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예술이 만났다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

등록 2007.11.29 10:12수정 2007.11.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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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도시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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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도시 광주 광주광역시 동구 예술의 거리. 문화도시 조성 사업이 추진되기 전, 한 시민이 예술의 거리에 있는 돌기둥에 미래 광주의 모습을 글로 썼다. ⓒ 김영대


일상과 예술이 만났다. 그리고 그것이 시장이란 형태의 공간에 펼쳐진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저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것을 표현할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공간을 만들어 준 곳이 프리마켓이었습니다. 여러분들 중 누구든 이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 공연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준혁이와 명길이'라는 팀의 명준혁군이 한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 행위들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는가? 준혁군의 일상에서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 여기에 그 해답이 있다.

"노래를 만들어서 어떻게 해보겠다. 그런 생각은 전혀 없고, 그냥 일상 생활에서 노래를 즐긴다." 

준혁군은, 도자를 빚거나 목걸이나 귀걸이 등 악세사리를 만들어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그 행위가, 자신이 음악을 하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 한다.

"단지 표현 수단이 다를 뿐이다.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은데 들어봐라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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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범준혁군. ⓒ 김영대


그는 길거리에 서슴없이 기타를 들고 나와 자기 음악을 하는 외국 문화를 보고 부러웠다고 한다. "광주에는 이런 공간이 있는가?" 그는 일상의 즐거움으로 시작한 노래를 표현하고 싶은 생각에, 광주에 몇 안되는 곡스나 네버마인드 같은 클럽카페에 공연을 요청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준혁군은 광주에 프리마켓이라는 열린 공간이 생겨난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이야기 한다.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 사무국 김형희씨는 "대단한 것은 일상에서 나온다"고 이야기 한다.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이 대단하다. 그러나 그 예술가도 우리와 똑같이 밥 먹고 화장실 간다. 이러한데, 우리는 그 예술을 대단한 것으로 포장하여 접근하기 두렵게 만든다." 창작활동을 하는 누구든 자신의 작품이 보는 이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광주대학교에서 문화감상을 강의하는 박주하 교수는 "일상적인 것이 대단하다는 것은 일상적인 것에 의미가 많다는 얘기다"라고 말한다. 이는 일상과 예술이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상과 예술이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이야기'로 만나야 된다는 박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결국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곳은 어디냐. 삶에서, 실천에서, 어떻게? 의미를 가지고. 의미가 어떻게? 이야기 꺼리가 많으면 된다." 그러면서 우리 삶에서 예술은 어떤 것인가를 이야기 한다. "예술은 삶 속에서 나와야지 삶하고 무관한 예술은 얼마짜리인가로 예술의 가치가 평가되는 자본주의 예술일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얼마나 의미를 담고 있고 우리에게 감동을 주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인가가 예술의 가치가 된다."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에서 음악 공연을 하는 명준혁 군이나, 프리마켓 일상 작가들이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일상의 이야기다. 명준혁 군이 이야기한 것처럼 표현 수단은 다르겠지만,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일상의 의미를 담아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들 중 많은 이들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낸다면, 그것이 예술이 된다.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에서 펼쳐지는 일상과 예술의 만남. 일상 작가들에 의해 표출되는 일상의 의미들이 시민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그러나 예술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경외감이 이를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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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골예술시장 프리마켓에서 시민창작 워크샵을 개최한다. '색종이 세상 가을'을 아이들과 함께 색종이로 표현했다. 그리고 활동가 송현주씨는 '건조시키기 좋은 계절 가을'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 김영대


#무등골 #프리마켓 #명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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