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용돈, 이렇게 주는 것도 재밌습니다"

아이들의 성격이 모두 다르듯 용돈 주는 시스템도 달라야

등록 2007.12.23 17:58수정 2007.12.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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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활 중에서 돈이 차지하는 부분은 지대하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최고라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하기 힘든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만큼 돈이 중요하다. 그래서 자녀들에게도 돈에 대한 교육은 정말 중요할 것이다. 돈을 어떤 가치에 둘 것인가와 어떻게 쓸 것인가를 아는 것은 현대 시대에서 제대로 살아가는 커다란 척도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 본다. 이에 우리 집은 이런 방법을 써본다.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을 거리가 될는지는 모르지만, 소개하면 이렇다.

 

a 아들아이 아들아이는 누나보다 성격이 소심하고 수동적인 아이라 알아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게 약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아들아이에겐 자율성을 길러 주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생각되어 '잔돈 통'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자기가 용돈이 필요해도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지금의 시스템으로 우리 부부랑 아들아이 모두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아들아이 아들아이는 누나보다 성격이 소심하고 수동적인 아이라 알아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게 약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아들아이에겐 자율성을 길러 주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생각되어 '잔돈 통'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자기가 용돈이 필요해도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지금의 시스템으로 우리 부부랑 아들아이 모두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인다. ⓒ 송상호

▲ 아들아이 아들아이는 누나보다 성격이 소심하고 수동적인 아이라 알아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게 약한 편이다. 그러다보니 아들아이에겐 자율성을 길러 주는 게 제일 급선무라고 생각되어 '잔돈 통'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자기가 용돈이 필요해도 잘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지금의 시스템으로 우리 부부랑 아들아이 모두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인다. ⓒ 송상호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둥이 아들에게는 ‘잔돈 통’시스템을 쓴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 써보다가 지금은 ‘잔돈 통’ 시스템으로 하니 서로 만족하고 있다.

 

우리 집에 둥그런 장독 모양의 간장 사발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오목한 사발이 있다. 그 사발에다가 아내와 내가 잔돈을 넣어둔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꼭 호주머니에 잔돈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잔돈을 아무데나 두지 않고 꼭 그 사발 안에 넣어둔다. 그러면 아들 녀석이 며칠 얼마씩 모아서 자기 용돈으로 쓰는 시스템이다.

 

그렇게 시작한 것은 지인의 아이가 용돈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부터였다. 용돈을 모자라게 주는 것도 아니라고 그 부모는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그랬다는 걸 보면서 느낀 바가 있었던 것. 딱딱 맞춰서 용돈을 주면 아이들은 항상 모자란다고 느낀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가 생각한 끝에 고안한 재미있는 방법이 바로 이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아들 녀석은 항상 그 사발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듯 보였다. 언제나 동일하지 않는 잔돈이 들어 있으니 그럴 수밖에. 그리고 잔돈이니 한 번 만에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분량의 잔돈이 들어 있지 않기가 일쑤이니 며칠 더 기다려서 모으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용돈에 대한 불만을 가지기보다는 늘 기대감에 있는 것이다.

 

잔돈을 모두 꺼내어서 얼마가 들어 있는지 나름대로 계산도 하는 걸 보면서 우리 부부는 웃을 수밖에. 용돈을 딱딱 맞춰 주어야 하는 부모의 스트레스도 없고, 용돈을 꼭 정해진 분량만 받아야 한다는 아이의 지루함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이 늘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주는 사람도 신나고 받는 사람도 신나는 시스템이 아닌가 싶다.

 

때로는 아들 녀석이 자신이 원하는 돈이 모자라니까 우리와 협상까지 해오는 게 아닌가.(관련기사 - 막내둥이의 탁월한(?) 협상). 그런 시스템 덕분에 아들은 대단한 발전을 한 것이다. 전에는 성격이 소심해서 돈이 필요해도 달라고도 차마 말도 못하던 아이가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가 아들 녀석에게 단서를 붙인 게 있다.

 

“그 용돈을 네 맘대로 사용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 돈은 네 거니까. 하지만 우리가 어디에 썼는지 물어보면 솔직하게 말해다오. 어디에 썼든 뭐라고 하지는 않을 거니까 솔직하게만 말해줘. 알겠지?”

 

이렇게 말한 우리 부부에게 아직까지 아들 녀석은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다. 그 돈으로 장난감을 사든지 과자를 사먹든지 그것은 하등에 우리가 뭐랄 게 못 되었기에 아들 녀석도 가끔 우리의 질문에 솔직히 대답해오는 거 같았다.

 

언제까지 이 시스템으로 막내아들과 타협해 나갈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서로 재미있고 괜찮은 이 시스템으로 갈 거 같다. 이러다가 나이가 조금씩 들면 다른 방법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게다.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볼 일이다.

 

a 딸아이 딸아이는 성격이 올 곧고 거짓말을 제일 싫어하며, 앞뒤가 분명한 아이다. 그래서 딸아이가 청구하는 용돈이랑 책 들은 거의 다 주는 편이다. 딸아이도 만족하고 우리 부부도 만족하는 시스템이라 하겠다.

딸아이 딸아이는 성격이 올 곧고 거짓말을 제일 싫어하며, 앞뒤가 분명한 아이다. 그래서 딸아이가 청구하는 용돈이랑 책 들은 거의 다 주는 편이다. 딸아이도 만족하고 우리 부부도 만족하는 시스템이라 하겠다. ⓒ 송상호

▲ 딸아이 딸아이는 성격이 올 곧고 거짓말을 제일 싫어하며, 앞뒤가 분명한 아이다. 그래서 딸아이가 청구하는 용돈이랑 책 들은 거의 다 주는 편이다. 딸아이도 만족하고 우리 부부도 만족하는 시스템이라 하겠다. ⓒ 송상호

 

참고로 현재 중학생인 딸아이는 자신이 필요한 때 용돈을 요구하면 거의 다 주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요구하면 거의 다 준다니까 많이 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딸아이가 일단 용돈을 요구할 때 그 항목이 어떤 것인지 들어보고 난 후 주는 형식으로서 딸아이의 성격을 잘 이용한 시스템이다.

 

딸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었다. 스스로 거짓말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성격에다가 아주 검소한 성격이다. 그리고 앞과 뒤가 분명한 성격도 한몫 한다. 그러다보니 딸아이가 요구하는 용돈은 거의 다 챙겨주는 편이다. 이때까지 안 된다고 해 본 적이 별로 없다. 딸아이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가 주는 용돈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딸아이의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이런 시스템을 아들 녀석에게 썼다면 십중팔구 삐걱거렸을 게다. 아이들의 성격이 다른데 용돈 주는 시스템을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아이들마다 각각 다른 용돈 시스템을 시도해볼 것을 추천해본다. 

덧붙이는 글 | ‘더아모(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 집은 경기 안성 금광면 장죽리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홈페이지는 http://cafe.daum.net/duamo 이며, 본인은 이곳의 목사이다

2007.12.23 17:58ⓒ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더아모(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 집은 경기 안성 금광면 장죽리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홈페이지는 http://cafe.daum.net/duamo 이며, 본인은 이곳의 목사이다
#더아모의집 #송상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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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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