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이명박 줄서기 시작됐나

시청앞 특설무대 '축하쇼'로 변질, 케이크 절단식까지

등록 2007.12.20 11:34수정 2007.12.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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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제17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에서 이명박 당선자에게 케이크 전달식을 하고 편파적인 내용의 보도를 내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개표 10% 미만부터 당선 확정을 기정사실화 해 언론사로서 신중치 못한 자세를 보인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SBS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특설무대를 마련하고 유권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특집 프로그램〈유권자 한마당〉을 선보였으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당선 확정이 된 이후에는 이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하는 무대로 ‘변신’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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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이명박 당선자 축하 케이크로 '단독'으로 '직접' 준비한 "국민성공 시대를 열어주세요"라고 쓰인 케이크 ⓒ SBS

SBS가 이명박 당선자 축하 케이크로 '단독'으로 '직접' 준비한 "국민성공 시대를 열어주세요"라고 쓰인 케이크 ⓒ SBS

 

SBS 측이 준비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100인의 소망이 담긴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 판넬과 꽃다발을 이 당선자에게 전달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무대 위에 마련된 북을 3번에 걸쳐 힘차게 치며 당선을 자축하기도 했다. 이후 이 자리에서 이명박 지지자들이 준비한 케이크가 이명박 후보에게 전달됐다.
 
SBS의 축하무대에 앞서 KBS와 MBC는 한나라당사 앞에서 간단한 이 당선자의 소감을 전하는데 그쳤다.
 
SBS는 ‘당선 확정’ 공고를 오후 8시 5분에 발표했다. SBS가 자체 개발한 실시간 당선 확률 시스템을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 확률이 99%임을 알렸다. 이에 SBS는 “오늘 저녁 8시 5분을 기해 이명박 후보가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음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SBS의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는 오후 8시 5분 당선확정발표 이전부터 시작됐다.
 
SBS는 당선이 확정이 됐을 무렵에 나올법한 이 당선자가 걸어온 길과 같은 영상물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지 불과 43분만인 오후 6시 43분에 이미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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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김종국씨는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당선자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 SBS

코미디언 김종국씨는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당선자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 SBS

 
 

이후에 SBS는 고향인 경북 포항 덕성마을에 있는 코미디언 김종국 씨를 연결해 잔칫집 분위기를 전하는 한편, 이 후보의 당선까지 순탄치 못했던 과정을 되짚고, 당선에 기여한 참모들에 대한 칭찬과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전국개표가 0.0%이뤄진 오후 7시에 김소원 아나운서과 김우식 기자는 “오늘(12월 19일)이 공교롭게도 이명박 후보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고 오늘의 의미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명박 당선자 위주 보도를 시작했다.
 
이후 이명박 당선자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의혹’ 특검조사에 대해 주영진 기자는 헌법 84조(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를 소개하며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을 보장하는 그런 헌법정신을 담은 조항이 될 텐데요 이 조항에 비춰서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기소가 된 다음에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이 정신에 비춰서 마찬가지로 재판도 임기 동안에는 정지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합니다”라고 소개해 특검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이어 그는 “그러나 대통합신당의 법률전문가들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헌법에 명시적으로 재판이 중단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당선자 신분으로 기소가 됐다면 재판절차도 그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며 “따라서 이 문제를 놓고서 논란이 계속 되면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그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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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전국개표가 시작됐을 때부터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향후 BBK 특검에 관한 분석을 내놓았다. ⓒ SBS

SBS는 전국개표가 시작됐을 때부터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향후 BBK 특검에 관한 분석을 내놓았다. ⓒ SBS

또한 주영진 기자는 “이명박 후보는 만약에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더라면 과반 득표를 좀 더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이 당선자의 생각도 예측하기도 했다.
 
51.3%의 과반득표율 예측 보도한 SBS 출구조사를 상기시키며 주영진 기자는 “이러한 BBK 변수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과반의 지지로 당선시켜준 당선자에 대해서 과연 특별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것이 옳겠느냐. 또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정치적 판단을 청와대와 범여권이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을 수 있다”며 “자신 때문에 물의 일으켜 죄송하다는 김경준 씨의 어제 공개된 김경준의 메모가 공개됐고, 검찰이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는 메모유출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한다고 밝힌 만큼 수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돼 이번 주에 내용이 공개된다면 특검법이 국회 통과대로 다음 달부터 시작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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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KT 와이브로 시스템으로 중계해 잡은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의 모습.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 SBS

SBS가 KT 와이브로 시스템으로 중계해 잡은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의 모습.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 SBS

 

SBS는 이명박 당선자가 머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을 비추며 KT 와이브로 생중계를 했다. SBS는 “지금 화면에 나타나는 박형준 대변인을 이 후보가 상당히 고마워 할 겁니다. BBK정국에서 대통합신당의 공세를 온 몸으로 막은 대변인 중의 한 명인데요. 방금 여기에 있었던 나경원 대변인 역시 특유의 여성적 감수성과 감각으로 대통합신당의 BBK 공세를 막아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SBS가 “첨단 IT기술을 동원해 준비했다”며 소개한 와이브로 생중계시스템은 화질이 무척이나 떨어지고 떨림이 심해 보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히려 KBS나 MBC가 중계차를 동원해 이 당선자를 뒤쫓으며 보여준 화면이 깔끔해 ‘와이브로’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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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정치갤러리 ⓒ 디시인사이드 화면캡처

디시인사이드 정치갤러리 ⓒ 디시인사이드 화면캡처

 

한편, SBS의 개표방송이 나가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같은 SBS의 보도행태를 비난하는 여론으로 들끓었다.

 

디시인사이드 정치갤러리에는 “SBS의 ‘명박어천가’가 시작됐다” “당선축하행사는 SBS가 독점했네” “SBS, 이젠 방송 재허가 걱정은 5년간 안 해도 될 듯” “SBS 줄 제대로 섰다” “SBS 보고 있으면 기분좋음? 아무리 명빠라도 저정도까지 심하냐?”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 PD저널 >(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SBS #이명박 #줄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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