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수사관들이 14일 이건희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14일 오전 특검은 김용철 변호사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리의 핵심고리라고 밝힌 8인의 개인공간을 모두 압수수색했다. 통상 기업수사에서 시작하는 '서류더미 박스떼기' 압수수색과 차원이 달랐다.
특검 소속 검사와 특별수사관들이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핵심 관계자들의 집무실과 자택, 별장에서 들고나온 물품은 간단했다. 노트북과 플라스틱 가방, 서류뭉치 등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도 아니었다.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은 4시간, 8곳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이 투여됐던 전용배 삼성전자 상무의 자택 압수수색도 6시간 30분이 전부였다.
삼성비자금 의혹 특검팀 소속 윤정석 특검보는 "14일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됐던 특검의 압수수색은 오후 3시 전용배 삼성전자 상무의 자택을 끝으로 모두 종료됐다"며 "서울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 승지원을 비롯 이학수 부회장의 서울 도곡동 주거지 등 자택과 별장 등 현장에 나갔던 수사진들이 모두 복귀했다"고 밝혔다.
압수품목에 대해 윤 특검보는 "특별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며 "서류나 컴퓨터 파일이 담긴 CD 등이 압수됐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검찰의 일반적인 기업수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박스'로 서류를 압수하는 진풍경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이태원동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특검의 압수수색 상황을 지켜보던 현장기자들은 이날 정오를 기해 특검 소속 검사와 특별수사관 6명이 ▲노트북 가방 2개 ▲검은색 플라스틱 가방 1개(일상용품에 해당) ▲서류뭉치 4개 등을 들고 나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선 오전 11시 35분경에는 특검 소속 검사와 특별수사관으로 보이는 7~8명의 남자들이 빈손으로 승지원을 나섰으며, 10분 뒤에는 2명의 수사팀 관계자가 탄 회색 승합차가 한남동을 빠져나갔다고 전달했다.
사실상 검찰 특본이 삼성증권 압수수색을 통해 영화 3000편 분량의 물량을 압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의 압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특검이 사상 최초로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치긴 했지만, 사실상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