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이명박 특검 말자" - <중앙> "당선자의 첫 약속"

등록 2007.12.21 12:04수정 2007.12.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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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언론의 세 축 가운데 두 축인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정반대 주장을 폈다.

 

동아는 21일자 사설 '이명박 특검, 동력 잃었다'에서 "26일 국무회의 의결 전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신당이 결자해지의 대승적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모양새가 가장 좋다"고 대통합민주신당에 권유했다.

 

이어 "신당이 그럴 만한 정치력이 없다면, 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통해 국회 재의를 요구하는 것이 원만한 정권교체에 협조하는 길이다"라고 썼다. 동아가 이런 주장을 편 가장 큰 근거는, 특검의 대상인 이명박 후보의 대선 압승이다.

 

"이명박 압승으로 BBK문제에 대한 국민적 판단은 끝났다"

 

"이명박 특검법은 애당초 신당이 대선의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 정략적인 반전용 카드"였는데, "이 후보가 정동영 후보를 역대 대선 최대 표차로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민의 포괄적 판단이 이번 대선 결과에 포함됐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당은 검찰이 김경준씨를 회유하고 수사를 조작했다는 '김경준 메모'를 특검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당사자인 김씨가 최근 '회유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밝혔고, 신당은 검찰 수사 결과를 부정할 만한 다른 객관적인 자료를 내놓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당은 이 당선자를 흠집 내고 총선용 재료로 특검을 계속 활용할 생각인지 모르지만, 이미 정치적 효용 가치는 바닥을 드러냈다"며 "계속 특검에 연연하는 것은 자신들을 더 추하게 만들고 총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더 추해지기 전에 이명박 특검법을 접고, 정권교체에 협조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짜에 나온 중앙의 사설 '특검 피하려는 한나라당 문제 있다'는 동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와 박희태 상임고문 등이 노 대통령에게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에 대해 "선거 직전에 후보가 특검을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표를 많이 받았으니 그만두게 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라며 "이는 사리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이명박 당선자가 국민에게 지켜야 할 첫 약속"

 

중앙은 "이명박 당선자가 48.6%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 특검을 둘러싼 상황이 바뀌었나"라고 물었다. "특검은 선거 전에 이 후보가 수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고, 당은 표결에 불참하는 소극적인 반대로 상황을 받아들였으므로, 특검은 당선자가 국민에게 지켜야 할 첫 약속"이라는 것이다.

 

이어 "선거는 선거고 법은 법"이라며 "48.6%를 얻었다고 국회 의결을 무시할 수 있는가. 만약 38.6%를 얻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10%에 법과 원칙이 흔들려서야 되겠는가"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그대로 동아에게 가할 수 있는 비판이다.

 

사설은 "선거 후 60여 일은 새 정권이 청사진을 마련하는 데 긴요한 시간이고.  이 기간이 특검에 휘말리면 계획이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며 "그렇다고 특검을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 맞는 말인가. 당선자는 의혹의 보따리를 머리 위에 이고 당선됐는데, 대통령이 이런 상태로 취임식장에 오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에서 무혐의 나오면 당선자는 당당하게 새 시대 열 수 있을 것"

 

그러면서 "그의 말대로 진실이 그의 편이라면 특검이 그 보따리를 내려놓아 줄 수 있다. 그러면 당선자는 홀가분하고 당당하게 새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썼다.

 

또 "청와대가 (특검법안의) 이런 위헌 소지의 조항 때문에 거부권을 스스로 행사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한나라당이 청와대에 특검을 거부하라고, 더구나 표를 많이 받았으니 거부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는 또 하나의 횡포로 비쳐질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왔다는 평가를 들어온  두 신문이지만, 당선자를 '다루는' 솜씨에는 수준차이가 난다.

 

상황이 바뀌어도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보수의 기본정신이다. 입장이 바뀌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 사설만 놓고 보면 중앙이 옳다.

2007.12.21 12:04 ⓒ 2007 OhmyNews
#동아일보 #중앙일보 #이명박 특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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