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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하나] 옷 파는 젊은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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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이색 난전 풍경 5천원부터 원하는 가격의 멋진 가을 옷들이 있어요. ⓒ 송유미
▲ 우리 동네 이색 난전 풍경 5천원부터 원하는 가격의 멋진 가을 옷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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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원이면 멋쟁이 소리 들어요. "나 한테 어울리겠나" ⓒ 송유미
▲ 만원이면 멋쟁이 소리 들어요. "나 한테 어울리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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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아가씨가 며칠마다 한 번씩 우리 동네(부산 해운대구 좌동)에 온답니다. 미니 승합차를 끌고 와서 옷들을 승합차에 진열하면 시장을 가는 아줌마들, 길을 지나다니는 아줌마들이 빙 둘러 섭니다. 10분도 안 되어 옷이 다 팔립니다. 아가씨는 차를 몰고 '휑'하니 떠난답니다.
멋진 옷을 사 입고 다니는 아줌마들을 보고 "어디서 샀어?", "1만원 줬어", "5천원 줬어", "어머 싸네", 이렇게 입소문이 나서, 이제 동네 주민들은 아가씨가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이 아가씨의 미니 승합차는 우리 동네 단골 옷 가게나 다름없습니다.
백화점이 있는 곳까지 차를 몰고 가든지 마을버스 타야 하는데, 그러면 기름값과 차비 들고, 아무리 싼 옷을 산다고 해도 아가씨에게 사는 것보다 싸지 않습니다. 아가씨에게 1만원짜리 옷을 사서 입으면 예쁘다고 주변에서 난리입니다. 정말 아이디어가 괜찮은 거 같습니다. 싸게 팔고 다시 또 물건 마련해서 다시 다른 동네 가서 팔고, 재고가 없다고 하네요.
[풍경 둘] 채소 파시는 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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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할머니 난전 "여기서 안 사?" ⓒ 송유미
▲ 우리 동네 할머니 난전 "여기서 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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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 난전에는 새들도 놀러와요. 한 할머니는 '끄떡' 졸고요. ⓒ 송유미
▲ 할머니들 난전에는 새들도 놀러와요. 한 할머니는 '끄떡' 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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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할머니와 또 한 할머니는 길에서 채소 장사를 하십니다. 한분은 늘 따뜻한 가을볕에 졸고, 또 한분은 졸고 있는 듯해도 옆의 용달 채소 장수에게 채소를 사는 한 이웃 아줌마를 실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한마디 한답니다. "우리 거는 안 사?"
비둘기들은 할머니들이 던져 놓은 채소 찌꺼기를 얻어먹기 위해 오후쯤이면 몰려듭니다. 어떤 새는 할머니가 장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와서 기다리곤 합니다. 한번 할머니에게서 얻어먹은 먹이 맛을 잊지 못해 새들은 할머니가 자리를 뜰 때까지 좌판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나는 어쩌다가 상추 한단 사드리지만, 정말 저녁에 먹으려고 상추 잎을 씻다보면 좀 허망하기도 합니다. 먹을 거 보다 버릴 게 더 많으니까요. 그래도 왠지 흐뭇합니다.
[풍경 셋] 군밤 장수 할머니와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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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강아지와 군밤 파는 할머니 "이리 와라. 어디 자꾸 가?" ⓒ 송유미
▲ 늘 강아지와 군밤 파는 할머니 "이리 와라. 어디 자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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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밤 파는 할머니 따라 나오는 방울이 10살이 넘었답니다. ⓒ 송유미
▲ 군밤 파는 할머니 따라 나오는 방울이 10살이 넘었답니다.
ⓒ 송유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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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 장수 할머니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은 방울입니다. 이 방울이는 이제 10살이 넘었습니다. 군밤 장수 할머니는 늘 우리 동네 큰 도로에서 들어오는 버스가 많이 다니는 길목에서 군밤을 구운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늘 방울이와 나와서 군밤을 팝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불어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늘 항상 말입니다. 할머니가 안 나오는 날은 거의 없지만, 방울이가 아파서 할머니가 혼자 나오는 날은 있습니다.
나는 가끔 군밤을 삽니다. 군밤을 먹기 위해서보다 방울이와 이야기하기 위해서랍니다. 따뜻한 군밤보다 더 훈훈한 할머니와 방울이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보기만 해도 이렇게 훈훈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우리 동네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내 주위의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정말 보석보다 값지답니다.
2007.10.28 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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