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풍경이 따로 없네

눈 내린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관방제림

등록 2007.12.31 09:08수정 2007.12.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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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담양 관방제림. 동화 속 풍경 같다. ⓒ 이돈삼

눈 내린 담양 관방제림. 동화 속 풍경 같다. ⓒ 이돈삼

 

30일 호남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하루 동안 내린 눈이 광주에 20㎝, 담양에 13㎝ 내렸다고 한다. 게다가 앞으로 내릴 눈의 양도 만만치 않다는 예보다. 올 겨울 들어 내린 첫눈인데도 사실상 폭설에 가까웠다. 덕분에 산도, 들도 온통 하얀 옷으로 갈아입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경물도 마치 동화 속 풍경을 연상시킨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인 전라남도 담양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설경이 이국적이다. 이 길은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綠陰)으로 터널을 이루고, 가을엔 붉은 단풍숲으로 변한다. 이 길을 거닐며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부러 찾는 이유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담양군 담양읍에서 금성면에 이르는 총연장 6.5㎞ 구간을 일컫는다. 길 양 옆으로 수령 30여년이 넘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15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남산리 종대 삼거리와 학동교까지의 구간에 이르러 그 절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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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이국적인 풍경이다. ⓒ 이돈삼

눈 내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이국적인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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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눈밭에서 슬비와 예슬이가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뭉치고 있다. ⓒ 이돈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눈밭에서 슬비와 예슬이가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뭉치고 있다. ⓒ 이돈삼

 

이 길을 처음 본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광에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멀리서 보면 장난감 나라의 꼬마열차 같다. 길 가운데서 바라보면 흡사 근위병들이 질서 있게 사열하는 모습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습생 수종인 메타세쿼이아는 길가의 논 배수로에서 양분을 빨아먹으면서 급격하게 자란다고 한다. 담양의 명물이 된 지 오래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담양의 경물이 관방제림(官防堤林)이다. 이곳도 내린 눈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뽐내고 있다. 앙상하기만한 나뭇가지도 흰 솜옷을 입은 듯 온화하다. 언제나 아름다운 곳이지만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관방제림은 담양군 담양읍 남산리에서 대전면 강의리까지 이어지는 장장 6㎞에 이르는 숲길을 일컫는다. 특히 담양읍을 가로지르는 담양천을 따라 이뤄진 이 길에는 300년이 족히 됐음직한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숲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전체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이름이 나 있다.


200년이 넘은 팽나무와 느티나무, 이팝나무, 엄나무, 개서어나무 등 170여 그루가 2㎞에 걸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풍치림 가운데서도 원형이 가장 잘 보전돼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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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 숲길을 따라 난 산책로와 벤치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 이돈삼

관방제림 숲길을 따라 난 산책로와 벤치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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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아름다운 관방제림이지만 하얀 눈이 내린 겨울풍경은 환상적이다. ⓒ 이돈삼

사철 아름다운 관방제림이지만 하얀 눈이 내린 겨울풍경은 환상적이다. ⓒ 이돈삼

 

나무를 따라 걷는 산책로가 잘 다듬어져 있다. 벤치와 파고라 등도 놓여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봄에는 신록이 우거져 산림욕 장소로, 여름엔 주민들의 피서지로, 가을엔 만추를 만끽할 수 있는 단풍길로 인기를 얻고 있다.


눈 덮인 가로수 길과 숲길을 그냥 한 번 걷는 것만으로도 금세 행복해진다. 동행한 큰딸 슬비와 작은딸 예슬이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신나는 표정이다. 드넓은 눈밭에서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마냥 즐거워한다. 마치 동화 속 풍경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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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의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슬비와 예슬이가 수북하게 쌓인 눈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다. ⓒ 이돈삼

관방제림의 설경은 눈이 부실 정도다. 슬비와 예슬이가 수북하게 쌓인 눈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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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을 따라 흐르는 담양천변에도 눈이 수북하게 내렸다. ⓒ 이돈삼

관방제림을 따라 흐르는 담양천변에도 눈이 수북하게 내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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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담양. 눈 내리는 겨울에도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자주 찾는다. ⓒ 이돈삼

사철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담양. 눈 내리는 겨울에도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자주 찾는다. ⓒ 이돈삼
2007.12.31 09:08 ⓒ 2007 OhmyNews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관방제림 #슬비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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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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