 像 ⓒ 윤병두


한편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효심이 지극한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가 장산곳에 위치하고 연꽃을 타고 환생했다는 연봉바위도 이곳에 있다. 옹진군은 심청이의 효를 기리기 위해 인당수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위에 심청각을 짓고 전시관을 마련하여 실향민의 향수를 달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외에도 넘어질수록 오래 산다는 전설이 담긴 ‘삼년고개’, 가난한 선비의 부인이 유언을 남가고 죽은 ‘침 뱉은 재’가 이곳에 있다.

태고의 신비, 서해의 해금강 '두무진'

a 신비의 섬,백령도를 가다 로마궁전을 연상하는 거대한 바위동굴

신비의 섬,백령도를 가다 로마궁전을 연상하는 거대한 바위동굴 ⓒ 윤병두


백령도의 비경 중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서해의 해금강이라 할 수 있는 두무진이다. 기암절벽의 비경은 말로 표현하기에 모자라는 자연이 빚은 최고의 예술품이다.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두무진의 코끼리바위, 큰 코기리가 내려와 물을 마시는 형상의 바위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두무진의 코끼리바위, 큰 코기리가 내려와 물을 마시는 형상의 바위 ⓒ 윤병두


하늘로 뻗은 바위들이 모여 마치 해변 가에 용맹한 장군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고 있는 모양 같아서 두무진(頭武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a 신비의섬, 백령도를 가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물범서식지, 물범이 고개를 내밀고 일광욕을 즐긴다

신비의섬, 백령도를 가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물범서식지, 물범이 고개를 내밀고 일광욕을 즐긴다 ⓒ 윤병두


두무진에서 배를 타고 한 바퀴 유람을 하는데 50분 정도 걸린다. 두무진내에는 코끼리가 내려와 물을 먹는 형상의 코끼리바위를 비롯해 선대암, 장군바위, 사자바위, 촛대바위 등은 보는 이의 마음을 황홀경으로 빠지게 만든다.

a 신비의 섬,백령도를 가다 두무진 주변은 낚시 메니아의 황금어장, 대형광어를 들어보인다

신비의 섬,백령도를 가다 두무진 주변은 낚시 메니아의 황금어장, 대형광어를 들어보인다 ⓒ 윤병두


특히 이곳은 사람의 출입이 제한되고 청정해변이다 천연기념물인 물범이 산다. 이 곳에선 물범이 바위에 올라와 일광욕을 즐기는 것을 쉽게 발견한다. 또한 까만색갈의 가마우치가 바위에 붙어 서식하고 있었다.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천연기념물 가무우치가 절벽에서 서식하고 있는 모습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천연기념물 가무우치가 절벽에서 서식하고 있는 모습 ⓒ 윤병두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두무진 바위절벽에 아름다운 감국이 가을 향기를 뿜어낸다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두무진 바위절벽에 아름다운 감국이 가을 향기를 뿜어낸다 ⓒ 윤병두


이외에도 백령도의 자랑거리는 콩알만한 오색빛깔의 자갈로만 이루어진 콩돌해안이 발 지압효능이 있어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천연비행장으로 잘 알려진 사곳해변의 갯벌체험은 색다른 체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사자가 북녘을 향해 표효하는 모습의 사자바위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사자가 북녘을 향해 표효하는 모습의 사자바위 ⓒ 윤병두


넓고 푸른 서해의 바다와 백령도를 수호하며 풍요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섬 주민들에게도 하루빨리 통일이 와서 남북을 자유롭게 오고가는 백령도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백령주민의 소원을 쌓아올린 통일염원탑, 태극기가 이채롭다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백령주민의 소원을 쌓아올린 통일염원탑, 태극기가 이채롭다 ⓒ 윤병두


a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북녘을 향해  불을 밝히는 촛대바위의 모습

신비의 섬, 백령도를 가다 북녘을 향해 불을 밝히는 촛대바위의 모습 ⓒ 윤병두

덧붙이는 글 | 여행정보 안내


o 인천연안부두에서 소청, 대청을 거쳐 백령까지 페리호가 하루에 3회 왕복 운행한다.
o 페리호 요금은 편도 49,500, 숙박 시설은 모텔10여개가 있고 민박집이 많다.
개별여행인 경우 렌트카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o 1박2일 코스로도 다녀올 수 있다 (연안부두 → 백령도도착 → 심청각 → 사곶해변 →
콩돌해안 → 두무진유람 → 백령도출발 → 연안부두도착)
o 관광문의 : 옹진군 관광문화과(032-899-2211-4, 032-888-0116(관광자동안내)
http://onjin.go.kr


덧붙이는 글 여행정보 안내


o 인천연안부두에서 소청, 대청을 거쳐 백령까지 페리호가 하루에 3회 왕복 운행한다.
o 페리호 요금은 편도 49,500, 숙박 시설은 모텔10여개가 있고 민박집이 많다.
개별여행인 경우 렌트카나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o 1박2일 코스로도 다녀올 수 있다 (연안부두 → 백령도도착 → 심청각 → 사곶해변 →
콩돌해안 → 두무진유람 → 백령도출발 → 연안부두도착)
o 관광문의 : 옹진군 관광문화과(032-899-2211-4, 032-888-0116(관광자동안내)
http://onjin.go.kr
#신비의 섬 #백령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2. 2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3. 3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오빠가 죽었다니... 장례 치를 돈조차 없던 여동생의 선택
  4. 4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5. 5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영부인의 심기 거스를 수 있다? 정체 모를 사람들 등장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