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민들 '왕송호수 살려라' 청원 서명운동

농어촌연구원 용역결과, 상급기관 농림부 책임에 면죄부 의혹 제기

등록 2007.10.19 08:48수정 2007.10.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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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가 있는 도시 의왕시의 '왕송호수' 이미지
호수가 있는 도시 의왕시의 '왕송호수' 이미지의왕시청

"왕송호수 냄새, 대책을 세워 주세요. 아름다운 왕송호수, 녹조가 심각합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청소도 하고, 연꽃도 심었으나, 근본대책이 필요합니다" 경기도 의왕시 주민들이 '왕송호수를 살려달라'는 주민청원서 서명운동 용지에 담긴 글 귀절이다.

'의왕 부곡동주민자치위원회'(이하 주민자치위)는 농업용수로조차 쓸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의왕시 관내 왕송저수지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민연명 청원서를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에 내기 위해 죽어가는 왕송호수를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지난 6일 의왕시청앞에서 시작된 주민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은 백운예술제 행사장, 의왕역 등지로 이어지면서 왕송호수를 살려내자는 뜻이 시민들속으로 점차 파고들고 있다.

주민자치위는 "농림부 소속 농어촌연구원이 발표한 왕송호수 수질개선 대책에 농림부의 관리책임은 일체 묻지도 않고, 현지 주민과 시에 거액의 시설 투자비를 떠안기고 있다"며 농림부에 '저수지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개조할 것을 촉구'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농림부는 부영양화 오염원(농사용 비료가 호수로 흘러드는 문제 등)을 해결할 것과 농촌공사에는 농업용수 수질관리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 기업체(컨테이너 기지, 로템, 군포택지개발)에 대해서는 대형 저류조를 설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왕송호수 수질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중간발표회
지난 8일 열린 왕송호수 수질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의왕시청

주민들, 편향적 연구용역 결과에 강력 반발

주민자치위와 의왕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이형구 시장을 비롯 시의원과 배우근 교수(한양대, 시화호연구), 변명섭 박사(국립환경과학원, 팔당호연구)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25명이 참석한 기운데 왕송호수 수질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 중간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연구용역은 의왕시(40%. 5천2백만원)와 농촌공사(60%. 7천8백만원)가 공동 부담하여 농어촌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1년간 진행됐으며 최종 완료 시한은 이번 달(10월)로 연구용역 주요 과제 내용은 왕송호수 오염의 원인별 조사와, 대책별 효과 분석 등이다.

이날 연구용역 중간 발표회를 통해 왕송저수지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농업용수 기준의 2.5배에 달해 논물로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오염의 주요 원인은 인구집중에 이어 토지이용(컨테이너기지 등), 축산농가 순으로 분석됐다.


특히 왕송호수 수질 주 오염원은 경인ICD 유입 비점오염원(오수)과 적정처리용량을 넘어선 부곡하수처리장에서 유입되는 오수로 추정되고 삼동지역의 합류식 하수관로를 분류식으로 교체하는 공사 및 저수지 주변에 대한 차집관로 설치가 시급하다고 예측했다.

 의왕시가 최근 용량을 증설한 왕송호수의 맑은물처리장
의왕시가 최근 용량을 증설한 왕송호수의 맑은물처리장의왕시청

왕송저수지의 수질(농업용수기준)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농업용수 기준인 8ppm이하의 2.5배인 20.3ppm, TP(총인)는 0.189ppm(기준치 0.1ppm이하), TN(총질소)은 3.629ppm(기준치 1.0ppm이하), 부유물질(SS)도 36.51ppm(기준치 15ppm이하)에 달한다.

왕송저수지는 유역내 도시화 및 개발에 따른 오염원 증가로 수질이 악화돼 농업용수 기준에도 못미칠 등급외 수준으로 오염도가 극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 현재 호매실동·금곡동등 수원지역 12개동, 월암·초평동등 의왕지역 2개동 논에 물을 대고 있다.

문제는 제시 대책으로 하수처리장의 배출수를 황구지천으로 직접 방출하는 우회수로 설치(5억원), 유입수에 대한 일시 저류조 설치(39억원) 등 5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의왕시가 부담하고 개별사업장(로템과 컨테이너 기지 등)에 저류지 설치 (액수 미상) 등으로 대부분 현지 주민과 기업들에게 떠맡기는 방법을 중심으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반면 정작 수질관리의 책임이 있는 농림부(농촌공사)가 해야 할 일은 인공습지 설치 (2억원) 정도에 불과하자 환경단체 등 일부 참석자들은 오염의 원인과 대책을 모두 주민과 기업에만 떠넘기는 연구 결과라는 지적하며 연구 주체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촌공사는 수질을 농업용수로 사용이 가능한 4급수 수준까지는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왕송호수 일대에서 2007년 진행된 제3회 의왕 어린이축제
왕송호수 일대에서 2007년 진행된 제3회 의왕 어린이축제의왕시청

농림부, 왕송호수를 위해 과연 무엇을 했나

이에 부곡동 주민자치위원들은 "수질이 악화되는 십수년 간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는 한 일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에 내놓은 용역 연구는 저수지를 적극 관리하지 않은 정부 부처인 농림부의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결과"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중간 발표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연구의 주체가 농림부 산하 농촌공사 소속이기 때문에 상급 기관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입장이 아니냐"고 강하게 따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왕송호수 수질 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을 수행한 농어촌연구원(원장 김연영)은 농림부 산하 한국농촌공사(사장 임수진)소속이고 저수지 시설물 관리 또한 한국농촌공사에서 책임진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배경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참석자 중 이동수 시의원은 "환경정책 기본법 제11조에 정부는 환경 악화의 예방 및 그 요인의 제거, 환경오염지역의 원상회복 의무가 있다"고 전제하고 "농림부는 전근대적 저수지 구조를 신형으로 개조 환경친화적으로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자치위는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에 대한 청원을 통해 호수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오염원 제거와 수질을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한 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관리대책 마련, 컨테이너기지 등 상류 쪽 사업장의 대형 저류조 설치 등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왕송호수에 설치될 예정인 조류탐사과학관 조감도
왕송호수에 설치될 예정인 조류탐사과학관 조감도 의왕시청

의왕시, 왕송호수 일대 '호수공원' 추진중

한편 왕송호수는 월암동과 초평동 일대의 109만㎡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로 의왕시는 오는 2010년까지 295억원을 들여 기존 자연학습공원을 확대하고 생태학습장, 조류관찰대, 수생식물학습장 등을 설치하는 등 이 일대를 호수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를위해 의왕시는 지난 2007년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성공사에 착수해 2009년 7월 착공한다는 계획으로 2006년 12월 1일 왕송호수공원 기본설계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오는 2011년 9월 개장한다는 일정까지 세워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6㎞의 순환도로와 5㎞ 길이의 자연탐방로가 마련되어 보행, 자전거, 인라인을 타고 호수 생태를 관찰하고 호수수변에는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는 국내 최대의 『조류탐사과학관』이 추진중이며 자연학습공원과 철도박물관, 왕송맑은물처리장과 연계된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왕송호수 주변 월암.초평동 일대 109만㎡ 면적에 다양한 주제별 공원을 마련할 계획으로 있다"며 "오는 2011년 이후에 이 일대는 호수공원으로 탈바꿈될 것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찾는 명소가 되도록 조성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왕송호수의 기막힌 사연을 전합니다
부곡동 주민자치위원회 카페(http://cafe.daum.net/beautifulbugok)에는 자치위가 전하는 '왕송호수의 기막힌 사연' 제목의 글이 올려져 있다. 이를 전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부곡동 주민들은 호숫가에 연꽃을 심고, 정기적으로 청소를 했고, 좋아하던 낚시도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농촌공사와 호수 주변의 대기업들은 모른체 하고 있습니다.

왕송호수는 날이 갈수록 시름시름 더 깊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미래의 주인공들을 위해 우리는 호수를 되살려야 합니다.

논밭에 뿌리는 고농도의 영양 많은 비료가 왕송호수로 흘러들고, 호수를 찌개국물처럼 걸죽하게 만들어 녹조를 일으킵니다. 정부(농림부)는 논밭에 뿌리는 비료와 농약이 빗물에 녹아 호수로 흘러드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호수 내 정화시설 설치)

의왕 컨테이너 기지(경인ICD)에는 저류조(여과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에서부터 묻어 들어오는 컨테이너 기지 내의 모든 먼지가 비만 내리면 고스란히, 왕송호수로 흘러드는 것입니다.

농림부, 철도공사, 경인ICD, 로템, 군포택지개발(주택공사)... 회사들은 죽어버린 호숫가의 물고기들에게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녹조썪는 냄새를 참고 살아 온 의왕 시민들에게도 사죄하고, 아름다운 호수를 보러 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갔던 국민 모두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왕 #왕송호수 #왕송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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