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는 도심 한 복판에 있는 창원광장을 개발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청 홈페이지에서 창원광장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
윤성효
경남 창원시가 둘레 664m에 면적 3만5089㎡(1만617평)인 창원광장을 개발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경․시민단체는 이번 여론조사가 지하 주차장 내지 대형 구조물 건설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라면 반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2월 신설된 창원시 도시디자인과는 8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여론조사기관인 경남리서치에 창원광장 개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여론조사 대상은 1000여명이다.
창원광장은 1974년 국가산업단지개발 계획에 따라 창원시가 건설되면서 중앙광로의 로터리로 조성되었다. 창원시청 앞에 있는 이 광장은 1980년 4월 시청이 문을 열면서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곳에서는 창원야철축제 전야제 등 각종 행사뿐만 아니라 대규모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31일 경남리서치로부터 전화를 받은 2명의 시민은 “창원광장을 개발하는데 찬성하는지 여부를 물었다. 현재의 형태가 아닌, 개발하는 것을 전제로 묻는 질문이었다”면서 “개발하지 말고 지금 그대로 두는 게 좋다고 답변했지만, 광장 개발을 염두에 두고 여론조사를 하는 것 같아 그 진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청 관계자는 “지금 창원광장은 바깥에 도로가 있다 보니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좀 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여론조사를 벌이게 되었다”면서 “광장을 영원히 이대로 둘 수 없는 것 아니냐. 시대가 바뀐다면 광장도 바꾸어야 하는데, 여러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지하 주차장 건설 차원이냐”는 질문에, 창원시청 다른 관계자는 “그런 계획은 없다. 백지 상태에서 조사한다. 세계적인 광장으로 만들기 위해, 이대로 둘 것인지 파리 에펠탑 같은 구조물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는 경계하는 시선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창원광장을 개발하지 말고 그대로 두자는 의견이 높다.
임희자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한때 창원광장의 지하를 주차장으로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반대다”면서 “갑자기 여론조사를 왜 하는지 의문이다. 나무가 있든 없든 도심 안에 흙으로 된 녹지공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여론조사를 하려면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그것도 왜 막연한 내용으로 하는지 의도가 의심된다”면서 “어떤 경우든 창원광장은 지금의 그대로 두어야 한다. 교통 등의 이유로 개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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