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후후 불면서 마시듯 먹는 떡국은 추위에 언 몸을 녹이는데 그만입니다.
이효연
라면보다 끓이기 쉬우면서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떡국.
떡집이나 할인마트에서 떡국 떡을 사다가 냉동실에 보관해두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마음까지 든든합니다. 떡국을 끓이거나 떡볶이를 해먹어도 그만이고, 김치찌개나 부대찌개를 끓일 때 몇 개씩 넣어 먹는 재미도 꽤 쏠쏠하니까요.
떡국은 정말 별다른 재료 준비 없이 떡국 떡만 있으면 쉽게 끓일 수 있지요. 한마디로 라면 보다 쉽다고나 할까요? 라면은 잘못 끓이면 간을 더 보기도 힘들고 면발이 풀어지면 기껏 서비스하면서도 눈치를 봐야 하지만 떡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짜게 만들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자기 취향대로 간을 더해 먹을 수가 있고, 양이 혹 모자랄 경우 밥을 말아먹으면 푸짐하니 정말 만들기 쉬운 음식이랄 수밖에요. 그러나 한편 달리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 요리일 수도 있습니다.
요리책의 떡국 만드는 요령을 보면 정말 거창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사골국물을 내고 양지를 삶아서 건더기는 찢어 놓고 국물은 차게 식혀서 만들라는 대목을 보면 전혀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 같지가 않지요.
맘먹고 덤벼보려다가도 육수를 내기도 전에 풀썩 주저앉을지도 모르는 일일 겁니다. 그러나 씩씩하게 그리고 생각을 바꿔 자신 있게 떡국 떡을 물에 풍덩 담가 일단 불리고 볼 일이에요. 결코 걱정할 일은 아니란 얘기죠.
사골이 없어도, 양지머리 고기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쇠고기 저렴한 부위로 조금만 있으면 되고요. 아니 그도 없으면 다시다 좀 풀어서 국물 만든다고 세상이 뒤집힐 일도 아니지요.
요즘 한우 값이 워낙 비싼 데다가 또 정말 한우인지 믿을 수도 없어서 저는 그냥 호주산 수입육이나 국내산 육우를 자주 사서 애용하고 있는데 가격에 비해서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해서 대만족입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는 부위는 불고기용 목심 부위, 그리고 간 고기, 국거리용 등입니다. 양지나 사골로 국물을 내면 깊고 담백한 맛이 있겠지만 번번이 그러기에는 가격도 만만치 않고 또 국물을 따로 내서 만들기가 번거롭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떡국은 쇠고기와 약간의 물, 그리고 국간장만 있으면 맛을 낼 수 있는 정말이지 알아두면 요긴한, 사랑받는 메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