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담양군 창평면, 장흥군 유치면, 신안군 증도면과 함께 ‘슬로시티(Citta Slow)’로 지정된 청산도(전남 완도군 소재). 올 1월 초 그 청산도 바다 풍경이다.
안개로 인해 뿌연 바다엔 꽤 센 바람이 불었다. 사람들과 자동차, 짐을 실은 커다란 배가 들어오고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한 무더기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이내 조용하다.
조그만 배가 다가오더니 커다란 배 옆으로 붙는다. 다른 고깃배와 달리 조그만 기중기 같은 게 달려 있다. 무슨 일을 하는지 괜히 궁금해졌다.
잠시 뒤 커다란 배에 줄을 연결해 묶고는 아내로 보이는 분이 그 배에 올라탄다. 아저씨는 아내를 기다린다. 곧이어 아내가 들고 온 커다란 짐을 받아 배에 싣고는 부부는 다시 안개 짙은 바다로 나간다.
덧붙이는 글 | ‘슬로시티 운동’은 지난 1999년 10월 15일 이탈리아 네 개 도시인 오르비에토에, 그레베 인 키안티, 브라, 포시타노 시장이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그 뒤 영국, 스페인, 독일을 포함한 10개국 93개 도시가 슬로시티 국제연맹에 가입됐으며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선 하나도 없었다.
슬로시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인구 5만 명 이하, 전통수공업·조리법 장려, 문화유산 보전, 자연친화 농법이 요구된다. 또 지역 내에 패스트푸드와 대형 마트, 자동판매기, 대량운송 수단이 있으면 안 된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춰 슬로시티로 지정된 도시는 고유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를 갖는다.