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23일 한기총과 KNCC를 방문했다. 원론적 덕담이 오고갔지만 양 기관이 정 후보에게 던진 메시지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한기총은 사학법에 무게를 둔 반면 KNCC 측에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3시께 한기총을 먼저 방문한 정동영 후보에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어려운 경선 과정을 딛고 대선후보가 된 것에 축하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염려해 주셔서 어렵게 후보가 됐다"며 "(앞으로) 기도해 주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인권 뿐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세계 모델 국가로 도약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계층과 지역 분열 및 60년 분단의 대결 구도를 넘어서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의 복음과 사랑이 필요하다. 또, 한기총의 역할 특히 회장님이 많은 기여를 하시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정 후보 말에 이 목사는 교회 자랑을 늘어놨다. "세계 기독사에서 한국교회 만큼 짧은 기간 내 성장을 이룬 데가 없다. 교단마다 큰 교회는 모두 한국에 있다"
그는 또, 격동의 한국사에서 교회가 훌륭한 인물을 배출해 냈다며 화제를 사학법으로 이어갔다.
한기총 "사학법 신경 쓴 이유는 좋은 인물 배출해 내기 위해"
"일제시대 어려운 과정과 6․25 전쟁을 치르고, 군사독재시대를 거치며 교회는 좋은 인물들을 많이 배출해가며 큰 역할을 감당했다. 한국이 좋은 인재를 배출한 것은 교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진정 잘 되려고 한다면 좋은 인물 키우는 나라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교회가) 사학법에 신경 쓴 것은 좋은 학교를 만들어 좋은 인물을 배출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함께 배석한 김진표 정책위의장에게 "김진표 장로가 도와도 줬고, 속을 썩이기도 했다"며 "김진표 장로님 잘 좀 부탁드립니다. 획을 긋는 공을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획을 긋는 공이란 무늬만 남은 개방형이사제의 완전한 철폐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총에 이어 3시50분께 정 후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를 찾았다. KNCC 총무실에 들어선 정 후보에게 권오성 총무는 "무대도 마련되지 않고 배우도 없어 어떻게 공연하나 걱정했는데 틀이 만들어져 다행"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정 후보는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경선 과정에서 말썽이 있었지만 내부 통합이 이뤄지고 있어 지지자들도 서서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답했다.
KNCC "사회적 약자 위한 제도 마련해야"...정동영 "KNCC는 든든한 백"
권 총무가 이날 정 후보에게 강조한 점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다. 그는 "KNCC는 80여 년 역사 속에서 민주화와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둬 왔다"며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기울여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권 총무는 또, 앞으로 대선연대를 발족해 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구체적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공정선거 틀 마련 △적극적인 선거 참여 분위기 조성 △정책 검증이 권 총무가 정 후보에게 설명한 대선연대 활동 계획이다.
그는 "하나님 신앙에 비춰 볼 때 (대선후보들의) 정책이 올바른 것인지 검증 하겠다"며 "광주, 부산, 대전 등 지역별 모임을 통해 이런 정책 검증을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 후보는 "현재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KNCC의 희생과 헌신에 힘입은 바 크다"며 "통합신당과 KNCC의 지향목표점은 같다. KNCC를 든든한 백으로 생각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또, "국민들은 마음을 움직일 준비가 돼 있는데 우리의 간절함이 부족한 것 같다"며 "민주개혁 진영이 단단히 결속하고 간절하게 국민에게 호소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2007.10.23 18:03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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