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도등대' 100회 생일상을 받다

1907년 우리나라 유인등대 중 9번째로 세워져

등록 2007.10.23 17:15수정 2007.10.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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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의 옹도 거기 100년된 등대가 있다. 옹도 섬 전경 ⓒ 안서순

▲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의 옹도 거기 100년된 등대가 있다. 옹도 섬 전경 ⓒ 안서순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에 딸린 사람이 살지 않는 1만7160㎡ 크기에 지나지 않는 조그만 섬 옹도.


23일 100여 명의 사람들이 이 섬을 찾아갔다. 이 섬 꼭대기(해발 80m)에 세워진 등대의 10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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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된 옹도 등대 23일 옹도등대100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안서순

▲ 100년 된 옹도 등대 23일 옹도등대100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안서순

안흥항에서 배를 타고 옹도를 가는 뱃길에는 줄곧 갈매기가 뒤따라 왔다. 가의도를 스치듯 지나 안흥항을 떠난 지 30여 분만에 닿은 옹도는 낯가림이 심했다. 파도가 일렁이며 배를 흔들어 접안이 쉽지 않았다. 이런 곳에 100년 전에 어떻게 저런 등대를 세웠나 싶다.


선착장에서 등대까지 오르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오르는 길옆으로 레일 한 가닥이 길게 산꼭대기까지 이어져 있다. 등대에 필요한 물품이나 등대수들의 생필품을 운반할 때 동력을 이용해 물건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동백이 섬 전체에 군락을 이루고 산등성이에는 천남성이, 섬찔레, 산벗나무가 자라고 있고 때마침 만개한 노란 들국화가 특유의 향을 내뿜으며 섬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태초에 이 섬이 생긴 이래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는 처음 있는 일일 게다. 등대가 오색천을 두르고 떡과 케이크가 차려진 생일상을 받아보는 호사를 누려 보기도 처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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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도등대 옹도등대는 바다의 길잡이 뿐만 아니라 기상관측소 역할까지 맡고 있고 현대 첨단정비를 갖추고 있다. ⓒ 안서순

▲ 옹도등대 옹도등대는 바다의 길잡이 뿐만 아니라 기상관측소 역할까지 맡고 있고 현대 첨단정비를 갖추고 있다. ⓒ 안서순

옹도 등대는 100년 전인 1907년 1월에 우리나라에서 유인등대로는 9번째로 세워졌다. 이 등대는 100년 동안 여러 차례의 보수와 증, 개축 공사를 거듭한 끝에 지금은 14m 높이의 팔각형 철근 콘크리트 등탑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등대는 처음 불을 밝힐 때는 석유를 사용했고 이후 백열등이 쓰였으나 이제는 40㎞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등대불빛을 볼 수 있는 광도 180만 칸델라(cd)에 달하는 메탈 할라이트 전구를 쓰고 있다.


게다가 인공위성의 전파정보를 받는 DGPS 시스템이라는 전천후 첨단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고 서산기상대의 위탁기상까지 맡고 있다.


현재 옹도 등대는 1994년 격렬비열도, 1998년에는 안도 등대가 원격조종 무인등대로 바뀌면서 충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유인등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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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도등대에서 내려다본 바다 옹도등대는 아름답다. 동백나무가 섬을 뒤덮고 노란 들국화가 진한 향기를 토해 냈다. ⓒ 안서순

▲ 옹도등대에서 내려다본 바다 옹도등대는 아름답다. 동백나무가 섬을 뒤덮고 노란 들국화가 진한 향기를 토해 냈다. ⓒ 안서순

이 등대에는 등대장과 등대수 2명 등 모두 3명이 보아도 보아도 바다뿐인 절해고도에서 낮에는 갈매기를 벗 삼고 밤에는 별을 헤이거나 밤바다에 떠있는 어선과 지나는 화물선의 불빛을 보며 바다의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옹도등대를 관리하는 한관희 대산지방해양청 청장은 "내년부터 2009년까지 2년동안 50억원을 들어 일반인들이 묵어가며 등대를 체험하는 '체험관'과 '휴식공간' 홍보관, 산책로 등을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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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에서 본 옹도등대 옹도등대를 관리하는 대산지방 해양청은 이 섬을 정비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안서순

▲ 앞쪽에서 본 옹도등대 옹도등대를 관리하는 대산지방 해양청은 이 섬을 정비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 안서순
#옹도등대 #옹도등대100년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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