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거창군수, 내년 총선 출마 위해 중도사퇴

하영제 군수, 강석진 군수 7일 퇴임 ... 시민사회단체 "행정공백 우려 비난"

등록 2007.12.07 10:50수정 2007.12.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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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영제(왼쪽) 남해군수와 강석진 거창군수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7일 사퇴했다.

하영제(왼쪽) 남해군수와 강석진 거창군수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7일 사퇴했다. ⓒ 자료사진


‘책임 행정’을 펼치겠다며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당선된 단체장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영제(53) 남해군수와 강석진(48) 거창군수가 7일 사퇴했다. 하 군수와 강 군수는 모두 2선이며, 한나라당 소속이다.

하 군수는 6일 사퇴서를 군의회에 제출하고 7일 오전 퇴임식을 가졌다. 강 군수는 7일 사퇴서를 군의회에 내고 이날 오후 퇴임식을 갖는다.

이들 두 군수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소속인 황철곤 마산시장의 사퇴도 예상되고 있다.

단체장이 관할구역이 겹치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면 총선 12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내년 총선은 4월 9일 실시되기에 사퇴 시한은 오는 11일까지. 새 단체장을 뽑는 선거는 내년 6월 10일 치러진다. 7개월 가량 행정공백뿐만 아니라 보궐선거와 관련되어 엄청난 혈세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거창은 2004년 11월 현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군수로 있다가 중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로 강 군수가 선출되었다. 거창군수가 이번에 또 중도사퇴면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 군수는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의 지역구인 남해·하동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며, 강 군수는 한나라당 이강두 의원의 지역구인 거창·함양·산청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 군수는 현역 의원 등과 함께 한나라당 내에서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의원은 최근 남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영제 군수의 중도 사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단체장 중도 사퇴에 비난 여론 들끓어


단체장이 중도 사퇴하자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단체장의 중도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군청 홈페이지에는 비난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거창YMCA와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지회, 거창농민회, ‘함께하는 거창’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7일 오전 거창군청을 항의방문하고 강 군수의 사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종관 거창YMCA 사무총장은 “거창은 2004년에 이어 또 단체장이 중도에 사퇴한다. 임기 절반도 채우지 않았는데, 중도에 사퇴하면서 행정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단체장을 정당 공천으로 뽑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측면도 있다. 자치단체장의 자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발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단체장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강 군수의 사퇴를 막는 행동에 나서고, 그래도 사퇴할 경우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해서 할 것이다.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를 반대하는 운동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석 <남해시대> 편집국장은 “군민 여론은 매우 비판적이다. 지역의 경우 박희태 의원의 지지 기반이 강해서 그런지 몰라도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하 군수의 사퇴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군정이 오랫동안 공백상태가 되는 것에 엄청난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판단은 개인의 자유이기는 하지만, 가능한 한 주민 대표로서 임기를 채워야 한다. 지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처장은 “단체장이 중도에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거나 임기 중도에 사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래서 법적으로 검토를 해보기도 했는데, 그렇게 할 경우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한다. 법적으로 제재할 수는 없고, 정치적․도덕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제 #강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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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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