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황등초교 '농촌학교라서 행복해요'

'학부모 교육통신'과 '영어마을 체험교실' 운영

등록 2007.11.22 10:22수정 2007.1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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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학교라서 행복해요 ⓒ 오명관


지난 10월에 개교 80주년을 맞이한 익산 황등초등학교(전북 익산시 황등면 소재)에 특별한 것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봤다.

학부모라면 누구나 받아 봤을 '가정통신문'. 그러나 특별한 것도 없고 단지 학교 홍보나 학생들의 근황이나 알려주는 천편일률적이고 형식적인 게 사실.

그런데 이곳 황등초교(교장 노대식)는 어찌된 일인지 '가정통신문'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어 화제다.

'가정통신문'이라는 말 대신 '학부모 교육통신'이라는 제목으로 A4용지 4면으로 발행하는데 한마디로 '학부모에게 드리는 사랑의 편지'인 셈이다.

a 학부모 교육통신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통신문

학부모 교육통신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통신문 ⓒ 오명관


a 노대식 교장 익산 황등초교 자랑에 끝이 없다.

노대식 교장 익산 황등초교 자랑에 끝이 없다. ⓒ 오명관

노대식 교장은 "교육은 마치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는 일과 같은데 하염없이 물을 부어도 시루 밑으로 속절없이 빠지는 물을 보면 콩나물이 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하지만 어느새 다 자란 콩나물을 보면 참 신기하듯 아이들에게도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다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큰 재목이 될 것이다"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먼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부모교육'을 실시하는데 노 교장 자신은 물론이고 일선에서 물러난 교장 선생님들을 초빙해 자녀교육에 관한 강연을 펼친 것.

이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러나 농촌도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짬을 내 학교를 찾는 부모들이 적어 교육하기 어려웠던 중 대안으로 생각했던 것이 바로 '학부모 교육통신'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용은 주로 무엇이길래 그렇게 사랑을 받고 화제가 됐을까?


잠시 살펴보니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초보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학교생활 적응 법, 논술 광풍에 흔들리지 않는 현명한 논술 지도법, 성장 단계별 육아법, 알찬 방학을 꾸려 가는 법, 한자 교육과 영어 교육의 효율적 지도법 등 자녀 교육에서 놓쳐서는 안 될 다양한 정보와 노하우가 학부모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큰 비결이었다.

a 학부모님들께 노대식 교장이 직접 작성한 내용을 통신문에 실어 보낸다.

학부모님들께 노대식 교장이 직접 작성한 내용을 통신문에 실어 보낸다. ⓒ 오명관


그런데 비단 이것뿐이 아니었다.

취재 중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농촌학교에서는 보기 드물게 '영어마을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어 취재에 나섰고 그곳에 찾아가 보니 마치 외국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a 공항 부스 영어마을 체험의 시작을 알리는 공항. 이곳에서 탑승수속을 밟고 게이트를 통해 들어가면 모형 비행기로 탑승하게 된다.

공항 부스 영어마을 체험의 시작을 알리는 공항. 이곳에서 탑승수속을 밟고 게이트를 통해 들어가면 모형 비행기로 탑승하게 된다. ⓒ 오명관


먼저 공항부터 시작해 비행기 탑승, 병원, 레스토랑, 경찰서, 우체국, 마켓, 가정집 등 일상에서 필요한 공공장소 등을 만들어 모든 것을 영어로 대화하는 실생활 영어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지난 해 3월에는 전라북도 교육청 지정 국어과 연구학교로 선정되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7년 2월에는 학교 경영부문에서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 표창장을 수상한 공신력 있는 학교다.

특히 이 달 2일에 실시한 '2007 초등학생 독서 논술대회'에서 이 학교에 재학 중인 6학년 학생이 각각 대상과 장려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인성교육과 아울러 독서 교육에 중점을 두어 1만 여 권이 넘는 도서를 보유한 도서실 운영함으로 학생들의 열독율을 높이고 다양한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있었기에 가능했다.

a 영어마을 체험교실 각 부스마다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영어로 대화하도록 했다.

영어마을 체험교실 각 부스마다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영어로 대화하도록 했다. ⓒ 오명관


노 교장은 "학부모 교육통신을 통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고 학교와 더욱 원활한 관계를 이어가는 학부모님들을 볼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학부모 교육통신이 냉장고 한 구석을 차지하고 한 줄이라도 읽혀진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이 일은 제가 퇴직하는 마지막 날까지 계속 할 임무다"며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영어마을 체험교실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외국인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국제적인 인물로 성장해 대한민국에서 원하는 참일꾼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덧붙였다.

획기적인 학교 운영과 뛰어난 면학 분위기를 자랑하는 '익산황등초등학교'의 기세에 농촌학교로의 '역입학'도 가능한 때가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조심스레 점쳐본다.

덧붙이는 글 |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에도 송고했습니다.
#황등초교 #노대식교장 #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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