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정동영 "이명박은 유령인가?"

방송연설서 맹비난 "검찰이 상식 탄핵... 해도해도 너무해"

등록 2007.12.05 19:25수정 2007.12.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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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해도해도 너무 했다. 법보다 무서운 것이 상식인데 상식이 깨졌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사진은 지난 11월 30일 YWCA에서 열린 KBS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사진은 지난 11월 30일 YWCA에서 열린 KBS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 유성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사진은 지난 11월 30일 YWCA에서 열린 KBS 여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 유성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5일 검찰의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상식을 탄핵한 수사"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연설에서 "(검찰이) 상식을 파괴했기 때문에 아무리 검찰이 면죄부를 주고 진실을 은폐해도 국민은 검찰 발표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BBK 스캔들에서 한 시대의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문제로 비화됐다"고 강조했다. "대선 전선이 거짓이냐, 정직이냐의 대결로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이어 "(검찰 수사결과) 발표대로라면 이명박 후보는 유령이다, 이 사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 후보가 왜 2000년, 2001년 태평로 BBK 사무실에 매일같이 출근했는지, 회장 명함은 왜 뿌리고 다녔는지, BBK 신종 금융사업을 시작했다고 왜 자랑스레 인터뷰 했는지, 주변 사람에게 왜 투자권유를 했는지에 대한 의혹해소는 단 한 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씨 회사의 식객이었고, 월급 안 받고 이름 빌려주며 출근하는 바지 회장이라고 발표한 셈이다."

 

검찰, 힘없는 서민이라면 면죄부 줄 수 있었겠나?

 

정 후보는 특히 "이제 이 후보의 거짓말은 특검으로 가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가 '이명박 특검'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이명박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 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의 문제점까지 포함한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 후보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 박종철 사건이 생각난다, 고문치사 해놓고 '탁 치니까 억하고 쓰러졌다'고 경찰이 발표했지만 거짓말 아니었느냐"며 "이 대명천지에 참여정부의 검찰이 BBK 사건과 관련해 (이 후보가) '무관하다, 혐의없다, 결백하다'(고 했는데)… 이 무슨 짓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검찰 발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를 가려주는 우리 사회의 (검찰이라는) 제도에 대한 신뢰에 상처가 났다는 점"이라며 "힘없고 돈없는 서민이라면 검찰이 이렇게 면죄부를 줄 수 있었겠느냐"고 성토했다. 또 "(검찰이) 무능해서 진실을 못 밝혔다고 한다면 계속 밝혀내겠다고라도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a  5일 오전 검찰이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 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운동원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이 앞에서 검찰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5일 오전 검찰이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 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운동원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이 앞에서 검찰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5일 오전 검찰이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 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운동원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이 앞에서 검찰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우성

 

'검찰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김경준씨의 자필 메모도 거론했다. 정 후보는 "김경준씨의 메모에 진실이 담겨 있고, 국민들도 그렇게 믿는다"며 "만일 메모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오늘 발표는 전면 무효"라고 선언했다.

 

"오늘 발표를 보면 김씨 메모대로 검찰은 이 후보를 무서워하는 것 같다. 검찰은 이 후보보다 국민이 훨씬 무섭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정 후보는 "이번 발표는 힘있는 사람, 재벌, 한나라당, 일부 언론, 일부 검찰간에 커넥션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왔다"면서 "이 후보는 불량 신용등급으로 건강한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씨는 지금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환하게 웃고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 환호작약하기 이르다. 우리는 다시 역사의 실험대에 서게 됐다."
 
정 후보는 "이제 결국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결단해서 미래로 갈 것인가를 국민이 나서서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007.12.05 19:25ⓒ 2007 OhmyNews
#정동영 #BBK 사건 #검찰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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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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