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날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성하훈
▲ 학생의 날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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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를 통해 나온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단순히 불만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닌 제도적 문제를 개선해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절규의 목소리였다.
그래서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은 각 정당과 대선캠프에 공문과 전화연락을 통해 정책담당자의 참석을 요청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필요한 정책을 입안해 주기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치권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정당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각 정당의 청소년 정책에 청소년의 직접적인 목소리는 의미가 없는 듯 청소년들의 간곡한 요청이 철저히 무시당한 것이다.
행사 준비를 담당한 김종민씨는 "두 차례에 걸쳐 각 당 사무처와 대선 캠프로 연락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막판까지 참석을 부탁했지만 한 군데도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거권이 없는 학생들의 외침은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만약 정당들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누가 되든 청소년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를 귀담아듣는 정당은 진보정당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주최 측에 의하면 각 정당에서 밝힌 불참사유는 각양각색이었다. 우선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은 "담당하는 분의 일정이 안 된다"며 불참의사를 밝혀왔고, 이명박 후보의 한나라당은 "담당하시는 분이 의원들에게 이야기했는데 국감 때문에 어렵다, 그리고 정책위 차원에서 대응해야지 실무자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정동영 후보의 통합신당은 "정책 발표 때만 참석하면 안 되냐"고 문의해 왔으나 "시작부터 와서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요청하자 "이명박 후보 쪽에서 오느냐"만 확인한 후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이인제 후보의 민주당은 담당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국가의 중요한 미래인 청소년 정책에 대한 각 정당의 현실은 '담당자가 누군지 모르고, 담당하는 분의 일정이 바쁜데다, 상대 후보 쪽 참석 여부가 더 관심' 일 뿐이었다.
학생들은 이날 유일하게 참석한 민주노동당의 청소년 정책에 대해서도 일방적 지지보다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노동당 청소년 위원회 구정인 위원장의 정책발표가 있은 후 질의 응답시간에 학생들은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의 법제화가 될 경우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가" "민주노동당의 정책이 (지금 현실에서)실현될 가능성이 있는가?" "체벌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가?" 등 핵심적인 사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정치권의 무관심에 대해 배화여고 2학년 황혜정 학생은 "이전과 비교해 아무런 변화없는 교육 현실에 정치권이 무관심한 것 같다"며 "학생들의 주장을 제대로 듣지 않으려는 정당들의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일관성 없는 입시제도 및 학력차별 해소돼야
한편, 이날 발표된 ‘청소년 2000명에게 물었습니다 - 나는 이런 대통령을 요구한다‘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은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청소년 문제로는 ▲자주 바뀌는 입시문제 ▲과도한 사교육 열풍 ▲두발 및 용의 복장 규제 등을 꼽았고, 사회문제로는 ▲학력차별 ▲청년실업문제 ▲빈부격차 해소 등을 지목했다.
특히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과 사교육 대한 불안감은 청년실업 및 빈부격차 등과 연관돼 있어 사회의 양극화 구조에 학생들이 갖는 우려가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번 설문조사는 고척고, 배화여고, 광명북중 등 수도권 지역 10여개 학교 2208명의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각 학교 학생회의 협조를 통해 이뤄졌으며, 사회문제와 청소년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을 제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조사로 평가된다.
학생들은 "2008년 입시제도가 2007년 5월에 확정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교육정책에 큰 압박을 받고 있음을 나타냈고, "사교육이 과외를 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 간의 성적차이와 빈부격차까지 드러낸다"며 크게 우려했다. 또한, 경쟁적 입시교육과 열악한 학교환경도 새 대통령이 바꿔주기를 요청했다.
사회문제 해결 1순위로 꼽은 학력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대학을 안 나오면 취직도 못 하고 시집도 못 간다고 한다. 이러니 학력위조가 발생하는 것이다"며, 입시 부담감의 근본적 원인은 사회구조에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대학등록금 및 교통비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아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오는 11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2007 청소년 행동의 날' 행사를 열어 청소년들의 요구사항을 다시한번 대외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학생의 날을 축하하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걸어놓은 펼침막성하훈
▲ 학생의 날을 축하하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걸어놓은 펼침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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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 (http://www.heemang21.net/)
2007.11.05 09:54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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