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똑똑한' 사람들이 쓰는 말

[우리 말에 마음쓰기 145] ‘엘리트’와 ‘똑똑이’

등록 2007.11.19 13:26수정 2007.11.19 13:28
0
원고료로 응원

… 민족 이름을 권유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엘리트들이다. 아이들은 이미 그들의 얄팍한 정의감을 간파하고 있다 … <신숙옥-재일조선인의 가슴속>(십년후, 2003) 58쪽

 

“민족 이름을 권유(勸誘)하는”은 “제 겨레 이름을 쓰라 하는”으로 손보면 좋습니다. ‘대부분(大部分)’보다는 ‘거의 모두’로 쓰면 좋고, ‘간파(看破)하고’는 ‘꿰뚫고’가 한결 낫습니다. ‘사회적으로’라 할 것 없이 ‘사회에서’라 하거나 아예 덜어내면 좋아요.

 

 ┌ 엘리트(프elite) :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사람. 또는
 │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 ‘우수’, ‘정예’로 순화
 │   - 엘리트 코스를 밟다 / 엘리트를 육성하다
 │
 ├ 안정된 생활을 하는 엘리트들이다
 │→ 걱정없이 사는 잘난 분들이다
 │→ 먹고살 걱정이 없는 훌륭한 분들이다
 │→ 살림이 넉넉한 잘나신 분들이다
 │→ 잘먹고 잘사는 분들이다
 └ …

 

아이들이 똑같이 맞춰서 입어야 하는 학교옷 가운데 ‘엘리트 학생복’이 있습니다. 이 나라 제도권 교육은 아이들을 ‘엘리트’로 키우는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엘리트’들은 학교를 마친 뒤 무슨 일을 어디에서 할까요. 머나먼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엘리트’가 태어나고 자라고 살다가 죽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그 수많은 엘리트들이 우리나라를 훌륭히 가꾸고 보듬어 주었는가요.

 

 ┌ 훌륭한 사람
 └ 잘난 사람

 

먹고사는 걱정은 하나도 없이 입으로만 ‘좋다고 할 만한’ 말을 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을 흔히 ‘지식인’이라고 하지만 지식인 가운데에는 먹고살기 어려운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엘리트’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 가운데에는 먹고살기 어려운 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마 지식인들은 언젠가는 ‘엘리트 되기’를 꿈꿀지 모르겠어요.

 

 ┌ 똑똑이
 └ 헛똑똑이 / 겉똑똑이 - 참똑똑이 / 속똑똑이

 

재주가 빼어나고 솜씨가 훌륭하며 아는 것이 많다면 ‘똑똑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똑똑한 자기 재주와 솜씨를 두루 펼쳐 보이지 않거나 자기 뱃속만 채우는 데 쓰는 사람이라면 ‘헛똑똑이’나 ‘겉똑똑이’라 할 수 있을까요. 자기 재주와 솜씨를 입에 발린 말로만 읊지 않고 이웃을 헤아리면서 펼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참똑똑이’나 ‘속똑똑이’라 할 수 있을까요.

 

 ┌ 일꾼
 └ 참일꾼 - 거짓일꾼

 

문득, 똑똑하거나 잘난 사람들보다 그저 자기 자리를 곧게 지키면서 땀흘려 애쓸 줄 아는 ‘일꾼’만 되면 넉넉하다고, 우리 스스로 ‘일꾼’으로 살아가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남 위에 올라서서 등쳐먹는 ‘거짓일꾼’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함께 살아갈 좋은 세상을 꿈꾸는 ‘참일꾼’으로 자기 삶을 다스려야겠지요.

 

참된 일꾼, 참일꾼이라면 일할 때뿐 아니라 놀 때에도 걸판지고 신나게 놀 테니 ‘놀이꾼’도 되겠지요.

덧붙이는 글 |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에 나들이 오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2007.11.19 13:2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인터넷방 <함께살기 http://hbooks.cyworld.com>에 나들이 오시면 여러 가지 우리 말 이야기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말 #우리말 #우리 말에 마음쓰기 #엘리트 #똑똑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