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여, 고이 가소서"... 정해진씨 장례식 치러져

[현장] "형, 등떠민 것 같아서 우리가 미안해요"

등록 2007.11.14 16:04수정 2007.11.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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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원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에 대해 항의하다 분신하신 정해진씨의 운구가 정씨가 일했던 인천 청천동 소재 영진전업 앞에 도착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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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씨의 유족들이 정씨가 분신한 자리에 놓여 있는 국화를 보며 통곡하고 있다. ⓒ 한만송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분신한 인천 전기원인 정해진씨 장례식이 14일  노동자 장으로 치러졌다.

정씨는 10월 27일 오후 2시경 인천 청천동 영진전업 파업현장에서 "전기원의 파업은 정당하다, 단체협약 체결하고, 유해성(사장)을 구속하라"며 분신했다.

이날 오전 8시 성심병원에서 발인을 마치고 9시에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영결식이 진행됐다. 낮 12시에 고인의 시신은 정씨가 근무했던 인천 부평 소재 영진전업 앞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열린 노제에서 나상준 인천 전기원 조합원은 추모사를 통해 "형 마음 알아주지 못하고 우리가 등 떠민 거 같아 미안해요, 하늘나라에서 이 더러운 세상 다 잊고 편하고 행복하게 살아"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전기원들이 일하는 배전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기 좋은 현장이 되도록 열심히 싸워서 만들께"라고 다짐을 보였다.

조사에 나선 원학운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지금 노동자들이 업종별·직책별로, 정규직·비정규직으로, 지식인·현장으로 나뉘어 따로 놀지 않느냐"며 "정해진 열사가 '단결하라'고 외치며 우리를 다시 일깨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은 "정 동지를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은 27개 배전업체 하도급을 주고서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한국전력과 제대로 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고 사업주 편에 서있던 노동청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노제는 오후 1시 경에 끝나고 운구는 전태일 열사가 안치된 마석 모란 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한국전력 27개 협력업체들과 인천 건설노조 전기원분과는 10일 ▲노동조합 인정 ▲주44시간 노동 및 토요 격주 휴무제 실시 ▲근로기준법 내용 명시 등이 담긴 단체협약과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또한 노사 양측은 파업 참가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과 차별금지와 파업 기간 발생한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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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씨의 운구가 도착한 인천 청천동 영진전업 앞에서 노제가 거행됐다. ⓒ 한만송


#정해진 #건설노조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영진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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