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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비서실에 대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장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공직자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공격했으나 문 실장은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속마음을 밝힌 것이기 때문에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비서실장은 한나라당의 첫 질문자인 심재철 의원이 "비서질장은 솔직히 정동영 후보의 당선을 바라지 않느냐"고 묻자,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고 답했다.

심 의원은 다시 "그러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문실장은 "질문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피해나갔다.

심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동영 후보의 당선과 이명박 후보의 낙선을 바라는 견해를 표명해도 되느냐, '이런 자리에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면서 "비서실장의 그런 발언이 정부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비판했다.

문 실장은 "저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말한 적 없고, 정 후보 부분에 대해서는 제 속마음을 물은 것인데 그렇게 말하려면 왜 물은 것이냐"면서 "과거에는 대통령 연임제였을 때는 현직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했지만, 그것도 선거중립과는 다른 것"이라고 맞섰다.

"비서실장이 정동영 당선 바란다니" - "그럴 거면 왜 물었냐"

심 의원의 이같은 '유인'은, BBK 의혹 사건의 김경준씨 송환 문제를 청와대와 연결시키려는 포석이었다.

심 의원은 "정동영 후보가 당선되려면,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해 한나라당은 분열하고, 문국현 후보는 탈락하거나 정 후보에게 통합돼야 할 것"이라면서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위해 청와대가 모종의 역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말이 있다"고 '도발'했다.

문 실장은 즉각 "모종이니 공작이나 하는 소리 그만 하자, 지겹지도 않느냐"면서 "의원님도 그런 말 안 믿을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김경준이 왜 갑자기 들어오는지, 일반인들은 이해 못 한다, 음모·공작 이런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문 실장은 다시 "걸핏하면 '음모·공작' 이렇게 말하니까, 일반국민들도 배후에 그런 게 있다고 믿는 것"이라면서 "미국 국무부도 공작한다는 건가. 이제는 그런 말씀 그만 하자"고 재차 맞받았다.

심 의원은 다시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는 것은 선거중립 의무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참여정부의 중대정책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해명하고 반박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도 문 실장의 '정 후보 당선을 바란다'는 발언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선거중립에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정회 때 다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조기 송환이 정 후보에 유리한가"고 묻자, 문 실장은 "그걸 누가 알겠느냐"고 답해 국감장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경준 송환은 '이회창 출마' 노린 청와대 음모?... "의원님도 안 믿지 않냐"

문 실장은 심 의원과 최인기 민주당 의원의 변양균 전 실장과 정윤재 전 비서관 사건 비판에 대해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 되지 않았지만 많은 물의 있었다, 정말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면서 "저희의 대통령 보좌에 책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민주신당의 선병렬 의원은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전해철 민정수석과 박남춘 인사수석의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선 의원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 발표 이후 공직자 복무기강 등의 문제가 오늘 국감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기 때문에 전해철 민정수석과 박남춘 인사수석은 출석해야 한다"면서 "민정수석은 민주평통 회의에 대통령 수행 때문에 인사수석은 인사관련 회의와 대통령 보고 때문이라는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는데, 이걸 하루 종일 하는 것이냐"고 의사진행발언을 했다.

한나라당의 심재철 의원도 '기자실 통폐합'문제와 관련해 실무를 맡은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출석을 요구했다.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각자 업무가 있으니 비서실장인 제가 감당해 보겠다"고 답했으나, 김효석 위원장은 "하루 내내 불출석은 마땅하지 않다"면서 "양당간사 협의해서 업무시간에 중첩되지 않는 범위에서 출석하도록 해달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