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총장 출신인 권정호 경남 도교육감 후보.
권정호 퇴임 기념문집에서
권정호(65) 경남교육감 선거 후보는 진주교대 재직시 하나의 논문을 부교수와 교수 승진 때 이중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교수 승진심사 대상 기간 '이전'에 쓰고 이미 발표했던 논문을 5년 뒤 제목만 바꾸어 다른 학술지에 발표한 뒤 교수임용 때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권 후보는 1987년 <'산'의 기호학적 구조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을 진주교대 논문집(제31집)에 실었다. 권 후보는 5년 뒤인 1992년 <현실도피의 서정적 미학>이란 제목의 논문을 한국국어교육연구회 학술지에 게재했다.
권 후보는 1989년 부교수 승진 당시 박사학위(성균관대) 논문(이효석 소설 연구)을 제출했고, 1994년 교수 승진 당시에는 <국가와 교수․학습방법의 적용 실태>(진주교대 초등교육연구소 1집)와 함께 <현실도피의 서정적 미학>을 제출했다.
교원연구실적심사는 교수일 경우 부교수 임용 뒤부터 5년간의 연구 실적을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 권 후보가 교수 승진 당시 제출한 논문 1편(현실도피의 서정적 미학)은 엄격히 말해 부교수로 임용된 뒤에 연구한 논문이 아니다. 이미 부교수 임용 이전인 1987년 발표되었던 논문이다.
권 후보가 5년 전에 이미 발표한 논문을 1992년 다른 학술지에 제목만 바꿔 발표한 것은 교수 승진 심사 자료로 제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 후보와 캠프 측은 지난 25일 같은 논문을 부교수와 교수 승진 심사 때 이중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가 하루 뒤인 26일 "이중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5일 <오마이뉴스> 취재 당시 "같은 논문을 제목만 바꿔 부교수와 교수 승진 심사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권 후보 측은 "현재의 연구 풍토는 세밀한데 당시에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고, 하나의 관행이었다"면서 "논문을 승진에 이중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한다, 지금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날 권 후보 측은 언론사에 보낸 해명서에서 "당시 사회민주화의 진통 가운데 대학사회가 휩쓸리면서 연구에만 전념 못할 상황이 돼 89년 부교수 승진, 94년 교수 승진에 같이 연구실적을 사용한 잘못이 있다"면서 "대학사회의 관행을 떠나 분명 본인이 잘못 처신한 것인 만큼 교육감 이전에 한 학자로서 어떠한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6일 권 후보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25일 (해명서는) 저를 아끼는 몇몇 제자들이 급히 입장 표명에 관한 자료를 기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가 다른 일정 때문에 미처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 우선 급하게 처리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두 논문이 제목만 다르고 내용이 똑같은 논문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맞는 말이다"면서 "그러나 전혀 문제될 내용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 논문 제출을 위해 여러 편의 소논문을 준비하였다. '기호학적 분석' 1편, '구조적 분석' 2편이다"며 "그 중 기호학적 분석 1편을 먼저 교내 학술지에 싣게 되었고, 당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한동안 묻혀져 있다가 이 논문이 이렇게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워 1992년 한국국어교육연구회에 기고했다"고 설명.
이어 그는 "제목이 바뀐 것은 전국 학술지에 내면서 논문의 핵심을 도출하여 알기 쉽게 주제를 설정하고자 대주제만 일부 수정한 것이고, 부제는 그대로 사용하였다"면서 "교내 논문집과 전국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교수 승진심사시에 한번 밖에 제출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1신] 25일 오후 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