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가!

"너무도 안타까운 소방관들의 순직, 소방 안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할 터"

등록 2007.11.14 09:28수정 2007.11.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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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광주소방안전본부 정보통신팀 이천택(46) 소방령 광주소방안전본부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광주소방안전본부 정보통신팀 이천택(46) 소방령 광주소방안전본부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 채종진


화재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에 깔려 큰 부상을 입고 절친한 동료까지 잃었던 이 소방령은 후유증을 뒤로하고 업무에 복귀 충실한 업무수행의 공로로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영광을 빛낸 또 한사람, 백수 논산리가 고향인 광주소방안전본부 정보통신
팀 이천택(46) 소방령을 만났다.

언제 폭발하거나 무너질지 모르는 검은 연기 가득한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야 하는 게 대한민국 모든 소방관들의 사명이다.

지난 1997년 광주 서림초교 합숙소에서 일어난 불로 합숙소에서 잠을 자던 초등학생 2명과 소방관 1명이 숨졌다. 당시 이천택 소방령은 북부소방서 장비계장으로 근무하면서 동료와 함께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체육관에 고립된 다수의 어린 선수들을 구조했으나 이 소방령은 무너져 내린 합숙소 건물 더미에 깔려 전신골절, 화상 등 크게 다쳤으며 같이 진화 작업을 하던 동료 공천식 소방관은 현장에서 숨졌다.

두암동 레스토랑 화재에서도 화염에 싸인 옥내로 진입, 질식 전 종업원과 손님 9명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줄였다. 이 외에도 1000여회의 크고 작은 화재현장 출동 및 상황지휘로 화재로부터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했다. 또한 소방장비 확충 및 소방력 보강 추진, 소방행정서비스 확대를 위한 예산확보, 재래시장 현대화 기여, 월동 소방안전대책 추진, ‘지진의 이해와 대처요령’책자 발행․배포 등은 이 소방령의 공적사항의 기록 중 일부이다.

이 소방령은 사고 후유증으로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진 뒤에도 꾸준한 건강관리로 업무에 복귀, 충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년 넘게 소방 행정과 예방에 힘써온 공로로 ‘소방의 날’ 대통령 표창의 영예를 얻게 됐다.

하지만 수상의 기쁨보다는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같이 화재 진압을 했던 동료는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데 난 이렇게 간부가 되고 표창도 받게 되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 시간에도 많은 소방관들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해마다 끊이지 않는 소방관들의 순직 소식은 너무 안타깝다”는 이 소방령은 “소방관들의 생명을 담보하는 것은 동료와 장비뿐”이라며 업무 중에도 틈틈이 공부해 최근에는 전남대 행정대학원에서 ‘소방 재정 확충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는 등 소방 안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 소방령은 1961년 영광군 백수읍 논산리에서 태어나 고향에서는 백수동초등, 해룡중학교를 졸업했으며 86년 여천소방서를 첫 근무로 93년 소방간부7기 임용을 거쳐 20여년을 소방업무에 몸담고 있다. 88년 부인 장은숙(44)씨와 결혼해 1남2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이 소방령은 매주 휴일이면 고향을 찾아 노부(老父)를 돌보는 등 지극한 효성으로도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영광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광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방령 #영광군 #이천택 #광주소방안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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