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여!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한 군의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있다.
강기희
[군의원들의 연봉] 54% 대폭 인상... 자체 발의 조례 단 1건소설가가 사는 정선 지역의 군의원들은 올해 연 2976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언뜻보면 자리에 비해 적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들은 다들 회사 하나씩은 운영하는 지역의 부자들이다. 더불어 이들이 하는 일을 지켜 보노라면 무보수 명예직이라 해도 억울하지 않을 정도이다.
당시 결정된 연봉은 강원도 지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이었다. 첫번째와의 금액이 12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으니 두번째라고 서러워할 연봉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군의원들은 연봉이 적다며 궁시렁거렸다.
한 해 80일 정도 군의회에 출근하면서 그 정도 받는 것이 적다면 매일 출근하여 등골 빠지게 일하고도 연봉 1500만원이 되지 않는 비정규직은 어찌 살아야 할까. 군의원들은 출장비는 물론이고 여비에다 비행기삯까지 세금으로 지불한다.
하지만 소설가는 두 발로 걸어다니거나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취재를 다니고 시민단체 활동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활동하는 이들을 반대 세력으로 몰아 비난까지 한다. 이런 불공평함이란.
지난 2006년 5월,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역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선군의회 의원들은 '후배의원들을 위해서'라는 조폭과도 같은 논리로 조례를 당당하게 통과시켰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07년 11월. 군의회 의정비심의위원회는 군의원 연봉을 4596만원으로 결정했다. 전년도에 비해 54.43% 인상된 금액으로, 물가가 이렇게 오르면 나라 말아 먹었다며 폭동이 일어날 정도의 인상폭이다.
정선군의회 군의원 인상 연봉액 4596만원은 이번에도 강원도 지역에서 두번째를 차지했다. 역시 전통은 무섭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문제는 의정비심의위원회의 불법성 문제다.
정선군의정비심의위원회(위원장 김극성)는 지방자치법에 명시한 '공청회, 여론조사, 주민소득수준, 공무원인상률, 재정자립도, 의정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라는 규정을 깡그리 무시했다. 이들은 심의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군민들의 요구도 거부했다. 동네 반상회보다도 못한 심의위원회. 이들에게도 세금이 지불되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그러한 규정들을 지켰다면 군의원들의 연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떨어져야 할 것이 분명했다. 법을 무시한 심의위원회의 연봉 결정에 대해 정선군의회 군의원들은 곁으로는 태연한 척,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군민은 하루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 이들은 일년 먹고 살 것을 논한다. 이런 이들이 군의원 할 자격 있나?
정선지역 시민단체는 '의정비 인상 저지를 위한 정선군민 긴급행동'을 구성해 군의회에 연봉 인상안을 거부해 줄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정선군의회는 군민들의 요구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에 대해 '긴급행동'은 여론을 무시하는 군의회의 행동에 대해 강도높은 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